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N스타 금빛나 기자] 솔직히 말하면 MBC 예능프로그램 ‘일밤-진짜 사나이’(이하 ‘진짜 사나이’)에 출연했던 신예 하이탑에 대한 인식은 그리 좋지 않았다. ‘힙합’을 한다며 껄렁거리는 걸음걸이와 진지한 군대와는 어울리지 않는 가벼운 태도, 그리고 결정적으로 외국에 살다 온 것도 아니면서 외국인보다 더 어색한 ‘교포발음’은 호불호가 갈리기 딱 좋았다. 아니 미안하지만 더 솔직히 말하자면 호(好)보다는 불호(不好)에 더 가까웠다.
‘진짜 사나이’에서 만들어진 편견을 가지고 마주한 하이탑은 의외로 순수했고 또 진실했다. 말을 할수록 드러나는 20대 청년 임현태(하이탑의 본명)와 연예인 하이탑을 넘나드는 그의 매력은 비호감이 아닌 ‘호감’ 가는 ‘사나이임’이 분명했다.
“안녕하세요. 하이탑입니다. 본명은 임현태이고 현재 나이는 22살이에요. 천재 아니면 바보라는 AB형이고 현재 키는 174cm인데 성장판이 닫히지 않아서 더 클 거예요. 이건 진짜예요. 병원 가서 진단받고 왔거든요. 그리고 성격은 음…안 좋게 말하면 산만하고 좋게 말하면 긍정적이라고 할 수 있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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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곽혜미 기자 |
자기소개를 해달라는 부탁해 시시콜콜 사소하게 털어놓는 하이탑의 표정은 영락없는 장난꾸러기였다. 처음 보는 사이임에도 붙임성이 있었고, 환하게 웃는 미소는 어색한 첫 만남의 분위기를 한결 부드럽게 만들었다.
“저는 사람들과 빨리 친해지는 것을 좋아해요. 사람들과 어울리면서 놀랐던 것은 의외로 자로 재고 따지는 관계가 많다는 거예요. 저는 사람들 사이 간보는 것이 싫어요. 성격이 적극적이다 보니 저를 어필하고 싶고 사람들과 빨리 어울려 지내고 싶어요. 물론 받아드리는 건 상대방의 몫이긴 하지만요.”
하이탑이라는 이름을 대중에게 알릴 수 있었던 것은 ‘진짜 사나이’의 영향이 크다. 인기 예능프로그램에 ‘이름도 몰라요 성도 몰라’인 초짜의 등장은 낯설면서도 호기심을 불러일으키기 충분했기 때문이었다.
“처음 ‘진짜 사나이’ 측에서 연락이 왔을 때 저 뿐만이 아니라 회사 식구들 모두 크게 놀랐어요. 출연 전 미팅자리에서 물어봤죠. 왜 저를 택하셨냐고. 그랬더니 PD님께서 유튜브에 올라온 영상을 많이 보셨다고 하시더라고요. 영상을 통해 제 ‘힙합’적인 마인드가 마음에 드셨던 거죠.(웃음) 농담이고요, 어딘가에 얽매이지 않고 자유분방한 모습을 좋게 보시고 투입을 하셨던 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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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곽혜미 기자 |
하이탑의 출연에 반응은 극과 극으로 나뉘었다. ‘신선하고 재밌다’라는 입장과 ‘너무 콘셉트를 잡은 것은 아니냐’는 의견이 나왔던 것이다. 하지만 이 같은 반응에 하이탑은 오히려 기뻐했다.
“솔직히 말하면 저는 정식으로 데뷔도 하지 않은 신인에 불과해요. 공중파에 출연한다는 것에 부담도 있었고…그리고 결정적으로 전 ‘진짜 사나이’가 짜여진 각본이 있는 군대 캠프인 줄 알았어요. 그런데 웬걸, 정말 호되게 당했어요. 훈련 자체도 힘들었지만 대외적인 파도들이 굉장히 셌거든요. 그래도 괜찮아요. 알아보는 사람도 많아졌거든요.”
이름을 알린 것은 좋지만 ‘진짜 사나이’ 출연 파동은 결코 적지 않았다. 무엇보다 가장 많은 공격을 받았던 것은 외국에서 산적도 없는 순수 한국인이 ‘진짜 사나이’에 출연했던 그룹 슈퍼주니어M의 헨리나 방송인 샘 해밍턴을 지나치게 흉내 냈다는 것이었다.
“저도 할말이 있는 게, 거짓말이 아니라 헨리 선배님이나 샘 해밍턴이 출연한 ‘진짜 사나이’ 모니터링 하지 못했다는 거예요. 물론 ‘필리핀 두 달 살다 왔는데 왜 그렇게 말하느냐’고 비난 하는 걸 이해 못하는 건 아이에요. 그런데 진짜 저 친구들과 만나면 이렇게 말하고, 저는 꾸미지 않은 제 모습으로 간 거예요. 제가 유난히 튈 수밖에 없었던 것이 군대라는 장소가 딱딱하고 굳어있는 FM적인 장소이지잖아요. 그 상황에서 외국인도 아니고 한국인인데 말을 그렇게 하니 튈 수 있었던 것 같아요.”
예능프로그램에 출연하면서 인지도는 높였지만, 못지않게 악플을 경험하기도 했다. 어린 나이에 속상할 수도 있는 영역이기도 했다. 이에 대해 말을 하자 하이탑은 의연한 태도로 “아직 어리고 부족하기 때문에 오히려 이를 통해 많이 배워가고 있다. 이렇게 하면 안 되는구나와 같은”이라고 답했다.
“저는 불이라고 하시는 분들도 감사하고, 거론될 수 있다는 것만으로도 행복해요. 이런 말투에 대해 유쾌하다고 봐 주시는 분들도 많고요. ‘진짜 사나이’ 출연 이후 대중과 친해지는 방법을 많이 생각하고 있어요. 어떻게 보면 이른 시기에 찾아온 관심이었기 때문에 악플이라는 것을 보면서 상처도 많이 받았어요. 그래도 후회나 불만은 없어요. 지금 고민은 ‘어떻게 하면 대중들과 친해질까’에요. 저 사람들과 되게 친해지고 싶어요. 아직 못 보여드린 것이 너무 많아요.”
이야기를 하면 할수록 하이탑은 ‘카멜레온’과 같은 남자였다. 현재는 힙합을 했던 하이탑은 어린 시절 콩쿨에서 좋은 성적을 거둘 정도로 피아노를 쳤으며, 사춘기 시절에는 예술고등학교에 입학할 정도로 연기에 푹 빠졌던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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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곽혜미 기자 |
“어렸을 때 피아노를 정말 좋아했어요. 피아노를 전공으로 예술고등학교에 들어가려 했죠. 그런데 어느날 영화 ‘태극기 휘날리며’를 보게 됐고, 보면서 크게 감동을 받았어요. 그리고 결심했죠. 감동을 주는 배우가 되고 싶다고. 이후 목표를 ‘연기’로 바꿨고, 열심히 노력한 끝에 원하고 원했던 계원예고 연극영화과를 입학하게 됐죠. 그렇게 배우의 꿈을 키웠는데 고등학교 때 흑인음악을 듣게 됐는데 정말 충격이었어요. 이런 음악도 있다니. 문화 충격을 받았고, 그 이후 꿈의 방향을 바꿨죠. 음악을 하자 랩퍼가 되자고. 그래서 홍대에 들어갔고 지금 랩을 하게 됐네요”
피아노에 연기, 그리고 힙합에 오기까지. 재주도 많고 욕심도 많은 하이탑은 자신의 롤모델로 배우 겸 가수 양동근을 꼽았다.
“양동근 선배님은 랩퍼면서 연기자이잖아요. 연기할 때 보면 진정성 있고 노래 할 때는 또 달라요. 저는요 음악적으로 다가가면서 연기적인 부분도 많이 보여드리고 싶어요. 여러 가지 역할을 맡으면서 다채로운 모습을 보여주고 싶어요.”
인터뷰을 마무리 하면서 하이탑에게 인생의 목적에 대해 물었다. 하이탑이 말한 인생의 목적은 ‘열심히 하는 사람’이 되는 것이었다.
“저는 어떤 일 하나 하더라도 열심히 하고 싶어요. 내 일을 열심히 하고, 주변인들에게 좋은 영향을 끼치는. 그러면 후회하는 일이 없을 것 같아요.”
금빛나 기자 shinebitna917@mkculture.com / 페이스북 https://www.facebook.com/mbnstar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