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N스타 손진아 기자] 작년에 이어 올해도 KBS 드라마의 활약은 미미했다. 사극부터 가족극, 판타지 의학 등 다양한 장르로 승부수를 던졌던 평일드라마는 대부분 경쟁작에 밀려 기를 펴지 못하는 경우가 줄을 이었다. 그나마 막강했던 주말드라마도 겨우 체면치레할 수 있는 정도였다.
◇ 평일드라마
평일 저녁 시간대 방영됐던 KBS 드라마는 들쑥날쑥한 성적을 기록했다. 이중 첫 회부터 말도 많고 탈도 많았던 ‘블러드’가 끝까지 굴욕을 안고 종영했다. 초반 메디컬과 판타지의 결합한 ‘블러드’는 신선함으로 흥미를 이끌었지만 생소한 장르물인 만큼 반응도 극과 극으로 갈렸다.
베일을 벗은 ‘블러드’는 뱀파이어들이 활약하는 낯선 모습에 다소 부정적인 반응을 보이는 시청자와 취향저격을 당한 시청자로 혹평과 호평 사이를 넘나들었다. 여기에 주연 배우들의 연기력 논란까지 겹치면서 ‘블러드’를 향한 시선은 더욱 부정적으로 굳어져갔고, 결국 신선한 소재와 재미를 앞세웠던 ‘블러드’는 평균 시청률 4%대(시청률조사회사 닐슨코리아, 이하 전국기준)를 기록하며 제2의 ‘굿닥터’로 거듭나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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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개 짜김새가 좋고 배우의 열연이 작품의 완성도를 높여도 대진운이 따라주지 않으면 안타까운 일이 발생하기도 한다. 첫 회 7.1%의 시청률을 기록하며 무난하게 출발했던 ‘왕의 얼굴’은 경쟁작인 SBS ‘피노키오’ MBC ‘미스터백’ 인기에 점점 밀리면서 시청률 부진을 겪었다. 이후 새롭게 시작한 ‘킬미 힐미’를 제치고 반등의 기회도 노렸지만 이마저도 성공하지 못하고 아쉬움 속에서 막을 내렸다.
굴욕만 있었던 것은 아니다. ‘힐러’ ‘착하지 않은 여자들’(이하 ‘착않여’) 등이 밝은 분위기를 이끌어갔다. 이름값 톡톡히 하고 있는 출연진과 탄탄한 연출과 완성도까지 모두 갖추었던 ‘힐러’는 ‘모래시계’ 세대의 자녀들의 이야기로 시청자의 공감대를 자극하는데 성공했다. SBS ‘펀치’ MBC ‘빛나거나 미치거나’에 밀려 9%의 시청률로 종영했지만 시청자의 반응만큼은 뜨거웠다.
특히 3대 여자들의 이야기로 구성됐던 ‘착않여’는 믿고 보는 배우들의 열연과 모두가 공감할 수 있는 이야기에 눈물과 웃음을 쏙 빼놓는 다양한 요소들이 시청자와 완벽한 호흡을 맞출 수 있게 했다. 대본부터 연출, 배우의 삼합(三合)이 완벽하게 조화를 이루어 마지막까지 화해와 성공, 행복 이야기를 모두 담으며 웃음과 감동을 안방극장에 수놓았다.
◇ 주말드라마
주말 저녁 시간대, TV 앞에 모여드는 시청자를 꽉 잡고 있는 대표적인 드라마로 KBS 주말드라마를 꼽지 않을 수 없다. 전통적으로 주말극 강세를 보이고 있는 KBS는 올해 두 배의 긴장감과 두 배의 분노를 느끼게 하는 막장 소재 대신 조금 더 착함이 묻어나는 소재를 버무려 안방극장에 감동과 재미를 선물했다.
‘착한드라마’의 좋은 예를 남기고 기분 좋게 마무리한 ‘가족끼리 왜이래’가 그 대표적인 예로, 최고시청률 43.3%와 전체평균 시청률 31.7%의 기록으로 인기를 입증했다. 주말 드라마 시청률 1위는 물론, 주간 시청률 정상을 지키는 위엄을 과시했던 ‘가족끼리 왜이래’는 아무리 속을 썩여도 눈에 넣어도 안 아플 자식부터 챙기는 아버지의 모습, 가족을 생각하는 마음은 있지만 그보다 먼저 눈앞을 가리는 현실로 무심해지는 자식들의 모습을 생생하게 그리며 소소한 이야기 속에서 전해지는 현실감으로 시청자와 공감대를 형성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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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 이는 곧 부모 세대를 넘어 젊은 세대에게까지도 공감대를 형성하면서 뜻 깊은 교훈과 서로의 고민을 알 수 있고 공감대를 형성해 가족의 의미를 되새겨 볼 수 있는 장을 마련해주었다.
‘가족끼리 왜이래’ 바통을 받은 ‘파랑새의 집’은 현재 시청률 30%를 넘지 못하고 있는 다소 아쉬운 성적이지만 여전히 인기는 유지 중이다. 조미료를 뺀 담백한 이야기와 다채로운 캐릭터, 배우들의 열연이 꾸준히 시청자를 유지하는데 일조하고 있다.
손진아 기자 jinaaa@mkculture.com / 페이스북 https://www.facebook.com/mbnstar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