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N스타 이다원 기자] “어릴 적부터 아나운서 만을 꿈꿨습니다.”
MBC 이성배 아나운서는 직업에 대한 자부심 혹은 애정이 대단했다. 코흘리개일 적부터 스피치 관련 상들을 휩쓸면서 아주 자연스럽게 아나운서가 될 거로 생각했다는 그다.
물론 몇 번의 좌절은 있었다. 아나운서 시험에서 고배를 마신 탓에 잠시 대기업 취업에 눈을 돌리기도 했다. 그 결과 ‘삼성맨’의 행운을 얻기도 했지만, 결국 아나운서에 대한 꿈을 못 버리고 도전할 수밖에 없었던 그에게 직업적 자신감과 35살 남자 아나운서로서 고민을 들어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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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디자인=이주영 |
◇ 키워드 총평 : 아나운서를 사랑한 남자
키워드1. 삼성맨
모두가 부러워 하는 수식어 ‘삼성맨’. 그러나 이성배는 꿈에 대한 욕심만으로 사직서를 내고 2008년 MBC 아나운서로서 새 삶을 시작했다.
“막상 회사 생활을 시작했는데 아나운서에 대한 미련을 못 버리겠더라고요. 물론 일은 열심히 했지만 아나운서 시험이 공고되면 심장이 쿵쾅거릴 정도였죠. 그래서 MBC로부터 합격 통보를 받고 미련 없이 퇴직원서를 썼어요. 당시 회사 동기들에겐 제가 로망이 됐죠. 하하. 후회요? 딱 하나 있다면 12월15일에 퇴사해서 보너스를 못 받았다는 것? 하하.”
키워드2. 스피치 영재
각종 스피치 대회를 석권한 이력에 놀라움을 표하니 빙그레 웃었다. 수상 이력란만 봐도 전국 영어 프레젠테이션대회 동상, 전국 대학생 프레젠테이션대회 동상, 전국 국무총리배 토론대회 우수상, 전국 대학생 스피치대회 우수상, 전국 국회의장배 웅변대회 대상, 전국 대통령배 웅변대회 대상 등 굉장히 화려했다.
“어릴 때부터 웅변대회를 꾸준히 나갔어요. 그리고 중학교 2학년 땐 대통령상까지 받았죠. 그때부터 말로는 내가 이미 톱이라고 생각하니 당연히 아나운서 꿈을 꿀 수밖에 없었어요. 고등학교 땐 방송반, 대학교 이후 아나운서 지망생으로 살게 된 게 아마 어릴 적 동기부여를 받아서 그런가 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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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본인 제공 |
키워드3. 좌충우돌 새내기
드디어 꿈에 그리던 아나운서가 됐지만 막상 새내기로서 생활은 쉽지 않았다고.
“지금 생각해보면 그때 전 억눌려있던 걸 분출하고 싶어서 안달난 아이였던 것 같아요. 하하. 반바지에 모자를 쓰고 회사에 왔다가 신동진 선배에게 크게 혼난 적도 있고요. 독특하게 튀고 싶었나 봐요. 만약 지금 그런 친구를 만난다면 혼내기 보다는 ‘너에게 시간이 필요할 것 같다’고 말해주고 싶네요. 시간이 지나면 다 해결해주는 것 같아요.”
키워드4. 아나운서 만족지수
현재 8년차 아나운서. 꿈을 이룬 그의 만족지수는 어떻게 될까.
“생각보다 힘든 직업이더라고요. 다들 고귀하거나 우아해 보인다고 생각할지 모르지만 전혀 아니거든요. 하지만 만족지수는 90점을 주고 싶어요. 방송의 모든 영역을 할 수 있거든요. 뉴스 앵커, 시사교양, 라디오 DJ, 스포츠 캐스터까지 아우를 수 있다는 점 때문에 제가 아나운서라는 직업을 택하기도 했고요. 프리선언하지 않는 이유도 여기에 있어요. 다들 프리선언해서 방송사 아나운서의 위기라고 하지만, 전 방송사 안에 있어서 기회가 더 많이 온다고 생각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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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본인 제공 |
키워드5. 오상진, 그리고 이성배
MBC 아나운서 하면 프리선언 이후 배우 겸 방송인으로 활동하고 있는 오상진을 빼놓을 수 없다. 이성배 역시 MBC 간판 아나운서로서 이를 의식하지 않을 순 없었을 터.
“오상진 선배와 다르게 저만의 장점이 있어요. 넓게 대중과 소통할 수 있다는 점이죠. 20대는 SNS나 모바일에 집중돼 있고, 주부는 아침 프로그램, 남자는 스포츠 프로그램 등 다 특성이 있는데 전 아침 방송도 하고 라디오 프로그램을 하면서 젊은 청취자들과 소통하기도 하거든요. 캐스터도 했고요. 각층과 소통하는 접점이 있는 셈이죠.”
키워드6. 12kg 감량
이성배는 최근 12kg을 감량하며 또 한 번 주목받았다. 아나운서답지 않은 복근도 공개해 여심을 흔들기도.
“제가 태어나서 제일 잘한 일 같아요. 하하하. 사실 요즘 의욕도 없었고 에너지가 떨어져서 변화가 필요했거든요. 뭔가 제 경쟁력을 잃어가는 것 같더라고요. 때마침 제가 진행하는 ‘생방송 오늘 아침’ 안에 다이어트 코너가 있었는데 독하게 마음 먹고 몇 달 다이어트에 집중했죠. 10주 만에 12kg을 뺐는데 조금 안 좋은 건 갑자기 살을 빼 간에 부담이 왔어요. 지금 간 보호제를 먹고 있답니다. 후유증인가. 하하.”
키워드7. 줌통령
‘생방송 오늘 아침’을 진행하고 있는 그는 아줌마 사이의 대통령인 이른바 ‘줌통령’이다. 자신의 경험담을 바탕으로 주부 시청자들의 마음을 빼앗는 데에 성공했다.
“무난하게 진행하는 건 아나운서라면 누구나 할 수 있는 부분이죠. 하지만 주부들이 이성배를 좋아한다는 건 종이 한 장의 차이 때문인 것 같아요. 제가 어릴 적부터 경험 쌓는 걸 좋아해서 가스배달부터 창업까지 두루두루 해봤거든요. 이런 걸 바탕으로 얘기를 하니 공감대 형성에 도움이 되더라고요. 어떤 분은 블로그에 저와 관련된 포스팅을 하시면서 ‘이 남자 농촌 총각처럼 생겨서 눈짓 봐라’라고 썼더라고요. 하하. ‘주부들이 이렇게 사랑해준다면 이 프로그램 안에서 많은 걸 시도해보자’라는 생각도 들었고요. 요즘은 ‘생방송 오늘 아침’이 ‘무한도전’처럼 이슈성 있는 프로그램은 아니지만 MBC의 대표 프로그램이 되게끔 제가 어떻게 해야할까 고민하는 시기인 것 같아요.”
[이성배는 누구?] 1981년생으로 제일기획, 삼성전자 등을 거쳐 2008년 MBC 아나운서로 방송가에 입문했다. MBC ‘세바퀴’로 데뷔해 ‘생방송 오늘 아침’ ‘경제매거진’ ‘정오 뉴스’ 등 다양한 프로그램을 진행했다.
이다원 기자 edaone@mkculture.com / 페이스북 https://www.facebook.com/mbnstar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