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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스텔라(사진=강영국 기자) |
스텔라는 이날 오전 서울 서교동 롤링홀에서 쇼케이스를 열고 취재진에 '떨려요' 무대 첫 선을 보였다. 무대에 오른 스텔라 멤버들은 골반을 빙글 돌리고, 바닥에 엎드려 뱀처럼 몸을 휘었다. 다리를 벌린 채 가랑이 사이에서 펴는 손 동작이 응큼한 상상력을 자극한다. 다행히 거의 허리선까지 움푹 파인 옆트임 치마는 속바지를 입어 가렸다.
야한 데 '야하다'고 말하면 변태로 오해될 것 같아 선뜻 말하지 못한다. 스텔라는 뮤직비디오 속 몇 가지 은유적 표현에 대해 "노랫말 중 '마음이 열린다'는 내용이 있다. 감독이 아마 그 부분을 표현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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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스텔라(사진=강영국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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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스텔라(사진=강영국 기자) |
쇼케이스 MC를 맡은 최군은 "스텔라는 텔레토비 분장을 하고 나와도 '19금'"이라고 그들을 거들었다. 농담이지만 전혀 뼈가 없는 말은 아니다. 스텔라는 이미 '선입견'이라는 무서운 함정에 빠져 있다.
스텔라는 올해 데뷔 5년차 걸그룹이다. KBS2 '1박2일'에 출연했던 '국악고 소녀' 가영이 속해 데뷔 초 관심을 끌었지만 잠깐뿐이었다. 지난해 2월에서야 '마리오네트'로 화제가 됐다. 당시 란제리 패션과 성행위를 떠올리게 하는 안무로 선정성 논란에 휩싸였던 터다. 스텔라는 이후 '섹시' 콘셉트로만 주목받고 있다. 이번 신곡 '떨려요' 무대에 대한 기대와 우려가 엇갈리는 이유다.
가영은 "작년 2월에 발표한 '마리오네트' 후속곡 '마스크'와 '멍청이'는 아예 나온 줄조차 모르시는 분이 많았다. 이번 신곡 '떨려요' 티저가 화제가 되니 '스텔라는 무조건 노출만 하는 아이들이다' 여기는 분이 계시다. 이러한 관심이 이어져 우리 진심이 담긴 다른 여러 곡도 듣게 되는 계기가 됐으면 좋겠다"고 바랐다.
스텔라는 간절하다. 어쩌면 절박하다는 표현이 더 어울린다. 스텔라는 "마지막이라는 각오다. (안무 연습 탓) 무릎에 멍이 들었다"고 말했다. 그들은 "우리 계속 보고 싶지 않느냐"며 웃었다. 수많은 악성 댓글과 비난에 상처 받기 보다 꿋꿋하고 당당히 자신의 길을 가고자 하는 멤버들의 웃는 모습이 흐뭇하면서도 애잔하다.
"섹시 콘셉트에 가려졌지만 노래도 좋다는 이야기를 듣고 싶다." 탈(脫) 아이돌을 꿈 꾸는 걸그룹 스텔라의 바람이다. 원했든 원하지 않았든 '음란마귀' 테스트에 걸려든 당신이라면, 이제 잠시 눈을 감고 그들의 목소리에 온전히 귀를 기울여 보는 것도 나쁘지 않다. 그 뒤에 다시 스텔라를 바라본다면 그들의 다른 매력을 발견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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