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N스타 김진선 기자]“‘혹성탈출’을 보면 동물 털도 리얼하지만, 눈빛이 정말 살아있는 듯 하지 않은가. 어느 배우 못지않게 생생한 표정이라 놀랍더라. ‘쥬라기 공원’(1993)을 보고 CG 감독을 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는데, 광고나 드라마도 있지만 영화가 주는 매력이 충분히 있다고 생각한다.”
영화 ‘손님’ 뿐 아니라, 많은 작품에서 관객들의 상상력을 자극해주고, 보는 재미를 더해준 김병래 CG감독은, CG 작업에 대한 애착과 남다른 관심을 이같이 표현했다. 김 감독은 작품 속에서 마법 아닌 마법으로 관객들의 눈물샘과 웃음보를 자극하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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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앤드크레딧 &credit |
영화 ‘손님’에서도 CG는 단연 빼놓을 수 없는 중요한 작업이다. 화면을 가득 채우는 쥐 떼, 마을을 하얗게 뒤덮는 연기 등은 CG작업을 통해 관객들에게 공포감을 더하는 요소로 작용했다. 특히 꼬리를 움직이며 마음을 헤집고 다니는 쥐 떼들의 모습은 ‘쥐’에 대한 또 다른 감정을 들게 할 정도로 인상적이다.
김 감독은 2008년 ‘포비든 킹덤’을 통해 영화 CG를 시작해 ‘커플즈’ ‘오백만불의 사나이’ ‘분신사바3’ ‘이별계약’ ‘써니’, 최근에는 ‘차이나 타운’과 ‘손님’을 작업했고 ‘오피스’는 개봉을 앞두고 있다.
다양한 작품에서 극의 생기를 더하는 그는 “‘써니’ 과거 시절 때 데모하는 장면. 배우들이 싸우는 장면에서 세트 공간이 제한돼 우선 촬영 후 CG로 배경을 덮었다. 심은경이 카메라 돌면서 과거로 바뀌는 장면도 CG작업을 한 것이다. ‘차이나 타운’ 초반에 나오는 김혜수 얼굴에서 피를 지우기도 했는데, 중반 분에 피가 묻은 얼굴을 초반에 갖다 썼기 때문”이라고 장면 장면에 대해 설명을 더하기도 했다.
특히 김 감독은 최근 작업한 ‘손님’에 대한 남다른 애착이 있었다. 털 하나하나가 살아있는 쥐부터, 초롱초롱한 눈망울, 한 화면에 1000마리가 넘는 쥐가 등장하는 데는 보통 정성이 아니면 쉽지 않은 작업이기 때문이다. 게다가 20명의 CG제작자의 손으로 ‘손님’의 작업을 만든다는 것은 결코 쉽지 않았다.
“인간과 인간의 갈등의 매개체가 쥐 아닌가. 전반적인 구성이 복잡할 뿐 아니라, 아무것도 없는 상태에서 유(有)로 만드는 장면이 많았다. 배우들 역시 대상이 없는 상태에서 연기하기 쉽지 않았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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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앤드크레딧 &credit |
“일반적이게 흔히 볼 수 있는 쥐와 다르게 괴물 쥐는 꼬리도 잘려 있고 몸에 상처가 있다. 원래는 몸집도 일반 쥐와 크게 하려고 했으나, 창호지 같은 뚫고 들어오는 장면 등 때문에 크기는 갖게 하지만 형태의 변형을 줬다. 주둥이와 귀는 찢어져 있는 등 말이다. 작업을 하면서 너무 흉측해 상처 수량을 줄였지만 기본 설정을 유지했다.”
김 감독은 “쥐의 털을 자연스럽게 살리는 것과 자연스러운 움직임에 중점을 뒀다. 12마리 쥐를 관찰하고 사진을 찍으면서 움직임을 살폈다”며 한 장면에 1000마리의 쥐가 움직이는 것에 대해 “각 쥐들에게 명령어를 입력해 서로의 움직임에 대해 반응하는 것을 다르게 할 수 있게 했다”고 설명했다.
덕분에 쥐들이 무룡(류승룡 분)의 손에 들렸을 때 뿐 아니라, 수 천 마리의 쥐가 등장해도 움직임이 어색하지 않았고, 훨씬 더 흉측할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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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앤드크레딧 &credit |
이어 “사진을 찍어 화면에 넣는 것 역시 쉽지 않은 작업이지만, 그나마 나은 작업이다. 아예 없는 것을 3D로 만들기도 한다. CG로는 불가능한 작업이 없다”고 힘 있게 말해 눈길을 끌었다.
“작품이 관객들을 만나고, CG에 대한 존재를 모를 때, 혹은 잘 됐다고 할 때 희열을 느낀다. 작품에 누를 끼치면 안 된다는 생각으로 임하는데, 감독과 스태프들이 함께 고민해 좋은 작품으로 나오면 기분이 좋을 수밖에. 앞으로 ‘혹성탈출’처럼 CG가 부각이 된 작품을 하고 싶은데, 요즘 한국도 할리우드 시스템에 근접하게 따라온다는 생각이 들더라. 제작비 등의 여건만 가능하다면 충분히 가능하지 않을까.”
최준용 기자, 김진선 기자, 김성현 기자, 최윤나 기자 amabile1441@mkculture.com/페이스북 https://www.facebook.com/mbnstar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