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N스타 박정선 기자] 극장가의 빈익빈부익부 현상은 꾸준히 제기되고 있는 문제다. 물론 트렌드라는 것을 따라가려다 보면 소위 ‘대박’을 친 작품의 성향을 따라가기 마련이다. 하지만 무작정 트렌드만 읽은 행동은 우리나라 영화의 다양성 측면에서 볼 때 확실히 긍정적인 효과를 가져오진 못한다.
최근 극장가를 수놓고 있는 영화는 주로 액션, 범죄, 스릴러로 압축할 수 있다. 현재 박스오피스 상위를 지키고 있는 외화 ‘쥬라기 월드’ ‘샌 안드레아스’ ‘매드맥스: 분노의 도로’ ‘스파이’는 모두 액션의 성격을 띠고 있으며, 국내 영화도 이를 크게 벗어나지 않는다.
국내 영화의 경우 ‘간신’ ‘은밀한 유혹’ ‘나의 절친 악당들’ ‘악의 연대기’ ‘무뢰한’이 일일 박스오피스 10위권 안에 들어있다. 뿐만 아니라 개봉을 앞둔 ‘연평해전’ ‘경성학교: 사라진 소녀들’ ‘암살’ 등도 현재 상영 중인 영화들과 마찬가지로 진한 멜로를 보여주는 작품은 거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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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나마 멜로라고 할 영화는 ‘무뢰한’ 정도다. 오승욱 감독은 언론시사회 이 영화를 두고 “집에 박혀있던 시나리오를 꺼냈다”고 말했다. 배급사인 CGV아트하우스 역시 이 시나리오를 처음 받았을 때 모든 투자배급사들이 거절했던 영화라고 말했다. 그만큼 국내 영화관계자들에게 ‘멜로 영화는 안 된다’는 공식이 각인되어 있다는 것이다.
멜로 대본 자체도 많이 없지만, 그나마 있는 몇몇 시나리오 역시 투자가 쉽게 이루어지지 않는다. 투자자 입장에서도 크게 흥행 성적을 내지 못하는 멜로 장르의 영화에 과감히 투자를 하기란 쉽지 않다.
하지만 이러한 인식이 계속되면 될수록 국내 영화는 다양성 측면에서 악순환을 하게 될 것이 분명하다. 국내 관객들은 주로 스케일이 큰 영화, 대중적으로 감독을 줄 수 있는 가족형 영화, 긴장감 넘치는 범죄 영화 등에 매력을 느끼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그렇다 보니 자연스럽게 멜로 영화는 위축이 돌 수밖에 없다. 이는 결국 멜로 영화에 대한 편견이라고 볼 수 있는데, 국내 관객들은 멜로 영화를 ‘뻔한 감성팔이’ ‘‘뻔한 감동 신파’로 치부하는 경우가 대다수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관객들의 편견을 깰 만큼 탄탄한 시나리오, 또 그에 대한 활발한 투자가 이루어져야 할 것이다.
박정선 기자 composer_js@mkculture.com / 페이스북 https://www.facebook.com/mbnstar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