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N스타 김진선 기자] ‘혜경궁 홍씨’는 한국에서 최초로 선보이는 디엔씨라이브(DnC Live) 작품이다. 디엔씨라이브는 Drama & Cinema Live의 준말로, 뮤지컬이나 오페라가 아닌 연극을 100% 영화 연출 방식으로 제작해 극장에서 상영하는 프로젝트를 뜻한다.
22일 오후 서울 중구 대한극장에서 영화 ‘혜경궁 홍씨(DnC Live)’(이하 ‘혜경궁 홍씨’) 언론배급시사회가 열렸다. 영화가 끝난 뒤 장동홍 감독, 이윤택 연출가, 출연배우 김소희, 영화사 숨의 조충길 대표가 자리한 가운데 질의응답 시간을 가졌다.
이날 이윤택 연출은 “연극의 텍스트는 고전이다. 연극과 영화가 만난다는 것은, 영화가 문학, 철학, 미학과 만난다는 것”이라며 “한국 영화는 형상학적인 것을 다루지 않지 않는가. 내가 만든 연극이 이렇게 장르 영화로 만들어지는 것이, 영화의 다양화와 단계를 높이는 계기가 됐음 좋겠다”고 작품의 의미를 설명했다.
↑ 사진=영화사 숨 |
숨의 이충길 대표는 “감동적인 공연을 보고 나면 그 감동을 몇 시간, 몇 년 또는 평생을 그 여운으로 살 수 있지 않는가. 작품을 다시 볼 수 있을까라는 생각이 들더라”며 “디지털화 될 수 있는 환경 조성이 소비되는 구조가 어떻게 연극에 대한 접근성을 높일까라는 생각을 하게 됐다. 잘 소비시켜서 산업화할 수 있을까에 대해 고민했다”고 작품을 만들게 된 계기를 밝혔다.
연극을 스크린으로 옮긴 데는 분명 의미가 있다. 좋은 작품을 스크린을 통해 본다는 것은 작품을 기록한다는 것이고, 시간이 지나도 즐길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하지만 생생한 현장감을 느낄 수 있는 연극을 스크린으로 접할 때는 더 이상 연극이 아닌 다른 장르다.
이에 대해 이 연출은 “‘혜경궁 홍씨’는 연극도 영화도 아닌 색다른 장르”라며 “연극도, 영화도 아닌 장르로 봤으면 좋겠다”고 밝혔다.
이어 그는 “연극의 강점이 강력한 전달이다. ‘혜경궁 홍씨’는 연극의 라이브의 생동감. 땀을 볼 수 있다는 연극의 강점과 영화로 찍으면서 배우들이 연기가 동력적으로 느껴진다고 생각한다. 연극에서 펼쳐지는 생생한 연기를 극장에서 섬세하게 봤다는 것은 성과”라며 만족을 나타냈다.
하지만 ‘혜경궁 홍씨’이 연극을 스크린을 즐길 수 있는 시작이 될지, 단지 한 작품의 기록물이 될지는 미지수다. 배우들의 힘줄이나, 흔들리는 동공, 섬세한 표정까지 생생하고 가까이 즐길 수 있기는 하나, 장소의 제한을 받지 않고 무한 상상력이 펼치는 스크린에서 연극의 담담함이 스며들 수 있을지 의문이다.
‘혜경궁 홍씨’의 흔들리는 화면, 소리와 맞지 않는 입모양. 무대 회전 등을 고스란히 담은 장면에서 영화의 완성도는 찾을 수 없었으며, 배우들의 움직임이나 작품의 큰 그림을 접할 수 없다는 점은 ‘연극의 기록’이라는 단어로 밖에 채울 수밖에 없는 아쉬움이었기 때문이다.
‘혜경궁 홍씨’는 오는 6월4일에 개봉하며 윤여성, 김소희, 정태회, 황석정이 출연한다.
김진선 기자 amabile1441@mkculture.com/페이스북 https://www.facebook.com/mbnstar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