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방송진단] “‘마리텔’에겐 쿡방이 필요해”…오세득 합류의 의미

[MBN스타 유지혜 기자] MBC ‘마이 리틀 텔레비전’(이하 ‘마리텔’)의 생방송이 진행된 가운데 새롭게 합류한 오셰득 셰프의 합류가 눈길을 끈다.

지난 9일 방송된 다음tv팟 ‘마리텔’ 생방송 중계에서는 방송인 김구라, 종이접기 연구가 김영만, 마술사 이은결, 디자이너 황재근, 오세득 셰프가 참여해 1인 방송을 개국하는 모습이 그려졌다.

김구라는 ‘이것이 트루스토리다’를 진행했고, 김영만은 ‘오늘은 어떤 걸 만들어볼까요?’를, 이은결은 ‘픽션 TV’를, 황재근은 ‘디자인 트랜스폼er’를 진행했으며, 새롭게 참여한 오셰득 셰프는 ‘한 그릇 득딱!’이라는 이름으로 방송을 시작했다.

↑ 사진=다음tv팟 생방송 캡처

이날 각 스타들은 시청자 점유율을 높이기 위해 고군분투했다. 이은결은 지난 방송에 이어 다양한 마술사를 초빙해 고품격 마술쇼를 보였고,　김영만의 방송에는 신화 김동완이 깜짝 등장해 뚝딱이와 종이접기 수업을 함께 진행해 시청자들을 즐겁게 했다.

특히 시청자들의 눈길을 끈 것은 오셰득 셰프의 합류다. 오셰득 셰프는 이날 로브스터와 성게를 이용한 리조또, 육포 칼국수 등을 선보여 눈과 입이 즐거운 방송을 만들었다. 그는 각종 요리 프로그램에서 이미 입담을 자랑하며 일정 팬덤을 가지고 있는 유명 셰프 중 한 명이기에 등장과 동시에 시청자들의 환영을 받았다.

하지만 오세득은 “여러분이 좋아하시던 백종원 대표님이 이 자리에 있었는데 어깨가 무겁고 부담이 크다. 그 분의 아성에 반의 반에 반도 못 따라 간다”고 말하며 부담감을 나타냈다. 그러면서도 그는 “제 나름대로 쉽게 따라할 수 있는 요리를 알려드리겠다. 드시고 싶은 요리, 만들고 싶은 요리를 준비해봤다. 있는 재료로 성심성의껏 만들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그는 요리를 하며 채팅창의 시청자들과 활발한 소통을 이어갔다. “노잼이면 나간다” “핵노잼” 등 당황할 수 있는 댓글을 보고도 침착하게 “누구냐”고 반문하며 집요하게 캐묻는 등 유연한 방송 태도를 보였다. 기존의 ‘기미작가’ 대신 뉴페이스 미르내 작가를 초빙해 시식을 하며 다양한 재미를 주기 위해 노력했다.

‘마리텔’은 오세득 셰프를 통해 백종원의 재합류가 아직은 시간이 필요함을 시사 하는 동시에 쿡방 콘텐츠를 이어가겠다는 의지를 드러냈다. 백종원이 아버지의 불미스러운 일로 심적 부담을 느껴 하차한 게 지난 달 26일이다. 2주에 한 번씩 생방송을 진행하는 ‘마리텔’ 특성상 시청자들은 백종원이 한 회차를 쉬고 9일 방송에 합류할 것이라 기대했지만 그 대신 오세득이 합류하게 된 것.

↑ 사진=다음tv팟 생방송 캡처

백종원의 합류가 불투명한 시점에서 또 다른 셰프를 섭외해 쿡방을 이어간 ‘마리텔’의 행보는 ‘백주부’만큼이나 ‘쿡방’ 자체를 중요하게 여기고 있다는 것을 입증한다. 사실 스타들이 어떤 주제로 시청자와 호흡할 수 있는 것은 ‘강의’라는 포맷이 가장 효과적이며, 이 ‘강의’를 할 수 있는 몇 안 되는 아이템 중 하나가 ‘요리’라는 점을 반추하면 쉽게 나올 수 있는 결과다.

동시에 ‘마리텔’의 ‘쿡방’에 대한 집념은 새로운 아이템 발굴에 대한 어려움을 시사 하는 일이기도 하다. 팬덤이 강력한 아이돌이라도 콘텐츠가 명확하지 않으면 ‘마리텔’에서 좋은 성적을 거두기 쉽지 않다. 그만큼 얼마나 잘 짜인 콘텐츠인지가 성패를 가르는 게 바로 ‘마리텔’이다. 하지만 일관성 있는 흐름을 지닐 만한 콘텐츠가 사실 많지 않은 게 현실이다. 마술, 종이접기 등 이미 나올 만한 콘텐츠들이 다 나온 상황에서 새로운 게스트 섭외를 해야 하는 ‘마리텔’ 제작진에게 ‘쿡방’만큼 섭외하기 손쉽고도 질 좋은 콘텐츠가 나올 만한 장르는 없다.

오세득 셰프의 출연은 ‘마리텔’과 ‘쿡방’의 끊으려야 끊을 수 없는 관계를 명확하게 보여준 사례가 됐다. 이미 다른 프로그램에서 예능감을 한 차례 증명한 오세득 셰프이기 때문에 ‘마리텔’ 입장에서는 그가 ‘히든카드’임은 확실하다. 이 오세득 셰프가 본방송에서도 시청자들에 좋은 반응을 얻을 수 있을지는 지켜봐야 할 일이다. 오는 15일 오후 11시15분 방송.

유지혜 기자 yjh0304@mkculture.com/페이스북 https://www.facebook.com/mbnstar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