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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라운제이는 새 미니앨범 ‘L.O.L.O’(LIFE OF LUXURY ONLY)' 음원과 뮤직비디오를 3일 공개했다. 그가 영 드로(Young Dro)와 함께 미국에서 발표한 싱글 앨범 ‘아임 굿(I’m Good)’ 이후 국내에서 6년만에 발표하는 신곡이었다.
크라운제이는 컴백에 앞서 대중에게 자신의 한때 실수를 사과하면서도 '힙합 왕의 귀환'을 강조해왔다. 본인만이 미국 정통 힙합을 하고 있다는 자부심의 발로다.
실제 이번 그의 뮤직비디오를 연출한 비디오갓(VideoGod)은 “아시아에서 이처럼 정통 힙합 느낌을 지닌 래퍼를 본 적이 없다. 음악이 정말 좋다"고 칭찬한 것으로 알려졌다. 비디오갓은 미국 오바마 대통령 당선에 힘을 실었던 ‘마이 프레지던트 이즈 블랙(My president is Black)’ 뮤직비디오를 만든 감독이다.
크라운제이의 음원이 공개된 후 음악 팬의 호불호가 크게 갈렸다. "기대 이상의 사운드가 놀랍다"는 반응과 "촌스러운 스타일의 오토튠 도배"라는 악평이 그것이다.
이러한 반응에 대해 크라운제이는 이날 자신의 인스타그램에 "호불호가 갈릴 줄 예상하고 있었다"고 언급했다. 더불어 그는 "우리나라에선 랩을 하면 전부 힙합인 줄 많은 사람들이 착각한다. 국내 일부 대중에게 힙합이 잘못 해석되는 부분도 없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크라운제이의 지적이 옳다. '랩=힙합'은 틀린 공식이다. 랩이어도 힙합이 아닐 수 있고, 노래여도 힙합이 될 수 있다고 전문가들은 설명한다.
강일권 흑인음악전문가(평론가)는 "음악 장르적으로 힙합은 프로덕션(비트 혹은 인스트루멘탈) 면에서, 랩은 보컬 형식 면에서 구분한다. 그래서 보통 힙합 외 랩이 들어간 음악의 장르명을 표기할 땐 '랩'을 병행 표기하곤 한다"고 소개했다.
하지만 강 평론가를 비롯해 다수 전문가들이 크라운제이의 이번 신곡에 실망감을 표하고 있다.
강 평론가는 "크라운제이의 지적이 좋은 말이지만 해당 발언과 별개로, 결국 중요한 건 뮤지션의 음악이다. 음악적 질과 완성도가 아쉽다"고 말했다.
미국 메인스트림(주류) 힙합과 알앤비 신에서 지겹도록 나오고 있는 스타일을 답습해놓고 호불호를 예상했다는 것은 자기기만적이란 주장이다. 또한 사운드적인 부분은 차치하고라도 일단 가사를 너무 고민없이 썼다는 평이다.
강 평론가는 "래퍼는 단순한 이야기를 하더라도 특출난 비유 혹은 재치 있는 라임을 통해 표현한다. 요즘 미국에서도 그 안에 메시지가 실종됐다는 비판이 많아 논란이 있는데, 크라운제이의 음악은 그 논란까지 가기도 민망한 수준"이라고 혹평했다.
다음은 크라운제이의 인스타그램 글 전문이다.
오랜만에 국내에서 노래를 발표한다는 게 저한테는 광장히 뜻 깊습니다. 어렵게 미니앨범 #LOLO 와 #BRB를 내게 되었고 제게 관심을 가져주신 것만으로도 팬 분들께 감사합니다.
오늘 새벽에 발매한 ’LOLO’에 대해 호불호가 반으로 갈렸다라는 말을 주위에서 많이 들어서 그에 대한 제 생각도 한 자 적어봅니다. 사실 저는 반응이 대게 호불호가 갈릴 줄 이미 생각하고 있었습니다.
살짝 음악적으로 말을 하자면, 이번 곡은 LOW대(저역) 음역이 굉장히 강하고 이에 같이 Master(전체) 불륨을 함께 올린다는 건 가장 어려운 부분이고, 음악하는 사람들이 제일 부러워하는 부분입니다.
일반 한국에 나오는 음악들과는 Frequency(주파수)가 훨씬 밑에서부터 시작하기 때문에, 그리고 대부분의 인기 많은 국내 음악처럼 후렴구에서 뻥~하고 터지는 게 없기 때문에, 사실 가요에 귀가 길들여진 사람들에게는 처음 들었을때 약간 생소 하게 들릴 수도 있다고 생각합니다.
우리나라에서 대게 랩을 하면 전부 힙합인줄 많은 사람들이 착각합니다. #힙합이란 랩이 들어간 음악만 힙합이 아니라, 한 사람이 평생 살아가는 라이프 스타일입니다. 트렌드에서도 가장 빠르고, 민감하고, 현재 전세계적으로 가장 인기 높은 음악 장르입니다.
우리나라에선 일부 대중들에게 힙합이 잘못 해석되는 부분도 없지 않습니다. 예를 들어 전엔 무작정 강하고 막 쏘는 랩이 인기가 많았다면 지금은 매우 여유롭고 그 여유로움 안에서 비트와 잘 어우러져 춤이 절로 나올 수 있는 고급스러운 ‘느낌’이 가장 뜨겁습니다.
하지만 힙합을 좋아하는 사람들은 자존심이 강하기 때문에 트렌드를 따라간다고 생각한다면 정말 큰 오해죠. "모든건.. 시간이 지날수록 그 모양이 변하면서 앞으로 발전을 할 뿐입니다."
마지막으로 음악적으로 이렇다 저렇다 말하기보다는 먼저 오랜 시간 저를 기다려 주시고 많은 성원을 아낌없이 보내주는 팬들에게 감사할 따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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