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N스타 손진아 기자] “이 세상에 극하지 않은 직업은 없다.”
더위를 날려주기 위해 한없이 돌아가는 선풍기를 무심코 보다가도 EBS ‘극한직업’을 보고 나면 조금 달라진다. 상상을 초월하는 힘든 작업환경 속에서도 항상 미소를 잃지 않고 일하는 사람들의 모습을 생생하게 보여주고 있는 ‘극한직업’은 새로운 직업의 환경을 소개하는 것은 물론 삶의 만족도를 새삼 일깨우게 만들어준다.
‘극한직업’은 극한의 직업에 종사하는 삶을 밀착 촬영해 생생하게 보여주는 리얼 다큐멘터리 프로그램으로, 역경을 극복하고 살아가고자 하는 사람들의 숭고한 의지와 잃어가고 있는 직업정신의 가치를 되돌아보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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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작진은 6mm의 밀착성과 역동성을 최대한 살려 활기 있게 극한 직업의 모습을 담아내고 거대한 구조물, 척박한 자연환경에 대항해 인간의 투쟁과정을 다루며 그 과정에서 역경에 굴하지 않고 어떻게 난관을 해결하는지, 그 과정에서 팀워크와 리더십이 어떻게 발휘되는지 등을 보여주고 있다.
김경은 CP는 “보통 어떤 물건을 살 때 그 이면에 있는 건 모르면서 사지 않나. ‘극한직업’을 통해 일하는 사람들을 보면서 어떤 노동들이 있는 지를 구체적으로 전달하고자 한다. 예를 들어 보통은 바나나를 그냥 돈 주고 사버리지만 ‘극한직업’을 봄으로써 내 입으로 바나나가 들어오기까지의 과정을 알 수 있게 되는 것이다. 그러다보니 삶 자체가 남의 극한직업을 보는 점에서 끝나는 게 아니라 한 물건이 나오기 위해서 붙는 수많은 사람들의 노동을 보면서 이 삶의 의미가 생기게 된다“고 밝혔다.
‘극한직업’에는 다양한 직업과 현장이 소개되고 있다. 나무 집을 짓는 사람들부터 황토 가구 제작, 냄비 공장, 구두 제작, 어시장, 대형 유리 시공 등 공사현장부터 생활밀착형 아이템까지 다채롭다.
제작진은 1팀에 PD, 조연출, 자료조사, 작가로 꾸려져 총 4팀으로 구성돼 제작을 진행하고 있다. 보통 촬영은 열흘에서 2주 정도의 시간이 걸리며 테이프 분량으로 따지면 60분짜리로 보통 25개~35개의 분량이 나온다.
촬영 분량도 어마어마하지만 제작진에게 가장 큰 숙제는 섭외다. 기획 회의를 마치고 촬영을 하러 갔다가 엎어지는 경우도 많으며, 촬영하다가 중간에 접고 오거나 아예 거부를 당해서 돌아오는 경우도 다반사인 것. 때문에 항상 제작진은 전체적인 틀 안에서 아이템을 분배해 촬영을 진행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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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윤구 팀장은 “아이템을 찾아도 섭외가 힘든 것도 문제다. 2중, 3중으로 힘든 것 같다. 여러 가지가 맞아야 하고 출연자들이 부끄러워하는 사람들도 많아서 그 부분에서 섭외가 굉장히 어렵다. 또 ‘극한’이라는 단어 자체만 듣고도 고사하는 분들도 많다”고 말했다.
아무래도 출연자가 일반인이기에 섭외 과정에서 많은 어려움을 겪는다. 제작진은 출연자들과 친해지기 위해 많은 이야기를 나누고 때로는 재롱도 피고 막걸리도 한 잔하고 담배도 피면서 그들의 진정한 이야기를 듣기 위해 노력한다.
그렇게 어렵게 섭외까지 마친 후에 촬영에 들어간 제작진은 출연자들의 순수한 땀과 일의 강도를 중점적으로 카메라에 담는다. 노 팀장은 “똑같은 시간대에 편하게 일을 하는 사람들이 있는 반면에 육체적으로 열심히 현장에서 일하는 사람들도 많다. 소소한 행동하나하나, 많이 흘리는 땀 하나하나를 가치를 두고 싶은 게 우리 취지다 보니까 그런 걸 중점적으로 찍으려 한다”고 설명했다.
‘극한직업’을 보는 시청자들은 “삶에 만족을 못하고 불만 가득한 이 사회에 젊은 사람들이 봐야할 프로” “땀의 아름다움” 등이라고 입을 모은다. 제작진들 역시 시청자만큼 삶의 소중함과 만족도에 대해 새삼 깨달으며 ‘사람 냄새’를 느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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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 팀장은 “휴먼 이라는 장르 자체가 결국 사람이야기를 하는 장르이지 않나. 우리가 생각하는 걸 정의 내려서 보여주는 게 아니라 그들의 삶의 가치를 배워보자는 것이다”며 “나뿐만 아니라 PD들이 갔다 오고 나면 굉장히 감동 받고 오는 경우도 많다. 정말 열심히 살고 있고 살면서도 웃음을 잃지 않는 분들도 많다. 그런 분들을 카메라에 담아 시청자들에게 삶의 가치를 더욱 느낄 수 있게 하는 게 또 다른 숙제이기도 하다”고 밝혔다.
손진아 기자 jinaaa@mkculture.com / 페이스북 https://www.facebook.com/mbnstar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