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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 이병헌이 이렇게 긴장한 모습은 처음이었다. 표정도 시종 어둡고 무거웠다. 입장을 발표하면서 말을 잇지 못하기도 했고, 긴장한 듯 목소리와 다리가 떨리기도 했다. 24일 오전 서울 건대입구 롯데시네마에서 열린 영화 '협녀, 칼의 기억'(이하 협녀) 제작보고회에서다.
지난해 세간을 떠들썩하게 한 '50억 협박 사건' 이후 첫 모습을 드러낸 행사에서 이병헌은 "여러분들께 죄송하다는 말씀을 드린다"고 또 다시 고개를 숙였다. 그는 "이자리에서 여러분들께 '어떤 말씀을 드려야 할까?' 미국에서 계속 촬영하면서도 매일매일 고민했다"며 "함께 영화 작업을 한 많은 스태프와 관계자분들께 죄송함을 전하는 게 저의 책임이고 어떤 비난도 저 혼자 감당을 해야 하는 것도 저의 책임이다. 저 때문에 그분들 노고가 가려지지 않길 바랄 뿐"이라고 말했다.
이어 "감독과 배우들, 그리고 영화 관계자분들께도 불편함을 드리지 않을까 죄송할 따름"이라며 "지금까지 배우 이병헌으로 살 수 있었던 것은 여러분의 관심 덕분이다. 큰 실망 안겨 드리고 뉘우치는 시간을 보내면서 그 어느때보다 소중함의 가치를 뼈저리게 느끼고 있다"고 말했다.
이병헌은 "그 큰 실망감이 몇번의 사과나 또 시간으로 결코 채워지지 않으리라는 것 잘 알고 있다"며 "늘 죄송한 마음 가지고 잊지 않을 것이다. 많은 분들께 드린 상처와 실망감, 갚아나가기 위해서 노력하겠다. 다시 한번
한편 '협녀’는 고려 무신시대 세 명의 검객에 대한 영화다. 혼돈의 고려 말, 천민으로 태어나 왕의 자리를 탐해 연인을 버렸던 야심가 유백(이병헌)과 협녀 월소(전도연), 그리고 월소와 꼭 닮은 여검객 홍이(김고은)의 엇갈린 운명을 그린 작품이다. 8월13일 개봉 예정.
jeigun@mk.co.kr/사진 유용석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