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N스타 유지혜 기자] MBC 월화드라마 ‘화정’에서 김민서가 제대로 된 악녀로 거듭나 극의 재미를 높이고 있다.
지난 3일과 4일 방송된 ‘화정’에서는 조여정(김민서 분)이 이원익(김창완 분), 홍주원(서강준 분), 강인우(한주완 분)의 강력한 방어에 결국 정명(이연희 분)을 헤치지 못하고 도리어 첩지까지 미뤄지게 되는 모습이 그려졌다.
조여정은 앞서 김자점(조민기 분)과 함께 능양군(김재원 분)을 도와 반정에 성공한 뒤 능양군의 총애를 받는 승은 나인이 됐다. 그는 올곧은 성품으로 사사건건 능양군과 대치하는 정명을 미워했고 정명에 전면으로 대들었다가 회초리 세례까지 받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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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화정 방송 캡처 |
이 때문에 분노를 품은 조여정은 정명이 위기에 빠졌으면 좋겠다는 능양군의 말을 듣고 정명의 처소에서 저주인형이 나오도록 일을 꾸몄다. 이 때문에 옥주(황영희 분)와 은설(현승민 분)이 옥에 갇혀 고문을 받아야 했다. 정명을 위기로 몰아넣는 것에 성공한 것.
하지만 능양군을 견제하기 위해 영의정의 자리를 수락한 이원익과 정명의 정인인 홍주원, 정명에 한 때 연정을 품었던 강인우의 합작품으로 조여정이 꾸민 저주 인형 사건은 수포로 돌아갔다. 정명의 무고함이 밝혀질 뿐 아니라 도리어 조여정이 첩지마저도 받지 못하게 되는 상황이 벌어져 조여정의 분노는 극에 달했다.
조여정은 드라마에서 정명에 정면으로 대치하며 온갖 악행을 일삼는 ‘악녀’의 표본이다. 옥주와 은설이 고문을 받을 때에는 “이런 좋은 구경을 놓쳐서는 안 된다”고 부리나케 고문장으로 달려가는가 하면, 홍주원과 정명이 서로를 위하는 것을 보며 “저런 모습 때문에 더 괴롭히고 싶어진다”는 비뚤어진 욕망을 보이는 등 악독한 면을 제대로 보여주고 있다.
이런 조여정의 악행은 드라마의 긴장감을 조성하는 요인 중 하나다. 그런 조여정을 연기하는 김민서는 능양군 앞에서는 조신하고 사랑스러운 여자로, 정명 앞에서는 표독스러움을 숨기지 않는 악녀로 능수능란하게 변신해 극의 재미를 높이는 일등공신이 됐다.
특히 김민서는 목소리를 높이지 않으면서 눈빛과 단호한 말투로 상대를 제압하는 카리스마를 보여 더욱 조여정이라는 캐릭터의 악독한 면을 부각시키고 있다. 그가 자신보다 한참 연배가 높은 정명 측 상궁에게 “법도를 모른다”며 자신의 위치를 다시 한 번 강조하는 장면이나 저주인형을 정명 눈 앞에 들이밀며 “이제는 내 차례”라고 경고를 하는 장면은 단연 압권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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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화정 방송 캡처 |
김민서의 존재감은 MBC 드라마 ‘왔다! 장보리’의 연민정을 연상케 한다. 연민정을 연기한 배우 이유리 또한 반복되는 악행에도 시청자가 지루할 틈을 주지 않고 몰입감을 높이는 활약을 보인 바 있다. 악역이 돋보이면 드라마의 긴장감이 높아지고 재미가 살아나는데, ‘왔다! 장보리’ 속 연민정 만큼 ‘화정’의 김민서 또한 이런 극적 긴장감을 끌고 가는 요인으로 제대로 활약하고 있다는 것이다.
광해를 연기했던 차승원이 퇴장을 하면서 ‘화정’은 우려 속에서 2막을 맞이했지만 김재원, 조민기 등 악역들의 활약으로 정명 측과 능양군 측의 팽팽한 권력 싸움이 극적 재미를 높이고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그 팽팽한 긴장감의 일등공신은 단연 김재원, 조민기, 김민서 ‘능양군 3인방’이며, 그중에서도 홍일점이자 정명과 감정적으로 대치를 하는 김민서의 활약이 정치 싸움과는 또 다른 재미를 주고 있다.
능양군과 조여정의 계략이 드러난 후 11일 방송에서는 정명의 반격이 시작되는 한편, 홍주원과 정명의 혼례 준비 장면이 전파를 타면서 이들의 사랑도 결실을 맺을 것으로 예고돼 기대감을 높이고 있다.
유지혜 기자 yjh0304@mkculture.com/페이스북 https://www.facebook.com/mbnstar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