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N스타 박정선 기자] 배우 유해진, 영화에서는 물론 예능프로그램을 통해 대중들에게 제법 친숙한 배우로 자리 잡았다. 예능프로그램에서의 캐릭터로 대중들에게 사랑을 받은 그는 이제 본업인 배우로서 대중들에게 자신의 진가를 발휘할 차례다.
유해진이 출연하는 영화 ‘극비수사’와 ‘소수의견’은 각각 18일과 한주 뒤인 25일 관객들을 만날 채비를 하고 있다. 두 영화 속에서 유해진은 성격이 판이한 캐릭터를 연기하게 된다. 두 역할의 성격이 무척이나 다르다는 것에서 관객들의 흥미를 자극할 것으로 보인다.
먼저 개봉하는 ‘극비수사’는 부산에서 실제로 벌어졌던 유명한 실화를 바탕으로 한 이 작품은 1978년 당시 아이를 구하기 위해 극비로 수사를 진행했던 형사와 도사의 37년 간 감춰졌던 이야기를 담아냈다. 유해진은 극중 도사 김중산 역을 맡아 열연을 펼친다.
부산 일대에서 유명한 백도사의 제자인 김중산은 유괴된 아이의 생사를 두고 여타 점술가와 전혀 다른 사주풀이를 내놓는 것은 물론, 반드시 공길용 형사가 수사에 나서야 한다고 주장하면서 ‘극비수사’에 힘을 실어주는 장본인이다.
앞서 유해진은 작품 속에서 이색적인 직업들을 가진 캐릭터로 폭넓은 연기 변신을 선보여왔다. ‘왕의 남자’에서는 출중한 기예와 걸출한 입담으로 저잣거리를 사로잡던 육칠팔 패러기 중 한 명인 육갑이라는 광대로, ‘타짜’에서는 화투판을 전전하는 타짜 고광렬 역을, ‘해적:바다로 간 산적’에서는 원래 해적이었으나 바다에서 버림받고 산적으로 이직까지 매 작품마다 자신의 매력을 더해 ‘유해진표 캐릭터’를 재탄생 시켰다.
이처럼 그간 유쾌하고 극에 활기를 불어넣는 연기를 보여줬던 유해진은 소신을 가지고 아이를 구한 도사 김중산에 자신의 인간적이고 진지한 면모를 녹여 그만의 남다른 캐릭터를 완성시켰다.
유해진은 지난달 13일 진행된 ‘극비수사’이 제작보고회에서 실존 인물인 김중산 역할을 맡은 것에 대해 “부산 세트장에서 촬영할 때 따님 세 분 중 두 분이 오셨다. 대쪽같이 살아오셨다고 이야기를 해주셨는데 참 부담스러웠다”면서 “그 따님들에게는 기억이 나지 않는 어린 시절에 대한 영화다. 그들이 이 영화를 볼 때 ‘우리 아버님이 저러셨구나’를 느끼실 것 같아서 더욱 조심스러운 게 있다. 따님이 현장에 오자마자 저를 보고 글썽이더라”고 말했다. 그만큼 캐릭터를 그려내는 데 있어서 신중하게 고민한 흔적이 묻어났고, 유쾌한 에너지의 유해진이 아닌, 진중한 모습의 유해진을 기대하게 했다.
‘극비수사’에서 그간 보여주지 않았던 진중한 모습을 연기하는 반면, 한주 늦게 개봉하는 ‘소수의견’에서는 평소 유쾌한 에너지를 발산하는 유해진의 전매특허 연기가 빛을 발할 예정이다. ‘소수의견’은 강제철거 현장에서 일어난 두 젊은이의 죽음을 둘러싸고 대한민국 사상 최초 100원짜리 국가배상청구소송을 제기한 변호인단과 검찰의 진실공방을 둘러싼 법정 드라마다.
유해진은 극중 이혼전문 변호사 장대석으로 분해 윤진원(윤계상 분)의 가장 큰 조력자이자 동료로 활약한다. 복잡한 일, 귀찮은 일은 싫고 현실에 안주하던 대석은 공권력의 이름으로 자행되는 불의로 인해 숨겨두었던 정의감이 고개를 든다. 이 과정을 통해 유해진은 자연스러운 웃음 유발은 물론, 전매특허인 리얼한 연기로 관객들의 공감을 자아낼 예정이다.
tvN 예능프로그램 ‘삼시세끼’ 어촌 편에서 위트를 선보였던 유해진의 진가가 ‘소수의견’에서 또 한 번 관객들의 눈길을 사로잡을 것으로 보인다. 이와 관련해 그는 “영화가 워낙 무겁고 진지하게 받아들일 수 있기 때문에 내 캐릭터만큼은 너무 그렇게 흘러가지 않도록 노력을 했다. 진지한 분위기 속에서도 가벼움을 잃지 않는 거리를 주기 위해 연기에 힘을 썼다”고 말했다.
또 유해진은 “나에게 변호인이라는 역을 맡겼을 때 의아했다. ‘내가 잘 해낼 수 있을까’ 싶었다”면서 극명하게 다른 두 캐릭터에 대해 “‘극비수사’의 도사와 ‘소수의견’의 변호사는 다른 듯 보이지만 한 가지 공통점이 있는 것 같다. 소신을 가지고 사건을 접한다는 공통점이 있다”고 설명하기도 했다.
현재 국내 극장가에 외화들의 강세가 계속되고 있는 가운데, 유해진이 주연으로 나선 두 영화 ‘극비수사’와 ‘소수의견’이 한국 영화에 활력을 불어넣을 수 있을지 관심이다.
박정선 기자 composer_js@mkculture.com / 페이스북 https://www.facebook.com/mbnstar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