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N스타 유명준 기자] “나~ 나나 나나나나~ 나나나나~ 헤이 주드”
무대 위 가수가 없음에도 불구하고, 4만5000여 팬들은 비틀즈의 곡 ‘헤이 주드’(hey jude)의 후렴구를 계속 열창했다. 그러자 무대 위 불은 켜지고, ‘전설’ 폴 매카트니가 다시 걸어 올라오더니, 관객의 ‘떼창’에 호응해 ‘헤이 주드’의 후렴구를 다시 연주했다. ‘떼창’의 데시벨은 올라가고, 그에 맞춰 ‘전설’의 연주도 이어져 나갔다. 2일 오후 서울 송파구 잠실종합운동장 주경기장에서 열린 폴 매카트니 첫 번째 내한공연 ‘아웃 데어’(OUT THERE)의 앙코르 무대가 펼쳐지는 순간의 모습이다.
↑ 사진제공=현대카드 |
폴 매카트니는 비틀스 4집 앨범에 수록된 ‘에잇 데이즈 어 위크’(Eight days a week)를 첫 곡으로 선보인 후, 2시간 40분 동안 무려 37곡을 쏟아냈다. 72살이라는 나이 따위는 관객들의 머릿속에서 순식간에 잊혀졌다.
비틀즈 활동 때부터 물 한 모금 마시지 않고 무대 위에서 노래하던 습관은 한국 공연에서도 이어졌다. 노래를 부르고, 악기를 다루고, 관객들의 호응에 답해주고, 자신의 가슴을 치며 기억하겠다는 모습을 보일 뿐이었다. 월드 투어 때마다 현지어로 인사를 하던 모습도 똑같이 보였다.
폴 매카트니는 “안녕하세요, 서울. 한국 와서 좋아요. 드디어” “대박” “고마워요” “함께 해요” 등의 말로 한국 팬들의 호응을 유도했고, 영어로 말을 건넬 때는 무대 양 옆 스크린에서 친절하게 한글 자막을 보여줬다.
곡을 부르기 전 곡에 얽힌 사연들도 들려줬다. ‘페이퍼백 라이터’(Paperback writer)를 부르기 전에는 기타를 가리키며 “1960년대 녹음할 때 실제 사용한 바로 그 기타다”라고 말했다.
또 ‘마이 밸런타인’(My valentine)을 부르면서는 “낸시(현 부인)를 위한 노래”라고 소개했고, ‘메이비 아임 어메이즈드’(Maybe I'm amazed))를 부르면서는 첫 부인 린다를 위한 노래라고 언급했다.
이날 공연 시작 후 40여 분가 지난 시점에서 비가 내리기 시작했다. 다소 굵은 빗방울에 관객들은 주최 측에서 나눠준 하얀 색 우의를 입었는데, 의도치 않게 폴 매카트니를 향한 하얀 색 물결이 되고 말았다. 특히 비틀스의 곡 ‘롱 앤드 와인딩 로드’(Long and winding road)에선 1층 관객 전원이 하트가 그려진 종이를 들어 무대를 향해 흔드는 장관이 연출됐는데, 하얀 색 물결 위 하트는 더욱 더 뚜렷했고, 이에 폴 매카트니는 열광적인 한국 팬들을 향해 ‘투 굿, 투 그레이트’(Too good, too great)‘라며 감탄했다.
공연의 절정은 폴 매카트니가 ‘렛잇비’(Let it be)의 나지막하게 시작할 때부터였다. 4만5000여 관객은 일제히 휴대폰 불빛을 흔들며 ‘떼창’을 선보였다. 그동안 온전히 폴 매카트니의 목소리와 연주에만 집중하던 관객들의 ‘떼창’은 폴 매카트니조차 흥분케 했다. 이 분위기는 ‘리브 앤 렛 다이’(Live and let die)로 이어져 화려한 폭죽쇼와 함께 공연장을 흔들었다.
그러나 절정은 역시 ‘공식적 마지막곡’ ‘헤이 주드’(hey jude)였다. ‘렛잇비’의 ‘떼창’보다 더 커진 목소리를 ‘떼창’의 진수를 선보인 관객들은 후렴구 ‘나~ 나나 나나나나~’가 나오자 후렴구가 적힌 종이를 머리 위로 올려 흔들었다. 이에 폴 매카트니는 감격한 표정으로 손으로 입맞춤을 날렸고, 두 손을 번쩍 올린 후 자신의 심장 부근을 두드렸다. 급기야 ‘남자만’ ‘여자만’ ‘다 함께’를 외치며, 관객들의 ‘떼창’을 지휘했다.
비틀즈 결성 53년 만에 한국에 처음 찾은 폴 매카트니는 “다음에 꼭 다시 만나
유명준 기자 neocross@mkculture.com / 페이스북 facebook.com/you.neocros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