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N스타 손진아 기자] 다문화시대를 살고 있는 요즘, TV를 통해서도 다양한 다문화 가정을 접할 수 있는 프로그램을 손쉽게 찾아볼 수 있다. 그만큼 외국인이 방송에 출연해 일상을 공개하거나 한국에서 겪은 에피소드를 이야기하는 모습은 자연스러워졌다.
특히 예능적 재미보다는 인간적인 면을, 조금 더 가까운 위치에서 외국인의 이야기를 들을 수 있는 교양 프로그램이 꾸준히 방영되며 그들의 일상을 전하고 있다. KBS ‘러브 인 아시아’ ‘이웃집찰스’ EBS ‘고부열전’ ‘다문화 휴먼다큐 가족’ ‘다문화 사랑’ 등 다문화를 소재로 한 프로그램은 단순 여행이나 일시적으로 머물다 떠나는 것을 넘어 취업, 학업, 결혼 등 다양한 이유로 한국 사회에서 정착해서 살아가려고 하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생생하게 전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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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통적으로 그들의 눈높이에 맞춰 한국에서의 삶을 낱낱이 보여주고 있는 다문화 프로그램은 한국에 대한 ‘낯섦’이 잔뜩 묻어 있는 모습부터 하루하루를 전쟁터처럼 살아가고 있는 모습, 문화와 생각의 차이로 겪는 가족과의 갈등 관계, 아직은 이해할 수 없는 여러 방면의 한국 문화 등을 시청자에게 소개해 이해를 돕고 있다. 특히 카메라에 시선을 맞추고 일상을 공개하기 보다는 ‘리얼’을 조금 더 담아 작위적인 느낌을 뺐다.
그러나 늘 따뜻할 것만 같은 다문화 프로그램도 논란에 휩싸이기도 한다. 지난 2008년 ‘러브인아시아’에서 소개된 한 커플의 이야기는 이슬람 국제결혼을 미화했다는 비판의 목소리가 나오면서 논란의 도마 위에 올랐던 것.
방송에는 방글라데시 남성과 한국 여성의 이야기가 소개된 가운데, 두사람은 방글라데시에서 온 10명 이상의 대가족을 보살피고 있었고, 이슬람 사원에서 기도를 하거나 다같이 모여 이야기를 나누고 식사를 하는 등 소소한 일상이 주를 이뤘다.
그러나 방송 직후 한국여성이 대가족에 둘러싸여 생활하는 모습이 힘들어 보인다며 이슬람 교리에 따라 금식을 하는 모습, 1부 다처제에 무슬림 국가를 옹호하는 모습 등에 대한 비판의 목소리로 논란의 도마 위에 오른 바 있다.
또한 ‘이웃집 찰스’에는 이방인들의 일상도 담겼지만 그 안에는 우리들의 익숙한 모습도 낱낱이 공개된다. 그 모습은 훈훈함을 자아내는 장점도 있고, 보는 이들 마저 민망하게 만드는 단점도 공존했다.
한 예로 ‘이웃집 찰스’에 출연했던 이탈리아 며느리 줄리아는 타국에서 겪는 시집살이를 가감 없이 보여주었다. 남편과 달달한 분위기도 자아냈지만 고부 갈등으로 생기는 답답함과 눈물, 서운함을 느끼는 모습까지 드러내며 한국의 가부장적 문화를 온몸으로 느꼈다.
줄리아의 이야기가 나간 이후 시청자들의 반응은 반반이었다. “암 걸릴 것 같은 시집살이는 고쳐야 할 한국 문화 중 하나”라고 목소리를 높이는 이가 있는 반면, 무작정 줄리아의 시어머니를 욕하고 인신공격까지 하는 반응도 있었다.
손진아 기자 jinaaa@mkculture.com / 페이스북 https://www.facebook.com/mbnstar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