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N스타 유지혜 기자] tvN 새 월화드라마 주인공으로 나선 배우 김범이 확 달라진 모습으로 시청자들에 합격점을 받았다.
지난 16일 오후 1, 2회 연속 방송된 ‘신분을 숨겨라’에서는 특수수사대 수사5과에 합류하는 차건우(김범 분)와 위험에 빠진 수사5과 민 과장(김태훈 분)을 구출하기 위한 수사5과의 고군분투가 그려졌다.
차건우는 오랫동안 함께 했던 파트너를 잃고, 건달에 복수를 감행했다. 이 사건으로 차건우는 감봉 처분에 좌천을 당했다. 하지만 잠입수사를 하던 민 과장이 거물 조직의 두목 장선생(김민준 분)에 정체를 들키자 비상 상황이 된 수사5과 장무원(박성웅 분)으로부터 영입 제안을 받고 수사5과에 합류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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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신분을숨겨라 방송 캡처 |
차건우는 죽은 여자친구 민태희(김지원 분)의 친오빠이자 선배인 민 과장을 구하고자 장선생의 조직으로 취업, 잠입수사를 시작했다. 그의 활약과 장민주(윤소이 분), 최태평(이원종 분)의 행동력으로 민 과장의 위치를 파악했으나 민 과장은 장선생을 끝까지 파보겠다며 고문 장소에 남았다. 이를 전해 들은 차건우는 상심이 컸으나 곧 자신에게 ‘입문 시험’이라는 명목으로 민 과장을 눈앞에서 죽이라는 명을 받고 갈등에 휩싸인다.
긴박감 있는 스토리와 화끈한 액션으로 60분 분량의 2회를 연속 방송했음에도 늘어지는 기색 하나 없었던 ‘신분을 숨겨라’는 첫 방송에 많은 호평을 받았다. 박성웅, 윤소이, 이원종 등 평소 연기 잘 하기로 소문난 배우들이 모두 모였으니 연기력으로는 흠 잡을 것이 없었다. 평소의 이미지와 많이 다른 ‘상남자’ 역을 맡은 김범에게 쏠린 우려도 다행히 첫 회에서 말끔히 가셨다.
김범은 그동안의 작품에서 멜로 장르의 부드러운 연기를 해왔다. 영화에서는 좀 더 다양한 장르를 경험했지만 특히 드라마에서는 여리여리한 외모와 아련한 눈빛이 인상적인 역할들을 주로 소화했던 터라 ‘액션’과 ‘김범’은 더욱 상상하기 힘든 조합이었다. 다른 배우들의 워낙 수사물과 액션에 자주 출연한 탓에 장르물에는 생소한 김범에 우려가 쏠린 것도 한몫했다.
하지만 김범은 이 드라마를 통해 다른 모습을 보여주겠다는 각오가 대단해보인다. 김범은 ‘신분을 숨겨라’에서 투박함과 묵직함으로 리얼리티를 만들어내는 독특한 액션을 선보인다. 파트너를 죽인 건달에 찾아가 건달패와 싸움을 벌이는 나이트클럽 격투 신이나 장선생 조직으로 잠입하기 위해 필요한 인력 전문 브로커와 전면대결을 벌이는 터널 격투 신은 그 묵직함을 제대로 보여주는 신이 됐다.
액션 뿐만 아니라 눈빛에서도 김범의 각오가 드러난다. 드라마 속 김범의 눈빛에서 ‘짐승’의 본능적인 면모와 계산적이지 않고 정에 따라가는 차건우의 양면을 잘 담아냈다. 특히 김범이 액션 신을 할 때의 눈빛에서는 ‘정말 칼 갈았다’는 느낌이 들 정도로 서슬 퍼런 눈빛을 보여 차건우의 ‘짐승’같은 면이 잘 살아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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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제공=CJ E&M |
김범은 ‘신분을 숨겨라’의 제작발표회에서 차건우로 변신하기 위해 많은 노력을 했음을 전했다. 극중 ‘미친개’ ‘광견’같이 주로 ‘들개’에 비유되는 차건우를 표현하기 위해 동물의 움직임을 익히고자 많은 공을 들였다는 말처럼 김범은 차건우의 액션 포인트가 화려함이 아닌 살기와 생존 본능임을 잘 느끼고 있었다.
그런 분석 때문에 다행히 차건우는 화려함을 추구하고 멋있으려고 노력하는 캐릭터가 아닌, 절박함에 몸부림치는 묵직한 캐릭터가 됐다. 김범의 포인트가 제대로 적중한 셈인데, 그의 적절한 캐릭터 표현과 살벌한 눈빛 표현은 수사5과를 이끄는 장무원 역을 맡은 박성웅의 카리스마에도 짓눌리지 않았다. 등장인물들의 조화가 잘 어우러졌다는 평가는 혼자 ‘오버’할 수도 있었던 차건우의 강약 조절을 김범이 잘 해내며 조화를 우선시 했다는 좋은 평가로 이어질 수 있는 것.
다만 1, 2회에서는 김범의 다부진 ‘각오’가 차건우보다는 김범을 떠올리게 하는 아이러니를 겪게 했다. 김범의 의욕은 좋았으나 때때로 차건우로 보이기보다는 ‘김범이 칼을 제대로 갈았다’는 느낌이 드는 순간들이 생겼다. 하지만 이 또한 회를 거듭할수록 드라마 안에 자연스럽게 녹아들 것이라는 전망이 많다. 김범에 우려를 보내던 시청자들도 “다시 봤다”는 평가로 장르물 주인공으로서의 합격점을 내렸다.
가장 궁금했고 또 우려를 받았던 김범의 변신이 시청자들로부터 만족을 자아내면서 그의 연기는 ‘신분을 숨겨라’의 좋은 출발에 일조했다. 배우들의 호연과 쫄깃한 긴장감이 넘치는 스토리에 시청자들은 앞으로의 ‘신분을 숨겨라’에 더욱 기대감을 높이고 있는 중이다.
유지혜 기자 yjh0304@mkculture.com/페이스북 https://www.facebook.com/mbnstar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