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N스타 박정선 기자] 명작 ‘피아니스트’(2002)가 지난 18일부터 디지털 리마스터링으로 전국 CGV에서 재개봉했다. 최근 ‘원스 어폰 어 타임 인 아메리카’ ‘말할 수 없는 비밀’ 등 명작들의 리마스터링 버전의 재개봉작들이 연달아 성공하면서 ‘피아니스트’에 대한 기대도 더욱 커지고 있다.
‘피아니스트’는 나치 독일 시대 폴란드를 배경으로 한 실화를 완벽하게 각색했다. 당시 수용소 50만 명의 유대인 가운데 20여 명만이 살아남았고, 그 죽음의 전장에는 블라디슬로프 스필만이라는 한 피아니스트가 있었다. ‘피아니스트’는 바로 영화의 실재인물인 피아니스트 블라디슬로프 스필만의 회고록을 각색한 것이다.
극중 스필만은 기차에서 가족들을 뒤로 한 채 혼자 목숨을 구하고 폐허가 된 마을에서 고독과 공포와 맞선다. 은신생활 중 우연찮게 독일 장교에게 발각되어 생존의 기로에 선 그는 목숨을 내놓은 최후의 연주를 시작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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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o.1 Chopin - Nocturne No. 20 In c# Minor op. posth
이 영화는 조용한 피아노 연주로 시작된다. 폴라드 한 마을에서 화목한 가족과 평화로운 삶을 살던 블라디슬로프 스필만은 유태인이자 훌륭한 피아니스트이다. 1939년 폴란드 바르샤바 2차 세계대전의 불길이 한창 타오르던 당시 블라디슬로프 스필만은 라디오 방송에서 쇼팽의 야상곡 20번을 연주하는데, 스필만이 연주하던 도중 라디오 방송국이 폭격을 당하고 독일군에게 점령당한다.
이 곡은 영화의 마지막에 다시 한 번 등장한다. 독일이 전쟁에서 패한 이후 방송국에 복귀한 스필만이 바로 쇼팽의 야상곡 20번을 연주한다. 죽음의 위기를 넘고 자유를 찾은 스필만이 그토록 갈망하던 피아노 연주에는 평온함과 동시에 은근한 슬픔까지 담겨 있다.
이 곡은 쇼팽의 녹턴 중에 가장 유명한 곡이다. 쇼팽의 청년기 작품이며, 1895년에 출판했다. 이곡은 피아노 외에도 바이올린과 첼로로도 편곡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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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o.2 Chopin - Ballade No. 1 In G Minor op.23
전쟁 중 폐건물에서 은신생활을 하던 스필만이 독일 장교에게 발각된다. 자신의 신분을 ‘피아니스트’라고 밝힌 스필만은 연주를 명령하는 독일 장교에 쇼팽의 발라드 제1번 G단조 작품번호 23번을 연주해준다. 이 장면에서 울리는 감미로운 선율은 전쟁의 암담함과 극명한 대비를 이루면서 묘한 느낌을 선사한다. 슬픔과 절망, 그리고 희망이 동시에 담겨 있는 이 곡은 듣는 이들의 가슴을 뭉클하게 한다.
발라드는 자유로운 형식의 서사적인 음악이다. 독일 중세 가곡의 형식이며, 서정적인 특성을 가지고 있는 리트를 쇼팽과 브람스가 기악화하여 만든 것이 발라드다. 쇼팽은 이 곡을 슈만 앞에서 연주하며 천재성을 인정받게 된다. 또한 피아니스트 블라디미르 호로비츠는 이 곡을 완벽하게 해석해 연주함으로써 연주가의 입지를 단단히 굳히게 된다.
박정선 기자 composer_js@mkculture.com / 페이스북 https://www.facebook.com/mbnstar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