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면’ 종영②] ‘이젠 말하기도 입 아파’…수애·주지훈·연정훈·유인영, 연기 열전

[MBN스타 이다원 기자] SBS 수목드라마 ‘가면’의 흥행 일등공신은 누가 뭐래도 타이틀롤을 맡은 수애였다. 또한 주지훈, 연정훈, 유인영 등 다른 주연들도 명연기로 자칫 유치하게 흐를 수 있었던 극의 흐름을 단단히 붙잡았다. 이들을 조합해 캐스팅한 건 제작진의 묘수였다.

이번 작품으로 1인2역에 도전한 수애는 오랜만의 컴백작이라 방송 전부터 스포트라이트를 받았다. ‘야왕’ ‘천일의 약속’ 등 유독 SBS와 손잡으면 히트작을 양산해냈던 그였기에 이번 ‘가면’도 흥행에 성공할지 관심이 컸다.

막상 뚜껑을 여니 수애는 역시나 믿을만한 흥행수표였다. 극 중 가난한 서민 변지숙과 국회의원 딸 서은하를 오가며 성격이 180도 다른 도플갱어를 완벽하게 표현해냈고, 벼랑 끝에서 죽음을 앞두고 오열하는 명연기로 첫회부터 강렬한 오프닝을 장식하며 시청자들을 감탄케 했다. ‘가면’의 인기에 첫 시동을 건 순간이었다.

호흡을 함께한 주지훈도 만만치 않은 내공을 보여줬다. 그동안 MBC ‘궁’ 이후 이렇다 할 히트작을 내놓지 못했던 그는 모델 출신이란 하이틴 스타 이미지로 연기력에 대해 평가 절하를 받았던 터.

↑ 사진=SBS

주지훈은 마치 그런 설움을 한방에 날려버리기라도 할 듯 ‘가면’에서 자신의 매력을 한껏 펼치는 한편, ‘이렇게 연기를 잘했나’ 싶을 정도로 모든 걸 쏟아부었다. 차가워 보이지만 알고 보면 유약한 재벌2세 최민우 역을 제 옷 입은 마냥 자연스럽게 소화해냈고, 수애와 알콩달콩한 러브신도 능수능란하게 펼치며 시청자의 마음을 훔치는 데에 성공했다.

악의 축을 담당한 연정훈과 유인영도 빼놓을 수 없는 수훈갑이다. 데뷔 이후 처음으로 악역을 맡은 연정훈은 이제야 물 만난 듯 눈빛에 독기를 쏟아내며 야망 가득한 ‘석훈’ 캐릭터를 재현해냈다. 애초 캐스팅 소식이 전해졌을 때 부드러운 이미지의 연정훈이 야망과 권력을 위해서라면 사랑도 이용하는 야심가 역을 제대로 해낼 수 있을까 하는 우려의 목소리가 있었지만 모두 기우였다. 마치 벼르기라도 했는지 연기변신에 성공하며 작품 속에서 제몫을 톡톡히 해냈다.

‘가면’은 ‘유인영의 재발견’인 작품이기도 했다. 지난 2004년 영화 ‘그녀를 모르면 간첩’으로 데뷔한 이후 발랄하지만 철없는 부잣집 딸 역만 주로 맡아왔던 그는 이번 작품으로 ‘유인영’이란 이름 석 자를 시청자 뇌리에 단단히 박았다. 석훈에 대한 사랑 하나만으로 악녀와 세상에서 가장 가련한 여자 사이를 오갔던 ‘미연’이란 인물은 그였기에 생생하게 재현될 수 있었다. 또한 오랜 연기 생활을 바탕으로 한 자연스러운 연기력도 시청자의 몰입도를 높이는 데에 주효했다.

이처럼 ‘가면’은 배우들의 4인4색 연기열전으로 극적 재미를 한층 더 높이 끌어올릴 수 있었다. 이들은 각자 연기에 충실하면서도 서로 어우러지는 것을 놓치지 않으며 브라운관을 촘촘하게 엮어나갔다. 수애, 주지훈, 연정훈, 유인영이란 판을 짠 제작진의 선택이 틀리지 않았음을 제대로 보여준 셈이었다.

이다원 기자 edaone@mkculture.com / 페이스북 https://www.facebook.com/mbnstar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