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N스타 남우정 기자] 1998년 가요계를 강타했던 영턱스클럽의 ‘정’이 2015년 다시 돌아왔다. 걸그룹 트랜디의 목소리를 타고 전해진 ‘정’은 기존의 뽕끼 있던 음악들과는 확연하게 달라졌다.
20대 초반 나이대인 트랜디 멤버들은 원곡인 ‘정’을 제대로 알진 못한 상태였음에도 중독성 있는 후렴 멜로디만 듣고서도 반했다.
“대표님이 예전부터 ‘정’의 팬이었고 이 곡을 예전부터 받고 싶어했다. 그런데 이번에 좋은 기회로 윤일상 작곡가님께 받게 됐다. 꼭 이 곡을 받았으면 좋겠다고 했었다.”(루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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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곽혜미 기자 |
“사실 예전부터 이 곡을 받고 싶어 했는데 MBC ‘무한도전-토요일 토요일은 가수다’(이하 ‘토토가’) 때문에 리메이크한 걸로 생각을 하시더라. 곡이 더 일찍 나왔어야 했는데 타이밍이 안 맞았다. 원래부터 이 곡을 좋아했고 90년대 감성을 좋아하셨다.”(라율)
영턱스클럽의 ‘정’은 댄스곡이긴 하지만 어딘가 구슬프고 뽕기가 느껴졌다면 트랜디의 ‘정’은 곡의 밑바탕이 되는 기본 멜로디에 세련된 사운드와 사랑스러운 매력을 더했다.
“댄스 브레이크 부분에 팝핀 댄스를 추기도 하고 치어리더 느낌을 주기도 했다. 원곡이 감성적인 곡이라면 저희는 발랄하고 귀여운 느낌을 더했다. 리듬도 신나고 경쾌하게 바꾸었다. 댓글들을 살펴보면 원곡 느낌이 잘 안 난다고 하더라. 그런 콘셉트로 리메이크를 했던 것 같다.”(라율)
트랜디는 의상과 스타일로도 차별화를 뒀다. 당시 힙합 스타일의 의상을 입고 일명 ‘나이키 춤’을 추며 보이시하고 파워풀한 모습을 보여줬던 영턱스클럽과 달리 트랜디의 의상은 독특하면서도 여성미가 넘쳐흘렀다. 상의는 트레이닝복인 반면에 샤랄라한 레이스치마를 입고 무대에 섰다. 스포티함과 러블리함을 동시에 살린 아이템이지만 소화하기가 쉽지 않아 보였다. 하지만 멤버들은 “이 정도는 아무것도 아니다”라며 손을 내저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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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뷔곡인 ‘캔디보이’에 비하면 무난하다. 그 땐 멤버들끼리 만화 캐릭터를 담당했다. 빨간머리앤, 삐삐, 엘프 등으로 변해서 머리색도 주황색, 노란색, 보라색이었다. 옷도 복고풍이었고 단순한 게 없었다. 가수라기 보다는 광대, 코스프레 하는 느낌이었다.(웃음)”(타미)
톡톡 튀는 개성과 해맑은 얼굴로 웃음을 짓던 트랜디지만 이번 앨범이 나오기까지 우여곡절이 많았다. 오랜 연습생 기간을 거쳐 데뷔를 하게 됐지만 데뷔곡인 ‘캔디보이’는 반응을 얻지 못했고 두 번째 앨범은 세월호 사고와 맞물리면서 제대로 된 활동을 못했다. 여기에 메인보컬이던 멤버가 팀을 떠났다. 새 멤버 보나를 영입하긴 했지만 그렇게 시간은 흘러갔다. 이번 앨범 쇼케이스에서 멤버들이 모두 눈물을 보인 이유는 여기에 있었다.
“공백기가 길어서 힘이 들었다. 방송 활동은 2년 정도 하지 못했고 앨범은 1년이나 내지 못했다. 그런데 쇼케이스에 생각보다 많은 분들이 와주셔서 감격했다. 그 동안 고생했던 것도 생각이 나서 울컥했다.”(루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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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무만 봐도 알겠지만 저희는 다른 걸그룹에 비해서 파워풀하고 흔하지 않은 콘셉트다. 또 예쁜 척만 하진 않는다. 대표님이 깜찍하고 특이한 척은 좋아하지만 예쁜 척 하라고 시키시지 않는다. 일상에서도 연예인처럼 입고 다니라며 튀게 하고 다니는 걸 좋아하신다.”
오랜 공백기 끝에, 그것도 이미 대중적으로 인정 받은 곡으로 활동하게 된 트랜디는 가수로서 음악 방송에서 1위를 하는 것도 꿈이지만 쉼 없이 활동을 하는 것이 가장 큰 목표다.
“1위도 좋지만 그룹 이름을 알리는 게 우선이다. 트랜디가 잘 돼야 개인 활동도 할 수 있는 것 같다. ‘정’에 이어서 바로 다음 앨범이 나오는 것도 목표다. 공백기 없이 계속 활동하고 싶다.”
남우정 기자 ujungnam@mkculture.com /페이스북 https://www.facebook.com/mbnstar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