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딱 너 같은 딸’이 ‘일일극=막장극’ 공식을 과감하게 파괴한다.
18일 오후 서울 상암동 MBC 사옥에서 MBC 새 일일드라마 ‘딱 너 같은 딸'(극본 가성진/연출 오현종 박원국) 제작발표회가 진행됐다.
‘딱 너 같은 딸’은 딸 셋을 최고의 알파걸로 키운 홈쇼핑 호스트 홍애자(김혜옥)와 말끝마다 해병대 정신을 자랑하지만 현실은 주부습진에 시달리는 홀아비 소판석(정보석) 그리고 금수저 물고 태어난 스펙을 가졌지만 어딘지 어수룩한 허은숙(박해미) 등 세 집안이 사돈으로 엮이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그린 좌충우돌 코믹 가족극이다.
연출을 맡은 오현종 PD는 “밝고 공감대 가득한 휴먼 가족 드라마를 만들어보고 싶었다. 저녁 시간대 가족들이 함께 앉아서 볼 수 있는 드라마를 만들어보고 싶다는 생각으로 제작하게 됐다”고 작품을 소개했다.
실제로 이날 예고 영상을 통해 공개된 ‘딱 너 같은 딸’은 기존 일일드라마에서 보기 힘들었던 싱그럽고 청량한 느낌으로 가득했다. 영업왕 소정근(강경준)을 쥐락펴락하는 영업팀장 마인성(이수경) 콤비의 호흡은 물론, ‘여왕벌’ 홍애자의 당당함 뒤에 감춰진 애환이 매끄럽게 그려졌다.
완벽할 것 같은 세 가족이 얽히고설킨 가운데 서로의 결핍을 채우는 과정이 ‘딱 너 같은 딸’이 궁극적으로 그리는 바다. 오PD는 “우리 일상 속에서 완벽함은 없다. 서로 다른 사람들을 만나가면서 부족함을 채워가고 같이 살아가는 게 우리네 생활이라는 메시지를 전하고자 한다”고 설명했다.
수많은 일일드라마에 포함됐던 ‘출생의 비밀’ 코드는 없지만 막장적 요소가 아예 없다고 볼 수는 없을 터. 하지만 이 역시 어떤 방식으로 접근하느냐에 따라 다르게 받아들여질 것이라 자신했다.
오PD는 “연속극은 막장 요소가 없으면 요즘 시청자가 관심 있겠냐는 말을 주위에서도 많이 듣는다. 하지만 기본적으로 건강한 드라마, 가족이 같이 웃으며 볼 수 있는 가족극을 만들고 싶었다”면서 “막장적 요소가 있긴 있지만 다루는 방식에 있어서 다르게, 밝게 하고 싶다”고 말했다.
이어 “나로서도 큰 도전이다. 고부간 갈등이나 사돈간 갈등이 큰 라인으로 세팅되어 있고, 전혀 다른 두 집안 사람이 만나 결혼하는 과정에서 심한 반대에도 부딪칠 것이다. (결혼 반대가) 납치, 폭행, 감금 이렇게 되면 막장이겠지만 일반인들이 상식적으로 받아들일 수 있는 선에서 유쾌하게 그리고자 한다”면서 “막장적 요소를 다르게 표현했구나 하는 지점으로 받아들여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제작발표회에 참석한 배우 길용우는 “출생의 비밀이 없고 밝고 막장이 없는 드라마로 MBC 드라마의 새 패러다임을 제시할 것”이라 자신했다. 18일 첫 방송.
psyon@mk.co.kr/사진 강영국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