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주(전북)=MBN스타 여수정 기자] 훈남 이미지가 강했던 배우 백성현이 제대로 망가졌다. 거침없이 욕설을 내뱉는가하면, 울고 웃으며 청춘의 성장통을 기꺼이 맞이한다.
백성현은 영화 ‘스피드’로 약 2년여만의 스크린 컴백을 알렸다. 개봉 전 제16회 전주국제영화제(JIFF) 코리아 시네마스케이프에 초청돼 관객을 만났다. 오랜 만의 컴백이라 기다린 관객이나 완벽한 변신에 성공한 그에게나 ‘스피드’는 여러모로 의미가 깊다.
‘스피드’에서 백성현은 잘나가는 한류가수였지만 마약 스캔들로 위기를 맞는 마구림 역을 맡았다. 대중에게 익숙한 훈남 백성현은 없지만, 오묘한 매력으로 관객을 들었다놨다하는 쾌남 백성현이 있어 기다린 보람이 있다. 이전 작품 속 모습과는 180도 달라 배우에게도 변신에 대한 갈증을 해소한 듯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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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MBN스타 DB |
전주 완산구 영화의 거리 지프광장에서 열린 무대인사에서도 백성현은 “나도 아직 청춘”이라며 “어떤 선택이나 실수를 하든지 허용이 되고 용납이 되는 게 청춘 아닐까 한다”고 자신이 생각하는 청춘의 의미를 설명하기도 했다.
앞서 백성현은 ‘말아톤’ ‘키드 갱’ ‘울학교 이티’ ‘구르믈 버서난 달처럼’ ‘차이나 블루’ 웹드라마 ‘연애세포’ 드라마 ‘사랑은 노래를 타고’ ‘아이리스2’ ‘빅’ ‘인수대비’ ‘그저 바라 보다가’ 등에 출연했다. 다양한 필모그래피가 알려주듯 그의 연기는 흠 잡을 데 없고 캐릭터 소화력 역시 어색함이 없다. 때문에 ‘스피드’ 속 구림으로 망가지고 코믹한 연기를 선보여도 자연스럽다. 마치 몰랐던 백성현의 또 다른 자아를 보는 것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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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처럼 스피드한 고등학교 시절이 지나고, 한류가수로서 존재감을 드러낼 때 백성현의 진가가 드러난다. 한때 잘나가던 자신을 몰라주는 편의점 아르바이트생에게 “나 마구림이야”라고 반복 질문하며 굴욕을 맛보고, 노력에도 몰라주자 히트곡을 틀며 춤에 몸을 맡기는 그의 모습은 웃프다.
극 초반 웃기고 제대로 망가졌던 백성현은 후반에 갈수록 진지해지고 성장통의 고통을 오롯이 전달한다. 마약에 의존하며 잠시나마 행복해하는 표정은 물론, 자아정체성과 성정체성에 대한 고뇌, 최상의 자리에서 나락으로 떨어진 자의 공허함, 쓸쓸함 등의 복잡한 감정선을 소화하며 관객의 이해도를 높인다. 내용이 다소 ‘병맛’이고 난해해도 그의 연기 덕분에 충분히 이해가 가능하다.
‘스피드’는 이제 막 21살이 된 청년 추원, 구림, 대성, 그리고 서원이 등장, 앞도 보이지 않는 어두운 삶을 난폭하고 거칠 것 없이 질주하며 겪는 청춘들의 잔혹한 성장기를 담은 이야기다. 오는 5월 개봉예정.
여수정 기자 luxurysj@mkculture.com / 페이스북 https://www.facebook.com/mbnstar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