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N스타 이다원 기자] 데뷔부터 따라다닌 ‘신비주의’ 꼬리표는 신인 여배우에겐 큰 부담이었다. 귀신 아니고서야 태어날 때부터 신비로운 사람이 어딨겠는가. 그만큼 행동도 조심스러웠고 말 한마디 어려웠다.
그런 그에게 친근한 옆집 언니로 돌아올 기회가 주어졌다. 배우 임지연에게 SBS 월화드라마 ‘상류사회’ 속 말괄량이 이지이 역은 선물이었다.
“데뷔하면서 제가 단아하고 신비스러운 이미지로 비칠지 전혀 상상도 못했어요. 제 친구들은 ‘상류사회’를 보고 ‘이제야 네 모습을 찾아가는구나’라고 말할 정도니까요. 물론 누구에게나 여러 면이 있지만 전 누구에게나 솔직하게 다가가는 스타일이거든요. 솔직히 신비주의는 많이 부담스러웠죠. ‘상류사회’로 이 신비주의를 잃어서 정말 좋았죠. 하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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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옥영화 기자, 디자인=이주영 |
물론 전작인 영화 ‘인간중독’ ‘간신’ 등에서 보여준 매력은 또 다른 나를 발견한 것 같아 재밌었지만 실제 자신의 성격과 거리가 있었다고.
“남동생과 함께 자라서 남성적인 면모가 좀 있어요. 그래서 이번에 ‘상류사회’ 이지이로 살면서 여성스럽고 사랑스러운 면을 정말 닮고 싶었죠. 또 누구를 만나든 비타민이 되고 에너지를 주는 점도요.”
그가 말한 털털한 성격은 장난스러운 질문에 대한 대답에서도 엿볼 수 있었다. “눈을 떴을 때 18살로 돌아간다면 제일 먼저 뭘 고치고 싶으냐”는 질문에에 “얼굴이요?”라고 되묻는 엉뚱함도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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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옥영화 기자 |
“지금보다 더 부지런해지고 싶어요. 전 일상에서도 배우로서 관리하는 배우들 보면 정말 존경스럽고 부럽거든요. 그리고 그런 관리를 즐기는 것도 대단한 것 같아요. 전 사실 여배우라고 해서 막 꾸미고 다니거나 몸매 관리하는 걸 잘 못하거든요. 사실 그런 게 생활 습관으로 박혀야 하는데 조금 게으른 것 같아요.”
배우란 꿈을 꾸기 시작한 순간부터 그의 시야는 연기와 배우에 한해 있었다. 배우가 되고 싶어 지금의 소속사인 심엔터테인먼트를 직접 찾아가 그 열정을 보고 계약을 따낸 일화는 그의 열정을 엿볼 수 있는 에피소드. 인생의 터닝포인트 역시 꿈을 더욱 구체적인 계획으로 펼 수 있었던 한국예술종합학교 연기과를 들어간 시점을 꼽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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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옥영화 기자 |
“입학했던 순간부터 학교에서 배운 것, 앞으로 연기하면서 자양분이 될 큰 추억들을 아직도 잊을 수가 없어요. 부모가 반대해서 혼자 연기 학원을 다니면서 이뤄낸 입학이었거든요. 자유롭게 연기하고 무대에도 오를 수 있었던 때라 정말 소중한 때였죠. 학교 커리쿨럼 자체가 빡빡하고 무대 경험을 많이 할 수 있어서 그런지, 변요한, 이유영 등 함께 학교 다니던 동문들도 다들 열심히 해서 주목받고 있잖아요? 자극제가 되는 것 같아요.”
동문들 못지않게 충무로 신데렐라에서 안방극장까지 접수한 그 역시 뿌듯할 수 있는 성과였다. 그러나 만족지수를 묻자 선을 그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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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SBS 방송 캡처 |
“배우로선 아직 50점 정도예요. 시작이니 배워야할 것도 많고, 할 것도 많잖아요. 여자로서 점수요? 에이~그건 50점도 안 돼요. 연애를 거의 못 해봤거든요. 손 꼽는 정도? 배우는 연애도 많이 해보고 술도 잘 마셔야 하는데, 전 CC조차 못해본 게 많이 아쉽더라고요. 멜로를 많이 찍다보니 이 공허함이 더 크더라고요. 물론 주위 친구들은 잘생긴 스타들 많으니 기회가 많지 않으냐고 하지만, 오히려 기회도 없고 막상 아무나 만나기가 무섭더라고요. 정말 어려워요.”
말문이 터지니 수다가 그치지 않았다. 신비주의란 올가미에서 막 탈출한 물고기처럼 싱그러운 매력이 팔딱거렸다. 다행히도 이런 날 것의 느낌을 안방극장에 그대로 전할 기회가 생겼다. MBC ‘섹션TV 연예통신’ 안방마님을 꿰찬 것.
“첫 방송 점수는 80점 주고 싶어요. 왜 후하냐고요? 정말 ‘완전’ 못할 줄 알았거든요. 큰 실수 없이 마무리한 것 같고, 진짜 잘 웃었던 것 같아요. 물론 아직 제가 MC로서 시청자에게 믿음직스러운 느낌을 주진 못하지만 편안한 느낌은 준 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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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옥영화 기자 |
새로운 도전을 주저하지 않는 그에게 가장 좋아하는 영어를 물었다. 다소 난감한 표정을 짓던 그가 “고 스트레이트(Go Straight)”라고 대답했다. 이어 “이 질문은 현재 자신의 마음 상태나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설명해주자 그제야 감탄사를 내뱉었다. 임지연의 열정이 엿보이는 대답이기도 했다.
“사실 ‘상류사회’ 속 지이 대사예요. 한동안 그 단어가 좋아서 메신저 프로필 메시지로도 올려놨죠. 이게 현재 내 마음 상태구나~뜻처럼 앞으로 쭉 나아가고 싶은가 봐요. 일을 더 많이 하고 싶다는 욕심인가? 하하.”
이다원 기자 edaone@mkculture.com / 페이스북 https://www.facebook.com/mbnstar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