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N스타 이다원 기자] 위태위태하던 SBS ‘일요일이 좋다-아빠를 부탁해’(이하 ‘아빠를 부탁해’)가 결국 자체최저 시청률을 찍었다. 첫 방송 이후 5~6%대를 유지하던 성적표는 2일 방송분에서 3.8%(이하 닐슨코리아 집계, 전국기준)까지 떨어졌다. 한동안 맑았던 SBS 예능국에 위기가 다시 돌아오는 것일까.
‘아빠를 부탁해’는 SBS의 회심작이었다. 지난 2월 설특집 파일럿 방송 이후 높은 성적과 호평을 동시에 이끌어내며 당시 암울하던 SBS 예능 라인업에 희망으로 떠올랐다.
이경규, 강석우, 조민기, 조재현이 각자 딸과 함께 지내며 부녀 관계를 재조명하는 착한 콘셉트가 시청자에게 주효했고, 무공해 예능의 성공 가능성을 시사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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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SBS 방송 캡처 |
그러나 ‘아빠를 부탁해’는 정규 편성 이후 한 번의 편성 변화를 겪으면서 흔들리기 시작했다. 토요일 심야 시간대에 처음 편성돼 6%대 이상의 시청률을 자랑했던 이 프로그램은 방송 한 달 여 만에 일요일 오후로 옮기자 5%대 중반으로 하락했다.
이후 성적도 신통치 않았다. 경쟁작인 KBS2 ‘해피선데이-슈퍼맨이 돌아왔다’가 오래전부터 터주대감처럼 부동의 1위로 자리잡고 있었고, MBC ‘일밤-복면가왕’이 다크호스로 떠오르면서 점점 더 입지가 좁아졌다.
여기에 반복되는 에피소드 패턴도 문제였다. 애초 아빠와 딸의 어색한 관계 극복에 초점이 맞춰져 많은 이의 공감을 샀다면, 중반 이후 출연진의 여행이나 놀이 등 가볍고 피상적인 내용들만 전파를 타 그 미덕을 잃었다. 그 결과는 3%대 시청률 성적표로 고스란히 나타났다.
벌써 20회의 항해를 마친 ‘아빠를 부탁해’는 다시 한 번 정체성을 돌아봐야 한다. 부녀 관계를 들여다보고 진정성을 찾아나가려 했던 시도들이 예전만큼 보이지 않아 아쉬운 때다.
이다원 기자 edaone@mkculture.com / 페이스북 https://www.facebook.com/mbnstar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