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N스타 이다원 기자] “막쿱이요? 예술과 지식이 융합되는 장소예요.”
입주한지 두 달째. 영화를 업으로 삼고 열심히 달려온 서동훈 씨의 입가엔 만족스러운 미소가 흘렀다. 성악가 어머니를 모시고 예술의 마을에서 사는 것에 대한 만족 지수를 물으니 100점 만점이란다. 특히나 영화뿐만 아니라 다양한 분야의 예술인이 모여사니 시너지 효과가 기대이상이라며 엄지손가락을 치켜세웠다.
막쿱은 SH공사와 서울시가 라이프 스타일이 같은 집단거주지 마련 사업의 세 번째 프로젝트로 서울 중구 만리동 언덕배기에 자리한 예술인 마을이다. 미술, 영화, 성악, 행위예술 등 다양한 장르의 예술인 29세대를 품은 장기임대주택으로 자격조건에서 벗어나지 않는 한 20년까지 살 수 있다.
막쿱 공동체 재무이사를 맡고 있는 서동훈 씨에게 막쿱 거주 이후 느끼는 체감온도에 대해 일문일답으로 자세히 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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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본인 제공, 디자인=이주영 |
Q. 예술인 사이에서 막쿱에 입주하기 위한 경쟁이 치열하지 않았을까?
“처음엔 200명도 넘는 지원자가 몰렸어요. 세대주 나이, 서울시 거주기간, 재산 기준, 커리어 등 다양한 사항을 검토한 1차 서류 심사 이후 70~80명으로 추려서 1년 반정도 계속 모임을 가졌죠. 비폭력대화 강연도 듣고, MT도 가면서 모임 내 자체 평가도 진행됐어요. 그런 가운데 자연스럽게 탈락되는 사람도 있었고요. 이후 최종 29세대가 선정돼 지금의 막쿱이 형성됐죠. 이미 다들 친해져서 다른 임대주택 입주자와 달리 건물에 대한 주인의식이 강해요. 건축 때부터 함께 참여해서 그런 것 같습니다.”
Q. 장기임대주택이라 수입이 고정되지 않은 예술인에게 부담을 덜어줄 것 같은데?
“집값이 다른 임대주택보다도 훨씬 더 저렴해요. 아르바이트에 쏟을 시간을 이젠 작업에 더 쏟아부을 수 있죠. 경제적인 부담감도 많이 줄었고요. 특히 막쿱엔 1인 가구가 9세대나 되는데 혼자 감당하는 지출이 많이 줄어들었다고 하더라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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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막쿱 제공 |
Q. 라이프 스타일이 비슷해 예술 작업에 있어서도 효과가 크지 않을까?
“맞아요. 여러 분야의 예술인이 함께 얘기를 하면서 이웃으로 살아가니 작업 아이디어도 교류할 수 있고 배우는 것도 많더라고요. 저 같은 경우에도 영화 촬영분을 편집하는데 주민 중 편집 관련 회사에 다니는 분이 있어서 많은 도움을 받았어요. 이뿐만 아니라 다들 저마다 시각에서 리뷰도 해주고, 동료도 생기니 안정감이 생기던 걸요.”
Q. 막쿱이 관광 명소로 떠오를 수 있지 않을까?
“교통이 조금 불편하긴 해도, 서울역 고가가 철거되면 개발 가능성이 있을 것 같아요. 그러면 관광 명소가 될 수도 있겠죠. 하지만 막쿱이 이제 막 설립됐으니 사업 모델을 구상하기 보다는 내실을 다지는 게 먼저인 것 같아요. 또한 주민들과 어우러지는 것도 중요한 과제고요.”
↑ 사진=막쿱 제공 |
Q. 주민들에게 예술적 영향도 많이 끼칠 것 같은데?
“만리동 근처가 재개발돼 집단간의 문화적 격차가 있었어요. 서울시에서 이 부지를 택한 이유가 바로 그거죠. 예술인들이 완충 작용을 해주는 거예요. 오프닝쇼를 기획할 때에도 지역 주민이 없는 쇼는 무의미하다고 판단해 여러 활동을 했어요. 홍보 포스터도 직접 돌리고, 저희가 아는 문화 인사도 초청해 자연스럽게 녹아들도록 했죠. 또 일주일간 어린이 미술교실이나, 성인 대상 미술 강의 등 워크숍을 열어 지역 주민들의 참석을 유도하기도 했어요.”
Q. 막쿱 입주 소감은?
“사실 예술인들은 현실감각이 떨어질 수도 있어요. 하지만 이렇게 모여살면서 직접 관리운영도 해보니 그런 면에서 많이 배우는 것 같아요. 또 여기 들어와서 개인적으로 역량이 업그레이드 된 것 같기도 해요. 만족도가 아주 높습니다. 꼭 예술적인 부분이 아니더라도 건물이나 마을의 완성도가 굉장히 높아 입주자로서 행복합니다.”
이다원 기자 edaone@mkculture.com / 페이스북 https://www.facebook.com/mbnstar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