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N스타 유지혜 기자] 요즘 음악 추리쇼라는 장르로 선보이고 있는 Mnet ‘너의 목소리가 보여’(이하 ‘너목보’)와 MBC ‘일밤-복면가왕’(이하 ‘복면가왕’)의 기세가 무섭다.
프로그램이 끝나기 무섭게 출연자들은 실시간 검색어 순위에 오르고, 다음 날까지도 화제다. 화제성만큼은 입증된 두 프로그램은 ‘음악 추리쇼’라는 독특한 장르를 내세워 비슷한 시기에 시작하는 등 공통점이 많아 자연스럽게 경쟁 구도를 형성했다.
음악 추리쇼라는 장르는 ‘너목보’에서 먼저 내세웠다. 곧 이어 ‘복면가왕’도 음악과 추리, 반전을 혼합한 프로그램이다. ‘복면가왕’은 설 특집 프로그램으로 편성돼 진행됐으나 반응이 좋아 4월에 정규 프로그램으로 편성됐다. 파일럿 프로그램 당시 ‘너목보’와 1주일 격차를 두고 방송해 더욱 두 프로그램에 눈이 쏠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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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제공=CJ E&M |
비슷한 점도 많지만 두 프로그램은 각자의 매력이 있다. ‘너목보’는 음치와 실력자를 가려내는 프로그램이다. 노래 고수와 음치가 서로 고수인 척을 하면 판정단과 초대 가수는 그 중 진짜 고수를 찾아내야 한다. 고수로 지목된 사람이 음치인 것이 밝혀지는 순간은 웃음을 자아내고, 음치로 지목돼 탈락한 사람이 뛰어난 노래 실력을 뽐내면 충격을 안긴다.
방송 내내 긴장감과 궁금증을 자극하는 ‘너목보’는 추리가 더욱 강화된 음악 프로그램이다. 각 스테이지도 노래 실력을 뽐내는 것이 아닌, 추리의 단서를 제공하는 내용으로 구성됐다. 짧게 목소리 들어보기, 립싱크 해보기와 같은 미션이 주어지는 것이다. 노래 실력을 먼저 감상하고 반전을 선사하는 다른 프로그램과 달리, ‘너목보’에서는 노래 실력 자체가 반전의 요소다. 노래 실력이 공개되는 순간 주어지는 반전은 가장 극적인 효과를 자아낸다.
일반인 출연진으로 ‘미스터리 8인’이라는 도전자 군단을 구성한 것도 눈여겨볼 만 하다. 실력자는 대부분 오랫동안 가수를 꿈꾸다가 지금은 생업에 종사하는 등 일종의 사연을 가진 사람들이다. 이런 사연들 덕분에 프로그램은 감동 요소도 포함할 수 있었다. 깜짝 놀랄 실력을 가진 일반인이 화제를 이끌기도 한다. 나얼만큼이나 실력이 좋았던 ‘울산 나얼’ 등이 대표적인 사례다.
하지만 일반인 출연진이 때로는 오해를 부르기도 한다. 시청자 사이에서는 “연예인 지망생들을 위한 프로그램”이라는 우스갯소리도 나온다. 실력자는 현재 가수 지망생인 경우가 많고, 음치인 도전자도 뮤지컬, 개그맨 등의 연예인 지망생이 많기 때문이다. 실제로 레이싱모델 연지은은 ‘너목보’에 출연이 후, 곧바로 걸그룹으로 데뷔해 “데뷔 전 얼굴 알리려고 출연했다”는 쓴 소리를 들어야 했다. 반전의 순간을 증폭시키기 위해 일부러 실력 공개 직전의 순간을 다섯 번 이상이나 재생시키는 연출도 불편하다는 지적도 있다.
‘복면가왕’은 노래 실력이 저평가되거나 아직 빛을 보지 못한 연예인들이 가면을 쓰고 등장해 편견 없이 노래실력만으로 평가를 받는 프로그램이다. 이 프로그램은 일반인 출연자가 도전을 하는 여타 다른 프로그램과 달리, 현직 연예인들이 등장한다는 점에서 차별화를 이루고 있다. 이 때문에 추리보다는 ‘발굴’에 초점을 맞춘 분위기다. 승자가 가면을 벗는 게 아니라 패자가 가면을 벗고 정체를 공개한다는 것도 새로운 방식이다. 탈락자들은 어김없이 화제의 주인공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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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제공=MBC |
설 무렵 방송된 파일럿 프로그램에서 가장 혜택을 받은 이는 걸그룹 이엑스아이디(EXID)의 솔지였다. 그는 뛰어난 노래 실력으로 모두로부터 기립박수를 받았는데 정체가 공개된 후 걸그룹이라는 점에서 사람들을 더욱 놀라게 했다. 비원에이포(B1A4) 산들 또한 최근 ‘복면가왕’에 출연한 후 화제를 모았다. 이들은 ‘복면가왕’을 통해 아이돌이라는 편견을 깨고, 보컬리스트의 면모를 대중에 선보였다. 숨은 실력자를 발굴한다는 점에서 ‘복면가왕’은 가수들에게도, 시청자에게도 많은 의미를 남기고 있다.
하지만 ‘복면가왕’은 우승자가 가면을 벗지 못하는 독특한 시스템 때문에 패자가 화제에 오르는 아이러니를 겪고 있다. 우승자는 ‘왕중왕전’과 같이 우승자들끼리 모여 결전을 벌이는 그 때까지 정체를 공개하지 못한다. 오히려 패배를 해야 이득이라는 말도 나오고 있다. 또한 전체적인 전개가 탈락자의 정체가 공개되는 그 순간에 집중돼 있어 간혹 중반에 힘을 잃기도 한다. 아직 공개되지 않은 우승자의 정체를 밝히려는 ‘누리꾼 수사대’의 활약에 맞서 보안을 지켜야 하는 것도 ‘복면가왕’의 여전한 숙제다.
이처럼 두 프로그램은 비슷한 듯 확연히 다른 매력으로 시청자 사이에서 매 회 화제를 일으키고 있다. ‘너목보’와 ‘복면가왕’ 측은 분명 다른 프로그램임을 선언하며 서로를 의식하지 않는 분위기지만, 시청자들은 ‘너복보’와 ‘복면가왕’을 비교하며 보는 재미도 쏠쏠하다는 반응이다. 이에 과연 음악 추리쇼인 두 프로그램의 진검승부가 이뤄질 수 있을지 시청자들의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다.
유지혜 기자 yjh0304@mkculture.com/페이스북 https://www.facebook.com/mbnstar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