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회분 방송만으로 거센 후폭풍을 몰고 온 ‘프로듀사’. 하지만 명보다는 암이 많았다. 시청률 10%대 출발, 수치상으론 나쁘지 않지만 출연 중인 배우들을 감안하면 결코 높은 성적은 아니다. 일각에선 “이 배우들 아니었으면 10%대 시청률도 안 나왔다”고 말할 정도.
1회는 그야말로 ‘노잼’이라 혹평 받았고, 2회는 ‘그나마 낫다’ 수준으로 발전했다. 3회에선 과연 ‘재밌다’는 호평을 들을 수 있을까.
◇ 채널 돌리게 만드는 전개, 정말 연출 탓?
1, 2회에서 가장 많은 지적을 받은 건 연출이다. 물론 대본과 연기력 논란도 소소하게 있었지만 산만하고 지루한 연출이 드라마의 가장 큰 문제점으로 대두됐다. 배우들의 대사와 연기는 드라마톤인데 비해 연출법은 페이크 다큐 형식을 따라가다 보니 합이 제대로 맞지 않았다는 지적. 시청자들은 “내가 보는 게 드라마인지 다큐인지 모르겠다”고 아쉬운 목소리를 내기도 했다.
제작진도 이런 여론을 인식했던 걸까. 3회부터는 멜로계의 거장 표민수PD 촬영분이 등장한다는 사실을 공공연히 알렸다. “러브라인도 본격적으로 가동될 예정”이라고 전하기도 했다. ‘거짓말’ ‘풀하우스’ ‘그들이 사는 세상’ 등으로 호평을 받은 표민수 표 멜로가 ‘프로듀사’에 들러붙은 혹평을 씻어낼 수 있을지, 또 박지은 작가의 필력과는 얼만큼 합이 잘 맞을지 기대가 모인다.
◇ 어벤져스급 카메오 군단, 지나치면 오히려 ‘독’
‘프로듀사’는 출연진 만큼이나 화려한 카메오 폭격으로 많은 화제를 모았다. 태티서, 조윤희를 비롯해 윤여정, 금보라, 황신혜, 현영 등이 깜짝 출연해 존재감을 뽐냈다. 또 3~4회에는 박진영과 소속 아티스트 선미 조권 닉쿤 등 JYP사단, YG의 산다라박과 강승윤까지 출격을 예고했으며 장혁, 이영자, 유희열, EXID 하니, 보이프렌드 민우도 합세한다. 화제성이 뛰어난 작품인 만큼 카메오 라인업도 출연진의 명성에 뒤지지 않는다.
그러나 화려하다고 능사는 아니다. 지난 방송분에서 무분별한 카메오 릴레이가 산만한 편집에 한 몫 했다는 평도 적지 않다. ‘1박2일’ 멤버로 출연한 윤여정의 활약이 돋보이긴 했지만, 지나친 카메오 군단은 오히려 스토리 진행을 방해할 수도 있다. 방송사 예능국이라는 드라마적 환경을 잘 살려 카메오들을 적재적소에 배치하는 것 또한 제작진의 과제로 남게 됐다.
오늘(22일) 방송될 3회는 과연 시청자들의 기대를 재미로 채울 수 있을까? ‘프로듀사’ 3회 예고편에 따르면, 제작진의 말대로 등장인물 간의 관계와 러브라인이 좀 더 빛을 발할 조짐이다.
영상에는 라준모(차태현 분)와 탁예진(공효진 분)이 한집에 들어가는 모습을 포착했던 백승찬(김수현 분)이 둘의 사이를 확인하고자 하는 모습이 담겨있다. 이어 승찬은 우유 두 병을 손에 꼭 쥐고 아파트 현관을 터덜터덜 걸어 나오는 모습으로 준모와 예진이 한 집에 산다는 것을 확신하는 듯한 모습을 보인다.
또 얼음처럼 차가운 섹시 여가수 신디(아이유 분)가 승찬에 대한 마음을 점점 키워나가게 되면서 넷의
PD 교체까지 감행했으니, 이제 대본·연출·연기 삼박자가 제대로 합을 맞춰야할 타이밍이다. 더 이상 배우들만으로는 시청률을 견인해갈 수 없다. 소문난 잔치, 에피타이저는 별로였을 지라도 메인 메뉴만큼은 맛있게 먹을 수 있길 기대해본다.[ⓒ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