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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는 4일 밤, 한국에도 ‘심야식당’이 오픈한다. 한 번 보면 자꾸 가고 싶은 맛과 이야기가 담긴 한국판 ‘심야식당’이 과연 원작과 차별화된 매력으로 TV 앞 시청자를 특별한 손님으로 초대할 수 있을까.
2일 오후 서울 삼성동 라마다서울호텔에서 SBS ‘심야식당’(극본 최대웅 홍윤희/연출 황인뢰) 제작발표회가 열렸다.
‘심야식당’은 밤 12시부터 아침 7시까지 문을 여는 독특한 콘셉트의 ‘심야식당’과 이곳을 찾는 단골 손님들의 보편적이고도 특별한 스토리를 담아낸 드라마다. 동명 일본 만화 원작을 바탕으로 한 작품인데, 원작이 워낙 큰 사랑을 받았던 터라 제작 소식이 알려진 이후 뜨거운 관심을 모았다.
원작에 대한 대중의 지지는 ‘심야식당’에게 달콤하면서도 치명적인 힘이다. 자칫 원작과의 비교에서 무너질 경우 야심찬 시도 역시 희미해져버릴 수 있기 때문. 이에 드라마 ‘심야식당’ 역시 제작진으로서는 굉장한 도전인 셈이다.
연출을 맡은 황인뢰 PD는 이날 “기본적으로 만화 원작이 한국에서 43만 권 팔렸다고 들었다. 타국에서도 드라마로 만들어진 사례가 있어서 한국에서 만들면 비교가 되겠다 싶어 어떤 차별점을 둘 지 생각했다”고 말문을 열었다.
황 PD는 “원작을 무시할 수도 없지만 일본색을 기술적으로 어떻게 한국적으로 바꿀까 고민했다. 그에 대한 고민의 시작은 등장인물들의 배치였다”며 “특징적 캐릭터에도 변화를 줬다”고 밝혔다.
예능 작가로 이름을 떨친 최대웅 작가는 ‘심야식당’을 통해 드라마 작가로 변신했다. 최 작가는 “나 역시 ‘심야식당’ 마니아였다. 드라마 제작 기사에 달린 댓글을 보니 안 좋은 댓글이 있던데 보고 판단해주길 바란다”고 말했다.
기본적으로 한국 음식이 등장하는 점은 일본판 ‘심야식당’과의 가장 큰 차별점이다. 최 작가와 공동 집필 중인 홍윤희 작가는 “음식이 요즘 대세이기도 하거니와 단순히 먹고 싶은 것, 대중적인 것도 선별 기준에 들기는 했지만 궁극적으로 담고자 한 것은 인생의 맛이었다”면서 “음식과 어우러져 인생의 맛이 공유되지 않을까 싶었다”고 말했다.
홍 작가는 “음식이 이 사람의 스토리에서 어떻게 같이 융화되어 녹아들 수 잇을까가 가장 어려운 과정”이라며 “보편적인 스토리를 끌어들일 수 있는 요리를 선정하는 게 주된 과제”라고 밝혔다.
‘심야식당’에 등장하는 세트 공간은 일본적인 느낌이 나면서도 묘하게 포근한 한국적 정서가 느껴진다. 황 PD는 “공간 설정은 종로 뒷골목 어딘가”라며 “헌팅 다니면서 서울 시내에 아직도 이런 곳이 있구나 싶었다. 의외로 우리 드라마 속 느낌이 일본풍이 아니고 한국의 실제 공간이다”라고 말했다.
이어 “세트의 특징은 한옥에 일본식 양식과 현대 양식이 섞여 있는 구조”라며 “실제로 종로 쪽에 가보니 그런 곳이 많이 있더라. 그런 리얼리티를 담아낸 것이니 우리로서는 세트의 냄새나 그런 것도 한국화 하려고 노력을 많이 했다는 것을 알아달라”고 피력했다.
‘심야식당’은 한국 드라마로는 이례적으로 한 회당 30분씩 1일 2회로 구성됐다. 30분 에피소드에 대해 홍 작가는 “어떻게 보면 소소하고 잔잔하고 해서 호흡이 루즈해 보일 수도 있지만 에피소드가 짧기 때문에 그런 면에선 스피디하게 느껴지지 않을까 생각한다”며 특별한 시도에 대한 애정을 당부했다.
이날 취재진에 선공개된 ‘심야식당’ 1화는 잔잔한 분위기 속 인간미 넘치는 소소한 에피소드로 은근한 맛과 향을 내놓는 데 성공했지만 극 전반적에 흐르는 일본색을 한국색으로 물들이는 데는 다소 아쉬움을 남겼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 속에 담긴 이야기는 심연에 작은 울림을 줘 기대감을 갖게 했다.
김승우, 최재성, 남태현, 정한헌, 주원성, 박준면, 반민정, 손화령, 장희정, 강서연, 손상경 등이 출연하며 매 회 특별한 손님들이 ‘심야식당’을 찾는다. 4일 첫 방송.
psyon@mk.co.kr/사진 강영국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