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N스타 남우정 기자] 우연히 시계를 본 시간이었던 11시11분은 누군가 그 시간 내 생각을 하고 있다는 속설과 어우러져 서정적인 음악을 하는 11시11분의 팀 이름이 되었다.
작년 3월 첫 EP인 ‘꿈’을 발표한 11시11분. 데뷔한 지 갓 1년이 지난 팀치고 이들이 작년 한 해동안 발표한 곡은 무려 25여곡에 이른다. 내놓기 쉽지 않기도 한 정규 앨범도 4개월이라는 짧은 시간 안에 내놓았다. 이를 두고 11시11분은 한을 풀었다고 말했다.
“2012년 5월부터 첫 공연을 했는데 3년 동안 음원 하나 발매 없이 일주일에 2번씩 라이브 공연만 했다. 자포자기한 심정이었는데 지금 회사를 만나서 음원을 바로 낼 수 있었다. 그거에 대한 한이 있었는데 작년에 다 풀고 뻗었다. 모든 인간관계와 사회생활을 단절시키고 곡작업만 했었다. 음원을 많이 내면 대충한다고 보는 사람도 있는데 그런 얘기는 죽을 때까지 듣기 싫었다. 그래서 짧은 시간이었지만 열심히 했다.”(신윤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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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닥터나인미디어 제공 |
“보통 앨범 하나를 내면 회사나 가수나 부담을 가지는데 회사에서 부담을 주지 않았다. 음원 하나도 경험이라고 생각을 했다. 윤수랑 2인조를 하기 전부터 5인조 팀도 해봤고 4인조도 해봤다. 둘 안에서는 크게 성장을 했고 그 기회가 많았다는 것에 감사하다.”(이용규)
음원을 2014년에 발표했지만 11시11분이라는 팀을 결성한 지는 3년이 지났고 두 사람이 처음 함께한 것은 무려 5년 전이다. 학교 선후배로 알게 된 두 사람은 서로를 절대 친해질 수 없는 사이, 음악적으로도 최악의 조합인데 같은 팀을 하고 있다며 웃었다.
“윤수는 보컬, 전 베이스라서 파트적으로도 최악의 조합이다. 근데 오히려 자기 파트 외에 하나씩 우리가 노력해서 하게 되면 2인조로도 할 수 있지 않을까 생각했고 오히려 지금은 그게 메리트가 됐다.”(이용규)
“이 팀이 아니면 서로 만날 스타일이 아니다. 외관상 모습도 그렇고 성격, 취미도 다 다르다. 근데 여러 팀을 꾸리다가 깨져보니까 오히려 성향이 다른 게 더 오래가더라. 다른 부분을 인정하다 보니 큰 싸움이 없다. 처음엔 이해가 안 가는 부분이 많았는데 지금은 해탈한 상태다.(웃음)”(신윤수)
두 사람의 차이 중 하나가 바로 패션이다. 편안한 스타일로 무대에 오르는 밴드들과 달리 11시11분은 프로필 사진도 수트를 입고 찍을 만큼 남다른 스타일을 보여줬다. 무대에서도 깔끔한 모습으로 여심을 잡았다.
“시대가 변해서 뮤지션이 음악만 좋으면 되는 건 모순인 것 같다. 옷을 워낙 좋아하기도 하고 옷이 음악에 어울리지 않으면 집중이 되지 않는다. 반면 용규는 옷에 관심이 없었다. 처음엔 저만 챙겨 입었는데 모니터를 하다 보니 언밸런스 하더라. 그래서 함께 챙겨 입게 됐고 공연이 있는 날 철칙이 드라이는 받고 가는 것이다. 사람 마음가짐이 달라진다.(웃음)”(신윤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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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인적으로 저희가 안 해본 스타일의 곡이라서 용기를 낸 것이었다. 진지한 모습만 보여줬다가 새로운 걸 해보자고 비트있고 재미있는 곡을 썼는데 아직도 들으면서 어색하다. 그래도 내가 이런 스타일의 곡도 부를 수 있구나라는 생각이 들었다. 대표님도 저희가 여태까지 냈던 곡 중에서 최고라고 하셨다.”(신윤수)
“처음에 팀을 시작할 때 우울한 곡들을 많이 했다. 일렉 기타가 없는 상황이었는데도 둘이 록 음악을 좋아해서 그런 곡들이 많았다. 하지만 음원을 발매하면서 많이 부드러워졌다. 그래서 떠난 팬들도 있다. 음악도 사랑과 같은 것 같다. 모든 것을 충족시키긴 힘들다. 자식들도 다 성격이 다르니 음악 스타일이 변했다기 보단 성격이 다른 것이라고 봐줬으면 좋겠다.”(이용규)
워낙 많은 음원이 발표된 팀답게 곡마다 색도 다르다. 기존에 하던 스타일과 전혀 다른 곡이 나올 때도 있다. 전혀 다른 스타일이라도 하기 싫은 곡은 만들지 않는다는게 이들의 고집이다. 최근에 처음으로 자신들의 이름을 내걸어 열었던 단독 콘서트가 11시11분이 앞으로 보여줄 음악색을 가장 잘 표현한 계기였다. ‘하루’라는 타이틀로 오전, 오후로 나눠서 그 시간대에 어울리는 음악을 선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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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희는 최악의 조합이 만났지만 그게 강점이 돼서 여러 조합이 가능하다. 제가 기타를 치고 윤수가 건반을 칠 때도 있고 둘이서 건반을 칠 때도 있다. 한 가지 장르에 국한되지 않는다는 것이 원동력이라고 생각한다. 장르에 국한되기 보단 11시11분의 음악으로 듣길 원한다.”(이용규)
한편 여름이 더 지나기 전에 새로운 싱글을 들고 돌아올 11시11분은 오는 9월12일 강원도 춘천에서 열리는 페스티벌 ‘해브 어 나이스 데이’(Have A Nice Day)에 출연할 예정이다.
남우정 기자 ujungnam@mkculture.com /페이스북 https://www.facebook.com/mbnstar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