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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순하고 귀여운 콘셉트의 노래 역시 있었다. 아무도 모를 뿐이다. 대형기획사 소속 아이돌 그룹이 아니라면 차근차근 올라갈 수 있는 가요 시장이 아니다. 좋은 음악만으로는 우리 목소리를 들려드릴 기회가 없다. 일단 대중이 찾아주셔야 노래를 들려드릴 수 있지 않나. 섹시 콘셉트로만 주목받는 점은 우리도 아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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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텔라의 기존 앨범 수록곡 '가져 너다'는 느린 템포의 발라드다. 뛰어난 가창력이 빛을 발한 노래다. '선정성 갑(甲)' 수식어를 얻은 '마리오네트'의 후속곡 '마스크'는 사랑받으려 가면을 썼던 그들의 실제 속내를 담았다. 그들은 이때 '날 몰랐잖아. 안 봐줬잖아. 눈길 따위 안 줬잖아. 네가 시키는 대로 만들어진 가면 쓴 내 모습'이라고 노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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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의 눈과 의식은 그렇게 훈련돼 있다. 한우 차돌박이에 키조개 관자를 얹고 그 위에 곤드레·명이나물장아찌를 곁들여 싸먹으면 그 맛이 일품이어서 '차돌삼합'인데, 붉은 육색(肉色)이 먼저 눈에 보인다. 고기의 하얀 지방층은 떼어버려야 할 부위처럼 여겨진다. 거기에 키조개 관자와 나물장아찌 조합까지 떠올리는 이는 드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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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텔라는 원래 다양한 색깔을 지닌 팀이다. 차돌박이와 관자에 곤드레·명이나물·깻잎·백김치 등 어떠한 콘셉트를 더하느냐에 따라 그때 그때 다른 맛을 내는 것이다. 단순히 (섹시와 청순으로 나뉜) 한 가지 맛이 아닌, 여러 가지 재료가 한꺼번에 어우러져 풍성한 맛을 내는 걸그룹이 스텔라다."
스텔라는 디지털 싱글 '떨려요'를 7월 20일 발매했다. 뮤직비디오 속 몇몇 장면이 논란이 됐다. 과일이 반으로 쪼개지면서 빨간 속살을 드러냈다. 핸드백 지퍼를 은밀히 열어보이기도 했다. 옆트임이 과한 원피스 속엔 가냘픈 실오라기(끈 팬티) 한 줄 보였다. 무대 위 이들은 골반을 돌리고, 바닥에 엎드려 뱀처럼 몸을 꼬았다. 다리를 벌려 앉은 채 가랑이 사이에서 펴는 손 동작이 야릇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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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들이 해보지 않은 조합을 시도하면 생소하기 마련이다. 너무 좋지 않게 바라보는 분들이 계셔서 걱정했지만 나름 자신 있다. 요리사가 차돌박이 생고기를 칼로 얇게 썰기 위해서는 엄청난 정성과 노력의 과정이 있지 않았을까. 우리도 마찬가지다. 섹시 퍼포먼스라고 쉽게 나온 결과물은 아니다. 우리가 지닌 매력을 한꺼풀씩 벗겨 보여드리는 과정이다."
짜고 맵고 단 음식은 몸에 좋지 않은 법이다. 그럼에도 우리는 그러한 음식에도 끌리고 이는 상품화 돼 잘 팔린다. 뚝딱 조리돼 나오는 인스턴트 음식도 있고, 참을성이 필요한 고급 요리가 다른 점은 분명 존재한다. 그를 두고 이러쿵 저러쿵 매도할 필요는 없다. 각자의 상황에 맞게 맛 있게 잘 먹었으면 된다. 음악이 이와 다르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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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같은 섹시 콘셉트를 한다 해도 '스텔라만 할 수 있는 섹시가 있다더라. 그 말을 듣고 굉장히 기분 좋았다. 우리 만의 희소성이자 차별화를 이뤘다고 생각한다. 아직 대중이 우리에게 원하는 게 '섹시'라면 그에 충실하는 게 맞다. 우리가 고집부린다고 되지 않더라. 결국 음악을 소비하는 분들을 만족시켜야 다음 음악을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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