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N스타 유지혜 기자] tvN 드라마 ‘구여친클럽’이 조기종영으로 아쉬움을 자아낸 가운데 배우들의 연기로는 큰 호평을 받아 눈길을 끌었다.
지난 13일 방송된 ‘구여친클럽’ 마지막회에서는 김수진(송지효 분)과 방명수(변요한 분)의 사랑이 깊어지고 다른 등장인물들도 각자의 방식으로 행복을 찾아가는 모습이 그려졌다.
조건(도상우 분)은 방명수의 곁에서 행복해하는 김수진을 위해 결국 자리를 비켰고, 김수진과는 좋은 동료로 남았다. 두 사람은 의기투합해 영화 작업에 매진했고, ‘천재감독’ 조건의 명성과 김수진의 추진력으로 영화는 순조롭게 크랭크인을 하게 됐다. 장화영(이윤지 분)은 파혼을 했던 영재(김사권 분)과 직장 상사와 사원으로 다시 만나 ‘달콤살벌’한 커플이 됐다.
↑ 사진=구여친클럽 방송 캡처 |
라라(류화영 분)와 조건은 묘한 ‘썸의 기류’를 보였다. 조건과 김수진의 영화 크랭크인 기념 모임에서 다시 만난 조건에 라라는 “나도 감독님 눈에 내가 안 차는 거 안다”며 조건을 향한 마음을 드러냈으나 “누가 내가 똑똑한 사람을 좋아한다고 하냐”는 의미심장한 조건의 말에 금세 생기를 되찾았다. 마지막 장면에서 조건을 조 감독이 아닌 “오빠”라고 지칭하는 모습으로 서로의 사이가 각별해졌음을 암시해 눈길을 끌었다.
‘구여친틀’은 김수진과 우정을 나누며 돈독한 사이가 됐고, 방명수와 김수진은 서로의 사랑을 고백하며 행복을 만끽했다. 결국 모든 등장인물들은 각자의 방식으로 행복을 찾으면서 드라마는 ‘해피엔딩’으로 끝이 났다.
드라마는 비록 졸속 전개와 허술한 마무리로 비판을 피하지 못했지만, 배우들의 연기만은 호평을 받았다. 송지효, 변요한 두 주연의 활약도 빛났지만 ‘구여친클럽’에서 제대로 캐릭터를 찾은 이윤지, 류화영, 도상우 등은 ‘재발견’이라는 단어가 쓰일 만큼 좋은 연기를 보였다. 그야말로 ‘구여친들’의 연기력이 제대로 빛난 작품이었다.
일단 이윤지는 ‘구여친클럽’에서 제대로 망가졌다. 집착녀에 논리정연하게 따박따박 말을 잡고 늘어지는 무서운 여자 장화영을 코믹하게 표현했다. 결혼 후 첫 작품이라는 점에서 고민이 많았다는 이윤지는 그간 맡았던 역할들과 사뭇 다른 장화영 역으로 연기의 폭을 넓혔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대사를 찰지게 뱉어내는 코믹 연기와 다른 캐릭터들과의 조화를 이끄는 노련함이 돋보인 이윤지의 활약은 ‘구여친클럽’에서 가장 큰 인상을 남겼다.
↑ 사진=구여친클럽 방송 캡처 |
류화영은 ‘삼류 여배우’ 라라 역을 맡아 처음에는 “너무 섹시 이미지로 굳히는 것 아니냐”는 걱정을 샀다. 하지만 류화영은 그런 시선에 개의치 않으며 라라를 제대로 소화했다. 자신감 넘치는 연기를 통해 그는 자신에게 어울릴 캐릭터가 어떤 것인지 정확하게 알고 이를 표현할 줄 아는 배우라는 느낌을 줬다. 백치미가 톡톡 튀는 라라 캐릭터를 코믹하게 표현하며 이윤지와 ‘구여친클럽’ 코믹을 담당하는 양대산맥으로 활약했다.
청담동 이혼녀 나지아 역을 맡은 장지은은 그동안 긴 머리로 활동하다 나지아 역을 위해 단발로 자르며 역할에 대한 의지를 보였다. 톡톡 튀는 구여친 캐릭터 사이에서 어른스러운 면모로 중심을 잡는 ‘큰언니’ 역할을 무난히 해냈다. 자칫 나지아까지 가벼워지면 구여친은 그저 소란스러운 여자들의 모임이 될 뻔했지만, 나지아의 차분함이 중요하다는 것을 알고 자신의 역할에 충실한 장지은의 연기가 구여친들의 무게감을 잘 잡았다.
도상우는 구여친은 아니지만 드라마에서 눈부신 활약을 보였던 조연 인물 중 하나. 도상우는 까칠한 천재 감독 조건 역을 맡아 확실한 인상을 남겼다. 도상우는 드라마 시작 전 “제대로 연기 변신을 보이겠다”며 의지를 다지는 모습을 보였는데, 겉은 까칠하지만 속은 따뜻한 조건을 밉지 않게 연기해 방명수만큼이나 인기를 얻은 남자 캐릭터로 발돋움했다. ‘구여친클럽’에서 자신에게 딱 맞는 캐릭터를 받아 이를 십분 살려낸 도상우는 전작 MBC ‘전설의 마녀’에서 다소 어색한 연기로 비판을 받았던 것을 모두 청산하게 됐다.
물 샐 틈 없었던 조연들의 열연에도 조기종영을 맞은 ‘구여친클럽’에 애청자들은 진한 아쉬움을 보였다. 특히 전남친 영재(김사권 분)와 다시금 사랑을 시작하려 하는 장화영, 배우로 드디어 날갯짓을 시작한 라라와 그런 라라를 지켜보며 묘한 썸을 타기 시작한 조건 등 아직 조연들의 이야기가 많이 남은 채로 드라마가 종영해버렸기 때문. 톡톡 튀는 캐릭터와 이를 120% 소화해내는 연기자들을 두고도 그간 제대로 활용하지 못했던 드라마 전개가 그저 아쉬울 뿐이다.
그럼에도 이번 ‘구여친클럽’을 통해 연기의 폭을 넓힌 이윤지나 연기력으로 재조명 받은 류화영, 장지은, 도상우 등은 나름의 큰 수확을 얻게 됐다. 그야말로 ‘구여친’들과 조 감독의 활약이 빛났던 드라마였다.
유지혜 기자 yjh0304@mkculture.com/페이스북 https://www.facebook.com/mbnstar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