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N스타 손진아 기자] ‘그것이 알고싶다’에서 약촌 오거리 택시기사 살인사건을 재조명한다.
18일 오후 방송되는 SBS ‘그것이 알고 싶다’에서는 약촌 오거리 택시기사 살인 사건을 둘러싼 진실을 파헤쳐 본다.
앞서 제작진에게 제보 전화가 한 통 걸려왔다. 제보자는 불안해하며 쉽게 입을 열지 못했다. 남자의 이야기는 좀처럼 믿기 어려운 충격적인 내용이었다. 공소시효가 한 달도 남지 않은 사건의 진범을 알고 있다는 것이다.
제보자는 “택시기사 살인사건이 있는데, ‘범인은 얘네들이다. 같이 놀다가 갔는데, 한 30분에서 1시간 정도 뒤에 왔다. 피 묻은 옷을 입고서”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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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으로부터 15년 전인 2000년 여름, 전북 익산 약촌 오거리에서 택시기사 살인사건이 발생했다. 사건의 범인은 아직 잡히지 않았다. 그런데 제보자가 이 사건의 진범을 알고 있다는 것이다. 다름 아닌 자신의 친구가 진범이라며, 살인 흉기로 쓰인 칼을 목격한 친구들도 있다고 덧붙였다. 이는 오해에서 비롯된 잘못된 소문일까, 아니면 15년 만에 털어놓은 한 남자의 무거운 고백일까.
김 씨는 2003년, ‘약촌 오거리 택시기사 살인사건’ 용의자로 경찰의 수사망에 올랐었다. 당시 김 씨는 구체적인 범행 동기와 경위까지 모두 털어놓으며 자신의 죄를 순순히 인정했다. 김 씨의 진술은 친구들이 목격했던 정황과도 일치했다.
그렇게 사건이 발생한 지 3년 만에 범인이 잡히는 듯했다. 그런데 검찰은 김 씨에 대한 구속영장 신청을 기각했다. 김 씨는 어떻게 법망을 피할 수 있었을까. 물적 증거가 없다는 것이 그 이유였다. 김 씨가 범행에 썼던 칼에 대한 목격 진술은 있지만, 칼의 행방은 찾을 수가 없었다.
당시 수사 담당 형자는 “계속 시인을 하다가 부인하기 시작하면서부터 연락이 안 됐던 거예요. 그래서 찾아봤더니 정신병원에 있더라고요. 그런데 이건 정신이 이상한 사람의 행동이 아니었다”고 전했다.
정신병원에 가있던 김 씨는 갑자기 범행을 부인하기 시작했다고 한다. 처음에 했던 자백과는 다른 진술을 하는 것이다. 종지부로 달려가던 수사는 다시 원점이 됐다.
‘그것이 알고 싶다’ 제작진은 2003년 경찰 수사 때, 김 씨가 범행을 인정한 녹음파일을 극적으로 입수할 수 있었다. 훼손된 파일을 복구하여 알아낸 음성은 단 세 개였다. 김 씨는 차분한 목소리로 매우 구체적으로 범행 정황을 설명하고 있었다. 이를 들은 진술 분석 전문가의 견해는 어떨까.
사건이 발생한 2000년, 오토바이 배달부 최 씨는 택시기사를 살해한 범인으로 지목돼 경찰 수사를 받았다. 그런데 최 씨가 범행도구로 진술한 칼의 크기에 석연찮은 부분이 있었다. 그가 진술한 칼과 피해자 몸에 남은 상처의 크기가 맞지 않았다. 뿐만 아니라 피해자가 매우 많은 피를 흘리며 쓰러졌는데도 불구하고 최 씨의 소지품에는 혈흔 반응이 전혀 나타나지 않았다. 택시에 남아있는 지문 중 최 씨의 것과 일치하는 것은 어디에도 존재하지 않았다. 또한, 그 시각에 최 씨가 탄 오토바이를 목격한 이는 단 한 명도 없었다.
최 씨는 뚜렷한 물적 증거 없이 자백만으로 10년형을 선고받았고 2010년에 만기 출소했다. 그는 아직도 자신의 범행 사실을 부인하며 억울함을 호소하고 있다. 사건의 공소시효는 오는 8월 9일이면 끝이 난다. 최 씨는 현재 대법원의 재심 결정을 기다리고 있다.
이날 ‘그것이 알고 싶다’에서는 약촌오거리 택시기사 살인사건의 진범을 알아내기 위해, 2013년 방영된 ‘979 소년범과 약촌 오거리의 진실’ 편을 이어 다시 한 번 더 그날의 진실을 추적해본다.
손진아 기자 jinaaa@mkculture.com / 페이스북 https://www.facebook.com/mbnstar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