[MBN스타 유지혜 기자] tvN 새 월화드라마 ‘막돼먹은 영애씨’ 시즌14(이하 ‘막영애14’)가 막을 올린 가운데 전보다 다채로운 인물들을 등장시켜 눈길을 끌고 있다.
지난 10일 오후 방송된 ‘막영애14’ 첫 회에서는 중국에서 사업을 벌이려다 사기를 당해 급기야 사장 자리를 잃게 된 이승준(이승준 분)과 낙원상사에서 불안한 마음으로 그를 기다리는 이영애(김현숙 분)를 비롯한 직원들의 모습이 그려졌다.
이날 이승준은 덜컥 중국 공장과 계약을 맺었다 돈을 전부 다 날리고 사기범을 잡기 위해 고군분투했다. 그 사이 이승준의 아버지인 ‘큰 사장님’은 점점 기울어져가는 낙원상사를 일으켜보고자 새로운 사장인 조덕제(조덕제 분)를 데려왔다.
↑ 사진=막돼먹은 영애씨14 방송 캡처 |
이영애는 ‘썸’을 타며 조금씩 믿음직한 모습을 보였던 이승준이 갑자기 사라지자 그를 찾아 헤맸고, 그런 와중 불안감을 떨치지 못하는 사내 직원들을 다독이느라 애썼다. 마침내 찾아낸 이승준을 회사로 데려왔지만 이미 조덕제가 새 사장을 취임한 후였다.
‘막영애14’는 첫 회부터 2개월을 넘나드는 스토리 전개와 조덕제, 박두식(박두식 분), 조현영(조현영 분) 등 새로운 캐릭터들의 대거 등장으로 몰입감을 높이면서도 더욱 풍성한 이야깃거리를 기대케 만들기 충분했다. 무엇보다 첫 회에서는 신입부터 워킹맘, 결혼을 앞둔 새신랑과 사장까지 각계각층의 ‘사회생활’을 조금씩 풀어내 눈길을 끌었다.
일단 첫 등장을 한 박두식과 조현영은 신입 사원들의 기싸움과 직장에서 살아남기 위해 애쓰는 모습을 실감나게 그려냈다. 조현영과 박두식이 신입 환영회 때 서로 신경전을 벌이고 노래방에서 장기자랑을 펼칠 때 자신이 좀 더 인상에 잘 남고자 서로를 밀치는 장면은 이제 막 회사에 들어가 적응하기 위해, 살아남기 위해 최선을 다하는 신입 사원들에게 공감을 이끌어낼 만한 장면이었다. 박두식이 위태로운 회사 사정에 계속 입사 지원서를 돌리는 것도 취업난인 요즘 20대들에게는 흔한 풍경이었다.
전 시즌과 달리 결혼이라는 인생의 거사를 앞둔 정지순(정지순 분)은 결혼자금을 마련하기 위해 최선을 다했다. 그의 ‘진상 근성’은 청첩장을 돌리는 과정에서 눈살을 찌푸리게 했지만 회사가 망할 것이란 소문 때문에 결혼식 하객을 걱정하고 당장 전세 자금이 없어 쩔쩔매지만 ‘스드메’(스튜지어, 드레스, 메이크업의 줄임말. ‘결혼준비’를 일컫는 신종어) 예약 취소 시 발생하는 위약금 때문에 결혼을 미루지도 못하는 정지순의 상황은 결혼을 앞두고 각종 비용 걱정에 잠을 못 이루는 직장인 예비 신랑, 신부와 다를 바 없었다.
↑ 사진제공=CJ E&M |
워킹맘 라미란(라미란 분)의 상황도 역시 비슷했다. 그동안 ‘막영애’에서 워킹맘을 대표했던 라미란은 아이들의 학원비나 공과금을 내야 하는 상항에서 회사가 어려워지자 급기야 ‘야매일’까지 하려 들었다. 그동안 직장을 전전하다 차라리 공인중개사 자격증을 취득하겠다고 마음먹고 독하게 공부하는 김혁규(고세원 분)의 모습도 취업 대신 자격증 공부를 선택한 취준생들의 현실을 잘 반영했다.
사장이라고 고민이 없는 것은 아니었다. 이승준은 아버지의 명령만 실행할 줄 아는 ‘바지사장’에서 중국 진출의 꿈을 안고 사업을 확장하는 능동적인 ‘사장님’으로 바뀌었다. 하지만 그의 노력에도 한 순간의 사기로 모든 것이 물거품으로 돌아갔다. 확장과 안주, 그 사이에서 갈팡질팡하는 이승준의 모습 또한 고위직이라고 직장생활의 고민과 스트레스를 피할 수 없음을 드러냈다.
‘막영애’ 시리즈는 그동안 회사를 배경으로 다양한 이야기를 펼쳤지만 이번 시즌은 첫 회부터 신입부터 백수, 워킹맘, 새신랑, 거기에 사장까지 ‘직장’ 내의 모든 계층들의 고민을 조금씩 녹여내며 직장인들의 애환을 더욱 깊게 다뤄보겠다는 각오를 보였다. 프로그램의 한상재 PD 또한 “이번 시즌에는 청년실업, 창업, 권고사직 등 다양한 소재들이 등장한다”며 “‘갑을’로 보여지는 사회 구조 속 ‘병정’의 이야기를 담아낼 것”이라고 예고하기도 했다.
더욱 다양한 캐릭터들이 이끌어내는 각층의 애환이 ‘오피스맨’ ‘오피스우먼’인 시청자들의 공감을 한층 더 이끌어낼 ‘막영애14’에 시청자들의 기대가 모아지고 있다. 과연 ‘막영애14’가 이 기대감을 만족시키며 최장수 시즌제 드라마로서 위엄을 지켜낼 수 있을지 그 귀추가 주목된다.
유지혜 기자 yjh0304@mkculture.com/페이스북 https://www.facebook.com/mbnstar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