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N스타 금빛나 기자] 2015년 여름 가요계의 키워드는 ‘걸그룹’이다. 6월말에서 7월초까지, 걸그룹 소녀시대, 씨스타, 에이핑크, 걸스데이, 에이오에이(AOA) 등 인기 걸그룹이 동시에 컴백소식을 알리면서 ‘역대급 걸그룹 대전’을 알린 것이다.
바야흐로 걸그룹 춘추전국시대이다. 레드벨벳, 러블리즈, 마마무, 여자친구 등 2014년 6월부터 2015년 6월까지 데뷔한 걸그룹은 10팀이 넘으며, JYP엔터테이먼트 차세대 걸그룹 트와이스, YG엔터테인먼트 걸그룹 등 데뷔를 예고하면서 더욱 늘어날 전망이다.
하지만 빛이 있으면 그림자도 있는 법. 한 쪽에서는 새로운 걸그룹들이 등장하면서 인기몰이를 하는 반면, 또 다른 한 쪽에서는 인기를 얻지 못해 조용히 사라지는 걸그룹 또한 적지 않다. 19일 방송된 MBC에브리원 ‘비밀병기 그녀’는 하루가 멀다 하고 생성되고 사라지는 전쟁터와 같은 걸그룹 생태계에서 살아남기 위해 치열하게 달리고 있는 걸그룹 멤버 10인의 서바이벌을 그려내는 프로그램이다. 즉 아직은 인지도가 높지 않은 걸그룹에게 기회를 주는 동시에, 이른바 ‘덕후몰이 프로그램’으로 시청률을 높이겠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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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송에 앞서 진행됐던 제작발표회에서 ‘비밀병기 그녀’ 연출을 맡은 문상돈 PD는 프로그램을 만든 궁극적인 목적으로 ‘입덕’(팬이 되는 것을 일컫는 신조어)을 꼽았다. 문 PD는 “프로그램을 기획할 때 ‘왜 누구는 뜨고, 누구는 질까’하는 고민으로 출발했다. 그래서 평가단도 전문가 그룹이 아닌 일반인 중에서 걸그룹을 좀 잘 안다는 분들을 뽑아 모셨다”고 설명했다.
‘비밀병기 그녀’에 출연하는 걸그룹 멤버들은 여자친구 예린, 베스티 다혜, 헬로비너스 앨리스, 라붐 솔빈, 스피카 박시현, 베리굿 다예, 타히티 지수, 스텔라 민희, 피에스타 재이, 투아이즈 다은이다. 첫 방송의 주체는 걸그룹 미쓰에이의 멤버 수지 따라잡기였다. 방송에 출연하게 된 10명의 걸그룹 멤버들은 ‘제 2의 수지’가 되기 위해 사진평가, 청순과 섹시를 앞세운 ‘3분 소개 영상 가창력 따라잡기 등 다양한 미션들을 수행하게 됐다.
첫 술에 배부를 수 없다고 하지만 이제 막 시작한 ‘비밀병기 그녀’는 여러모로 부족한 부분을 드러냈다. 이 중 가장 개선이 시급해 보이는 문제 중 하나는 ‘서바이벌’을 표방했음에도 긴장감을 느낄 수 없는 멤버들의 미션 대결이었다. 1등에 대한 보상도, 꼴등에 대한 불이익도 없다 보니 ‘강력한 동기부여’가 부족했고, 이에 대한 출연자들의 치열한 신경전을 엿볼 수 없었다.
여기에 ‘제2의 수지’ ‘제 2의 아이유’ 등 ‘제 2의 ○○’를 앞세우며 그 틀에 맞추려는 모습 또한 아쉽기 그지없었다. 아무리 타산지석, 개개인이 가지고 있는 고유의 매력을 이끌어 내 캐릭터를 구축하기보다, ‘제 2의 ○○’를 추구하는 모습은 결과적으로 개개인이 가지고 있는 매력을 가리는 꼴이 됐다. ‘비밀병기 그녀’에 출연한 멤버들에게 필요한 것은 ‘제2의 ○○’가 아닌 ‘제 1의 자신’이다.
경직된 스튜디오 분위기 또한 예능의 재미를 반감시키는 요인이 됐다. 가수 데프콘, 장수원, 방송인 붐이 MC를 맡았지만, 이른바 셋의 손발은 아직 잘 맞지 않았으며, 예능을 담당할 사람이 적다보니 전체적으로 어색함이 감돌았다.
한편 ‘비밀병기 그녀’는 1회부터 6회까지 개인전을 통해 5명이 탈락하고, 6회부터는 멤버를 교체하는 서바이벌로 진행된다. 매주 금요일 오후 6시 방송된다.
금빛나 기자 shinebitna917@mkculture.com / 페이스북 https://www.facebook.com/mbnstar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