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혜수가 눈빛과 감정만으로 전하는 액션 누아르라니…
김고은의 악전고투도 눈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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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 김혜수의 눈빛이 이랬던가? 거칠고 푸석거리는 외양과는 다르게 반짝거리는 눈빛이 초반부터 시선을 사로잡는데, 엔딩크레딧이 올라가고 나서도 그 눈이 잊히지 않는다.
살아 돌아온 어린 일영(김수안)에게 자장면을 시켜주라고 말하는 엄마(김혜수). 아이는 엄마에게 “곱빼기”라고 말하고, 엄마는 알듯 모를 듯한 눈빛으로 쳐다본다. 그 장면부터 강렬함의 시작이다.
김혜수의 연기는 격투 하나 없는데 액션을 본 듯하기도 하다. 직접 몸을 쓰지 않아도 감정으로만 액션 장면의 합이 느껴질 정도다. 영화 ‘차이나타운’ 곳곳에서 보이는 김혜수의 존재감이다.
오직 쓸모 있는 자만이 살아남는 차이나타운에서 그들만의 방식으로 살아온 두 여자의 생존법을 그린 이 영화에서 김혜수는 냉혹하고 비정한 세상 차이나타운의 실질적 지배자인 엄마로 나온다.
태어나면서부터 지하철 10번 보관함에 버려진 아이라 ‘일영(1, 0)’이라 이름 붙여진 소녀가 악전고투해야 하는 전개로, 소녀가 주인공이다. 하지만 엄마는 뛰는 놈이 위에 나는 놈이다. 암흑세계의 신적인 존재로 강렬한 분위기를 제대로 전한다. 엄마의 전사가 하나도 없지만, 후반부 한 장면으로 모든 것이 설명된다. 일영에게서 엄마의 모습이 고스란히 드러난다. 섬뜩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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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드럽지 않은, 또 설명이 부족한 듯한 전개는 매끈하게 빠지지 않은 느낌이다. 그래도 흥미롭다. 일영과 엄마 사이에서 벌이지는 일들은 다른 주변 인물들과 엮이면서 남자들의 그것인 것처럼 흘러간다. 눈을 감게 만들고, 깜짝 놀라게 할 장면들도 꽤 있다.
엄마와 일영 주위 캐릭터들의 연기도 엄지를 치켜세우게 한다. 고경표는 웃음기를 지웠고, 엄태구는 걸걸한 목소리로 관객을 사로잡는다. 지적 장애를 가진 홍주를 연기한 조현철의 연기도 탁월하다. 전체적 분위기와 박보검의 연기가 안 맞는 듯하지만, 일영에게 자극을 주는 존재로 해야 할 역할을 톡톡히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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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eigun@mk.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