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N스타 금빛나 기자] 배우 여진구에게 새로운 별명이 생겼다. 바로 ‘진구오빠’ 올해 나이 19살, 아직 ‘미성년’의 태를 벗지 못한 97년생의 어린 배우가 내뿜는 성숙함에 푹 빠진 이들이 장난스럽게 불렀던 ‘진구오빠’라는 명칭이, 이제는 여진구를 설명하는 대표 별명으로 자연스럽게 자리 잡은 것이다.
“(‘진구 오빠’라고 듣는 것에 대해) 기분 좋아요. 항상 오빠이고 싶어요. 나는 항상 오빠이고 싶어요. 나이가 많아도 내가 오빠로 느껴지면 오빠라고 불러도 상관없어요. 오빠라고 불러주신 다는 건, 마냥 어린아이로만 봐주시는 것이 아니라 그 분들 감성에 그만큼 만족시켰다는 뜻인 것 같거든요. 진구오빠라고 불러주시면 저야 감사할 따름이죠.”(2015년 5월 KBS2 드라마 ‘오렌지 마말레이드’ 기자간담회 中)
올해로 연기경력 10년차 배우가 된 여진구가 연기를 하게 된 계기는 아주 사소했다. TV 속 배우들이 연기하는 모습을 지켜보고 단순히 TV에 나오고 싶었다는 것이었다. 부모님 역시 대단한 인기를 바리기 보다는, 연기가 어린 아들의 성격개선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판단했고 그렇게 여진구는 대중 앞에 서게 된다.
그가 처음 시작한 연기는 바로 영화 ‘새드무비’였다. 빗속에서 노란 우비를 입고 “엄마 죽지마”라고 울부짖는 연기는 관객들의 눈물샘을 자극하기에 충분했다. 여진구가 연기를 하게 된 계기는 단순했지만, 어린 여진구가 보여준 연기와 그 가능성은 결코 사소하지 않았다.
이후 여진구는 드라마 ‘일지매’ ‘쌍화점’ ‘자이언트’ 등 남자 주인공들의 아역으로 출연하며 연기실력을 차곡차곡 쌓아나갔다. 드라마 ‘자이언트’부터 누군가가 다듬어준 연기가 아닌, 자기 스스로 생각하고 연기하는 것의 재미를 느꼈다는 여진구는 ‘해를 품은 달’을 통해 비로소 빛을 보게 된다.
당시 여진구의 인기는 실로 놀라웠다. 딱 봐도 어린 티를 벗진 여진구였지만 변성기를 지나 안정적으로 자리 잡은 중저음의 목소리는 뭇 누나들의 마음을 설레게 하기 충분했으며, 어린 김유정과의 풋풋한 로맨스는 여느 성인 배우들이 보여주는 사랑연기보다 더욱 달콤했다. 나이는 어리지만 ‘해를 품은 달’을 통해 보여준 여진구의 매력은 결코 어리지 않았던 것이다.
이어진 작품 ‘보고싶다’는 여진구의 가능성을 극대화 시켜준 작품이었다. 이번에는 김소현과 함께 러브라인을 그린 여진구는 극중 주인공 커플의 순수하면서도 아련한 사랑의 추억과 아픔을 보여주며 시청자들을 열광케 했다. 이후 여진구는, 김유정, 김소현과 함께 아역배우에 대한 편견을 깨부수었다는 평과 함께 ‘아역배우 전성시대’의 막을 열게 된다.
시간은 빠르게 지나갔고 주인공의 아역을 주로 담당하며 그 실력을 인정받아왔던 여진구는 물 흐르듯 자연스럽게 드라마의 전체를 이끄는 주연으로서 자리 잡게 된다. 그 시작은 tvN 시트콤 ‘감자별2013QR3’였다. 그때 나이 16살이었던 여진구는 생애 첫 성인연기를 하게 됐고, 7살 많은 누나 하연수와도 어색함 없는 커플 연기를 보여주며, 성공적인 성인 연기 신고식을 치른다.
“중학교 때 연기의 참맛을 느꼈고 여전히 연기에 더 빠지고 느끼려고 노력 중이에요. 10대의 마지막이니까 이를 장식할 만한 학생 역을 연기하고 싶어요.”(2015년 2월 MBN스타와 인터뷰 中)
여진구의 가장 큰 매력은 바로 자연스러움일 것이다. 어리다는 이유로 ‘억지 귀여움’을 강조하지도 않았으며 어설픈 어른 흉내를 내지도 않았다. 그는 있는 그대로를 즐겼고, 꾸미지 않은 순수함은 여진구를 더욱 빛나게 했다.
그의 매력 포인트 중 하나를 꼽자면 그 1순위는 ‘중저음의 목소리’이다. 지금은 모두에게 사랑을 받는 중저음의 목소리이지만, 처음에는 ‘트라우마’라고 여길 정도로 여진구에게 스트레스로 다가왔다. 이에 대해 여진구는 지난 2월 MBN스타와 인터뷰에서 “처음에는 내 마음대로 목소리 컨트롤이 안 됐고, 스스로 목소리가 이상하다는 걸 느껴서인지 말도 없어졌었다”며 “대사와 감정을 잘 전달하는 게 배우인데 난 목소리 때문에 이런 부분이 전달되지 않는 것 같아 스스로 좌절하기도 했다”고 속마음을 털어놓기도 했었다. 만약 여진구가 자신을 억지로 꾸미고자 했다면, 팬들은 지금의 여진구를 만나볼 수 없었을 것이다.
드라마와 영화 등 끊임없이 연기활동을 이어가고 있는 여진구는 현재 KBS2 금요드라마 ‘오렌지 마말레이드’에 출연 중이다. 그가 맡은 역할은 18살의 엄친아 정재민. 10대의 마지막을 장식할 수 있는 학생 역을 연기하고 싶다고 고백했던 여진구는 이후 두 달도 채지나지 않아 그와 가장 가까운 나이의 연기를 하게 됐다. ‘여진구를 위한, 여진구에 의한, 여진구의 드라마’라고 불릴 정도로 여진구가 ‘오렌지 마말레이드’에서 보여주고 있는 매력은 치명적이다. 덕분에 ‘잘 생기면 모두 오빠’라는 말을 앞세우면서 여진구를 향해 ‘진구오빠’라고 부르는 팬들의 수는 점점 늘어나고 있다.
“언젠가는 연애도 하고 싶어요. 아직 여자친구를 사귀어본 적도 없고 썸 타본 적도 없어요. 호감을 느낀 적은 있는데 눈 감아도 생각나는 수준은 아니었어요. 빨리 그런 첫사랑을 경험해보고 싶어요.”(2015년 2월 동아일보 인터뷰 中)
소년은 자라 어린이 된다. 여진구를 위한 말이자, 그에게 가장 잘 어울리는 말이기도 하다. 소년에서 남자로 가는 길목에 서 있는 여진구에게 팬들은 오늘도 이렇게 고백한다. “잘 자라주어서 고맙습니다.”
금빛나 기자 shinebitna917@mkculture.com / 페이스북 https://www.facebook.com/mbnstar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