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N스타 김윤아 기자] tvN 시사교양프로그램 ‘젠틀맨리그’가 교양프로그램의 문턱을 낮췄다. 보통 시사교양프로그램은 지루하고, 어려운 주제를 다뤄 젊은 층에게 외면받기 십상임에도 tvN이 교양프로그램도 재미있게 만들어보려는 시도가 엿보였다.
30일 첫 방송된 ‘젠틀맨리그’에서는 MC 정재형과 장기하의 지적 성장을 돕기 위해 인하대 로스쿨 교수 홍승기, 라디오 ‘손에 잡히는 경제’ 진행자 이진우, 역사교사 김준우가 각각 사회, 경제, 역사 전문요원으로 출연했다.
tvN ‘젠틀맨리그’는 대한민국을 들썩이게 하는 최신 이슈들을 사회, 경제, 역사적 관점에서 풀어보는 본격 교양 토크 프로그램으로 정재형과 장기하가 진행을 맡았다. 이날 첫방송에서는 값싼 임대료의 종말 ‘목마른 家’를 주제로, 요즘 부동산 시장에서 전세가 줄어들고 있는 이유를 다양한 관점에서 살펴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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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tvN |
매 회 하나의 주제에 대해 세 명의 전문가가 자신의 전문 분야를 살려 지식과 정보를 전달하는 방식으로 프로그램은 흘러갔다.
첫 번째 주자로는 이진우가 나서 “전세는 과거 집주인의 목돈 마련 수단이었다. 하지만 은행 대출이 가능해지면서 전세가 줄었다. 사실 전세는 대한민국에만 존재하던 것이다. 전세를 보내줘야 할 시점이다. 다른 나라들은 평균 수입 중 21%를 주거비에 썼다. 하지만 우린 전세라는 제도 때문에 적게 썼다”고 말했다.
특히 그는 전세가 사라지는 현상을 마치 연인이 이별하는 상황에 비유하며 “사랑하는 사람과 헤어질 때 마음이 아프듯 이제 전세를 보내줘야 한다”고 말해 웃음을 자아내기도 했다.
이어 김준우는 역사교사답게 전세의 역사를 주제로 다뤘다. 그는 “퇴계 이황도 셋방 살이를 했던 역사적 기록이 있다”며 “전세제도의 기원은 전당이다. 전당이란 물건을 담보로 돈을 빌리는 전당포와 같은 개념이다. 즉 집을 담보로 돈을 빌리는 것”이라고 설명하며 고려시대부터 관습처럼 이어진 전세의 역사를 알아봤다.
그는 역사를 설명할 때, 마치 그 당시의 사람인 마냥 변신해 연기력을 뽐냈다. 이에 정재형은 “연기력은 느는데, 내용은 안 들어온다. 감성연기가 돋보인다. 최민식 급 메소드 연기”라고 말해 그의 교수법을 추켜세우기도 했다.
끝으로 홍승기는 우리 생활을 바꿀 월세 시대에 대한 내용을 간략하게 전했다. 전세 비율이 줄고 서울에서 떨어진 지역에 사는 사람이 늘어나면서 대한민국 국민들은 세계 평균 통근시간 이 38분보다 20분이나 긴 58분이라는 수치를 기록했다. 이는 수면 시간의 부족을 이끌었다.
이외에도 정재형과 장기하는 부록버스터라는 코너를 진행했다. 그들은 미국과 일본 등에서 인기를 끌고 있는 쉐어하우스를 소개하며 세계의 트렌드를 짚어보기도 했다.
첫 방송은 시청자들이 으레 알고 있고 직접 실생활에서 부딪히고 있는 사안인 전세제도에 대해 일목요연하게 설명하며 관심을 모았다. 예능과 교양을 동시에 잡으려는 시도는 좋았다. 하지만 두 마리 토끼를 잡으려다보니 전달되는 지식의 깊이는 깊지 않고 피상적으로 이미 알려진 정보들을 나열하는 수준에 그친 것 같아 아쉬움이 남는다.
정재형은 프로그램 시작에 앞서 ‘젠틀맨리그’에 대해 지성인이 되고 싶은 사람을 위한 프로그램을 강조하며 “지식이 매너를 만들고 매너가 신사를 만든다. 지성인이 되고 싶은 사람을 위한 본격 교양방송”을 공표한 바 있다. 또 장기하도 “아는 것이 멋이다. 신사들의 지식 과부하쇼”라고 자신 있게 외친만큼 앞으로 정재형과 장기하, 그리고 세 명의 전문가들이 얼마나 쉽고 재미있게 현 시대의 흐름에 대해 의견을 나누고 지식을 공유할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한편 ‘젠틀맨리그’는 대한민국을 들썩이게 하는 최신 이슈들을 사회, 경제, 역사적 관점에서 풀어보는 본격 교양 토크 프로그램이다. 매주 목요일 오후 8시40분 방송.
김윤아 기자 younahkim@mkculture.com / 페이스북 https://www.facebook.com/mbnstar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