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N스타 여수정 기자] 영화 ‘차이나타운’은 배우 김혜수와 김고은의 조합으로 많은 사랑을 받고 있다. 극장가 여배우의 등장이 반갑고 두 사람의 연기 호흡도 좋지만, 이보다 바나나 우유를 좋아하고 일영(김고은 분)을 잘 따르는 홍주가 눈에 들어온다. 행복과 분노 등 감정의 강, 약을 정확하게 조절하는 그의 모습은 섬뜩하기까지 하다.
홍주는 자폐 증세가 있지만 자신에게 친절함을 베푸는 일영을 제2의 엄마로 여기며 보호하려 한다. 그러나 그런 일영으로부터 예상치 못한 오해를 겪게 되고, 이때부터 그를 복수의 대상으로 여기며 ‘쓸 모 있는’ 사람으로서 제 몫을 다하려 한다. 엄태구와의 강렬한 액션 연기도 살벌하게 소화하며 눈길을 끈다.
‘차이나타운’에서 홍주 역을 맡은 조현철은 배우이자 영화감독이다. 이미 다양한 독립, 단편영화 연출과 출연 덕분에 아는 관객들은 그를 알지만, 이번 작품을 통해 좀 더 많은 대중성을 얻게 됐다. 때문에 ‘차이나타운’의 수혜자로 충분히 존재감을 알릴 것 같다.
↑ 사진=스틸 |
조현철은 “카메라 앞에선 부끄러움이 사라지냐”는 장난 섞인 질문에 “여전히 부끄럽다. 부끄러움을 숨기려고 노력하는 것”이라고 또 다시 수줍게 이야기했다. 이는 물론 ‘차이나타운’ 속 자신의 연기에 대한 질문에도 “만족하지 않는다. 내 눈에는 어색한 게, 허술한 부분이 보인다”라고 수줍게 자신의 연기 소신도 밝혔다. 이럴 때 보면 연기와 연출에 대한 그의 애정이 느껴지는 대목이다.
‘차이나타운’에서 복잡 미묘한 홍주의 심리를 잘 묘사했던 조현철. 이에 앞서 ‘서울연애’에선 관객을 적당히 웃기며 적당히 울린다. ‘서울연애-상냥한 쪽으로’는 단순히 배우로서 관객을 만났고 ‘뎀프시롤:참회록’은 그가 연기하고 연출에 참여했다. 때문에 ‘뎀프시롤:참회록’에는 조현철의 느낌이 담겨있다.
↑ 사진=포스터 |
‘뎀프시롤:참회록’에선 180도 다르다. 부스스한 산발 머리로 등장하며 복싱에 일가견이 있는 병구로 나온다. 적당히 순박하고 순수하며 자신 만의 농담을 즐길 줄 아는 인물이다. “머리 때문에 덥지만 콤플렉스가 있어서 안 된다” “비호감이라는 소리를 자주 듣는다” “신명나는 사람이었던 것 같다” 등의 웃픈 농담을 내뱉기도 하는데, “농담하는 걸 좋아하는데 나만의 농담이있다”고 밝힌 조현철 만의 개그 코드가 느껴진다. 말투 역시 가장 그답다.
또한 판소리에 맞춰 복싱을 하는 날렵한 모습부터 치매와 자폐 연기를 리얼하게 소화하는 모습까지 다양한 조현철을 만날 수 있다. ‘차이나타운’에서의 섬세한 연기가 많은 노력 끝에 나온 것을 새삼 느낄 수 있어 그의 앞으로가 기대되는 중이다.
여수정 기자 luxurysj@mkculture.com / 페이스북 https://www.facebook.com/mbnstar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