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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자는 여자에게 마카오 카지노 거부 회장의 마음을 사로잡을 것을 제안한다. 간병인이 된 뒤 회장의 마음에 들어 결혼까지 하라는 것. 친구에게 배신당하고 사채업자들로부터 빚 독촉을 받으며 시궁창 같은 삶을 사는 여자는 고민 끝에 위험한 그 거래를 받아들인다.
여자가 회장의 아내가 돼 상속을 받게 되면 거액의 재산을 반반 나누자는 게 남자의 계획이다. 두 사람은 그 계획을 아슬아슬하게 실행해나간다. 돈 많지만 성격 괴팍한 회장의 마음에 들어야 하는 여자는 남자가 알려주는대로 한다.
여자는 서툴고, 남자는 베테랑이다. 회장의 비서이자 혼외 아들인 성열(유연석)이 수년을 계획했으니 당연하다. 하지만 지연(임수정)은 아무런 준비가 돼 있지 않다. 오로지 시궁창 같은 현실 세계에서 빠져나가고 싶었을 뿐이다.
거부 회장(이경영)의 간병인으로 요트에 올랐으나 내렸을 때 21세기 ‘신데렐라’가 된 지연. 하지만 그 신분은 회장의 죽음 이후, 막다른 길목에 선다.
영화 ‘은밀한 유혹’은 이때부터 본격적인 이야기가 전개되고 재미가 뒤따른다. ‘신데렐라’ 이야기가 미스터리 범죄로 변하는 데 흥미롭다. 긴장감도 적절하게 유발한다.
동안 이미지 임수정의 다양한 표정 변화와 연기가 특히 돋보인다. 공포와 슬픔, 불안, 분노 등 시시각각 변하는 표정과 연기가 엄지를 치켜세울 수밖에 없다.
예쁘지 않은 듯하지만 아름다운 임수정의 매력에 빠진다면 흥미롭게 즐길 수 있고, 그 반대라면 설득당하지 못한다. 유연석 역시 치명적인 매력의 남자로 등장, 관객의 믿음을 배신하지 않는다.
살얼음판을 걷는 것 같은 두 사람의 케미스트리는 초반, 중반, 결말 모두 다르게 다가온다. 서로를 이용하는 듯, 끌리는 듯하다가, 다시 또 돌아서 버리는 감정 변화도 영화를 긴장하며 보게 만드는 축이다.
다만 후반부 사건이 빠르게 전개되고 지연이 어려움을 해결해 나가는 과정에서 디테일한 부분 몇몇을 챙기
프랑스 작가 카트린 아를레의 소설 ‘지푸라기 여자’가 원작이다. 110분. 15세 관람가. 4일 개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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