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거리 캐스팅으로 시작, 모델과 배우 병행
“홍종현의 코미디, 이런 모습도 있다는 걸 좋아해 주셨으면…”
“진세연과 애정신, 어려웠는데 촬영 후 친해졌죠”
“연기 지적 기분 나빴냐고요? 저만 손해, 배워야죠”
![]() |
모델 출신인 배우 홍종현(25)은 김영광, 이수혁, 김우빈, 성준 등 모델 출신 배우들과 함께 안방과 극장에서 종횡무진 활약하고 있다. 지난 2011년 드라마 ‘화이트 크리스마스’에서 함께 출연한 뒤, 각자가 주목을 받고 있다.
홍종현에게 선의의 경쟁 상대는 누구냐고 물었다. “김우빈 빼고 전부”라는 말이 돌아왔다.
“우빈이는 정말 잘하고 있잖아요. 감히 저와 비교할 수 없죠. 우빈이가 좋은 자극제가 되긴 해요. 우빈이 보면 더 열심히 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어요. 사실 우리들은 서로에 대해 뭘 평가하거나 하지는 않아요. 응원할 뿐이죠. 각자 잘하고 있는 것 같아서 보기 좋아요.(웃음)”
홍종현의 시작은 길거리 캐스팅이었다. 10년 전 “모델이 되고 싶다”는 꿈을 꿨던 중학생 홍종현은 길을 가다 연예기획사 관계자의 명함을 받았다. 사무실에 호기심 반, 기대 반으로 찾아갔다. 말로만 듣던 길거리 캐스팅 제의를 받으니 기분이 좋기도 하고 궁금하기도 했다. 하지만 ‘뭔가 이상한데?’라는 생각이 들어 뒤도 안 돌아보고 나왔다. 그를 계속 붙잡는 직원에게 “제가 알아서 할게요”라는 말을 남겼고, 2007년 결국 모델로 데뷔했다.
연기자라는 꿈도 갖게 된 홍종현은 모델과 배우를 병행할 수 있는 회사를 찾았고 모델 데뷔 이듬해 단역과 조연으로 다양한 작품에 출연할 수 있었다. 열정적으로 오디션을 보러 다녔고 쟁취했다. 예능 프로그램에도 출연해 새로운 모습을 보여줘, 10대와 20대 팬들의 호응을 얻었다. 지난해 드라마 ‘마마’를 통해서는 연하의 순정남을 연기해 30~40대 팬까지 얻게 됐다.
‘마마’가 끝난 뒤, 홍종현은 영화 ‘위험한 상견례2’에 출연하고 싶다는 욕심을 부렸다. 휴식이 필요했지만 조금은 밝고 유쾌한 역할로 기분전환을 하고 싶었기 때문이다.
그는 “‘꼭 코미디를 해야 해!’라는 생각은 아니었다. 차가워 보일 수 있는 면이 많은 캐릭터를 해서 다른 모습을 보여드리고 싶었다”며 “한 가지 이미지로만 기억되는 건 좋은 게 아니라고 생각했다. 영화 대본을 봤는데 제가 망가지는 모습도 재미있고, 액션과 로맨스 등 여러 가지 면을 보여드릴 수 있다는 게 참여한 이유 중 가장 컸던 것 같다. 나름 성공적인 선택이라고 생각한다. 많은 분이 ‘홍종현에게도 이런 모습이 있구나!’라며 좋아해 주시면 좋겠다”고 바랐다.
![]() |
홍종현은 “감독님이 내게 코미디를 전적으로 맡기시지는 않았다. 과장된 상황을 잘 풀어나가는 철수의 모습을 원하셨다”며 “처음에는 사실 자신도 없었는데 코미디의 맛을 살짝 보고 나니깐 욕심이 생기긴 했다”고 웃었다.
“다음에는 좀 더 웃기는 코미디를 보이고 싶다는 생각이 들어요. 팬카페 들어가서 글들을 가끔 보는데 새로운 모습이라서 즐거워하며 봐주신 것 같더라고요. 기분이 좋았죠(웃음). 아마 이번 작품에서 이제까지 연기한 것 중 NG를 가장 많이 내지 않았나 싶어요. 제 아빠 역을 맡았던 신정근 선배 등 정말 재미있으시더라고요. 진지하게 연기하시니깐 더 웃겨서 NG를 낼 수밖에 없었다니까요.”
영화는 웃음이 중심이긴 하지만, 홍종현에게는 다른 임무도 있었다. 영희와의 결혼 승낙을 받으려면 경찰이 되어야만 하는 철수를 위해 달리고 뛰고, 또 액션도 선보여야 했다. 홍종현은 틈나는 대로 액션 스쿨을 찾았지만 시간적 여유가 별로 없어 많이 연습하지 못한 걸 아쉬워했다. 그래도 “현장에서 부딪히면서 많이 배웠다”며 “액션을 해보니 맞는 사람이 중요한 걸 알았다”고 웃었다.
쓰레기차 위에서 구르는 장면도 있다. 스크린인데도 정말 냄새날 것 같은 장면이다. 고생했겠다고 하니 “재미있었다”고 웃었다. “사실 먹어도 될만큼 신선한 재료들이었어요. 향긋하고 맛있어 보이는 음식들이었는데, 한데 섞이고 음식물 쓰레기가 되니 냄새가 이상하고 생각보다 찝찝하긴 하더라고요.그래도 재미있는 경험이었던 것 같아 좋아요. 언제 이런 걸 해볼까 생각했죠. 하하하.”
![]() |
애교있는 여성을 좋아할 것 같다고 하니 홍종현은 “티가 나는 애교는 그다지 좋아하지 않는다. 자연스럽게 묻어나는 애교가 좋다”고 했다. 그렇다면 영화에서처럼 좋아하는 여성을 부모님이 반대하는 상황이 온다면 어떻게 할까. “저도 쉽게 포기할 것 같진 않은데요? 될 때까지 노력할 것 같아요.”
홍종현의 필모그래피를 찾아오면 작품 수가 꽤 많다. 경험 쌓는 게 중요하다고 생각해서 안 가리고 참여했다. 비중 있는 역할을 처음부터 했으면 스스로 부담스러워했을 거란다. 그는 “작은 역할부터 차근차근했기에 현장에 대해 부담 없이 흥미를 느끼면서 일을 할 수 있었던 것 같다”고 회상했다. 사실 떨어진 오디션까지 합하면 3배수가 넘는다. 많은
“처음에는 모든 게 어설프니깐 말하는 것부터 대사까지 다 지적받았어요. 친절하게 알려주셨고, 열심히 배웠죠. 연기 지적에 기분 나빴던 적은 없었느냐고요? 아니요. 제가 생각했던 것과 달랐다면 왜 그런지 물어봤던 것 같아요. 기분 나빠 봤자 저만 손해죠. 배워야죠.(웃음)”
jeigun@mk.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