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N스타 이다원 기자] “‘영스트리트’가 같은 시간대 청취율 1위 달성시 청취자 한 명과 결혼식을 올릴게요!”
SBS 파워FM ‘이국주의 영스트리트’(이하 ‘영스’) DJ 이국주가 파격 청취율 공약을 내걸었다. 같은 시간대 라디오 프로그램 가운데 1위를 달성하면 청취자 한 명을 뽑아 보이는 라디오에서 결혼식을 올리겠다고 약속했다. 그만큼 이국주에게 ‘영스’는 중요한 존재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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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곽혜미 기자, 디자인=이주영 |
◇ 코너1. 이국주 뒤흔든 ‘영스’, 어떤 매력 있길래?
‘영스’는 지난 1996년 SBS파워FM 개국과 함께 시작된 관록의 프로그램이다. 당시 김예분, 채리나, 이지훈, 클릭비, 장근석 등 수많은 DJ를 거쳐 지난 2007년 4월 박정민·허영생 더블DJ를 끝으로 폐지됐다.
그러나 지난 2010년 3월 SBS 라디오 봄개편과 함께 ‘영스’는 청취자 품으로 다시 돌아왔다. 김희철이 DJ로 발탁돼 이듬해 6월까지 부스를 채웠고, 이후 황광희·김예원, 붐, 케이윌 등이 DJ 배턴을 이어받아 청취자와 호흡했다.
이국주는 지난 1월5일 ‘영스’ DJ로 입성했다. 헤드폰을 낀지 이제 겨우 3개월 남짓, 그러나 그 열정만큼은 30년된 DJ 못지않은 그에게 ‘영스’ 애정도를 시험해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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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곽혜미 기자 |
◇ 코너2. 부스 속 작은 인터뷰…이국주 “‘영스’는 유쾌한 남자 같아요”
Q. 이국주, ‘영스’가 DJ 하나는 잘 잡았다 자부할 수 있는 이유는?
A. 제가 파이팅이 넘치잖아요? 오후 8시면 지쳐서 퇴근하고 집에 갈 때라 에너지를 다 썼을 텐데, 기분 좋게 귀가하게 하는 힘이 있는 것 같아요. 사실 제가 발음이 좋은 것도, 지식이 많은 것도, 노래를 몇 십만 곡 아는 것도 아니지만 흥이 많은 사람이라 기운을 팍팍 드릴 수 있거든요!
Q. ‘영스’로 얻은 게 있다면?
A. 오프닝에서 작가들이 요즘 ‘핫’한 얘기를 써주니까 그런 걸 보면서 많이 배우고 있어요. 또 서른 살 넘어선 음악도 가려듣는데 DJ 하면서 여러 장르를 듣게 되니까 방송활동 하는 데에 있어서도 지식을 많이 얻고 있죠.
그 중에서도 가장 좋은 건 제 사람들이 많이 생겨났다는 거예요. 아무래도 예능 프로그램은 저를 싫어해도 다른 사람들이 나오니까 시청자들이 볼 수밖에 없지만, 라디오는 절 싫어하면 안 듣게 되잖아요? 바꿔말하면 ‘영스’ 청취자들은 그만큼 각오하고 듣는 오픈된 사람들이라는 거죠. 방송하면서 ‘어떻게 하면 밉상이 안 될까’ 스트레스 받았다면, 라디오는 있는 그대로 절 보여줘도 되니까 그런 면에서 편하다고나 할까.
Q. 그럼에도 이국주에게 부족한 한 가지는?
A. 발음, 발음, 발음, 발음이요! 뭉개지는 발음 때문에 사실 목소리도 일부러 크게 내거든요. 목소리마저 작으면 뭐라고 하는지 안 들릴까 봐요. 발음이라는 게 당장은 안 되는 것 같아요. 열심히 노력하긴 하지만 다시듣기를 제가 못 듣겠다니까요? 쑥스럽고 기가 죽더라고요. 그래서 지금은 ‘우선 내가 잘하는 걸 보여주고, 그다음 발전하자’고 생각하고 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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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곽혜미 기자 |
Q. ‘영스’ 사연 중 기억에 남는 게 있다면?
A. ‘국주타임’이라는 코너에서 ‘대신 고백해드립니다’라는 주제로 청취자의 고백을 도운 적이 있었는데요. 한 여성분이 친구로 지내던 남자를 좋아하게 됐다고 사연이 왔었어요. 얘길 들어보니 두 사람 사이에 알콩달콩한 느낌이 있어서 발전할 거란 기대감이 들더라고요. 그래서 그 여성분과 상대남을 전화연결했는데, 남자도 그 여성분을 좋아하고 있더라고요. 여성분의 마음을 전달하니까 ‘아이구 그랬니?’라며 대화를 리드하고 ‘저희 둘이 잘 얘기해볼게요’라고 마무리하는데 제가 다 떨렸다니까요! 청취자들도 함께 떨었는지 그때 정말 문자가 많이 왔었어요! 하하.
Q. 솔로 이국주, 사랑의 메신저만 하면 질투나지 않을까?
A. 처음엔 이런 알콩달콩한 사연이 오면 짜증도 났죠. ‘200일 되면 헤어질 때도 됐네’라며 질투하는 콘셉트도 했고요. 하하. 하지만 이젠 착하게 굴려고요. ‘영스’ 듣는 분 중에 제게 마음이 있는 분도 있을 것 아녜요? 근데 못되게 굴면 정떨어질 수도 있으니 착하게 대해야지 싶었어요. 크큭. 농담이고요, 사실 이런 사연 읽으면 세상에 좋은 사람들이 정말 많고, 예쁜 사랑하는 분들도 많다는 생각이 들어서 저도 행복해지는 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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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곽혜미 기자 |
Q. 그렇다면 ‘영스’를 남자에 비유한다면?
A. 개그맨, 재밌는 남자요! 여자들은 멋있진 않아도 유쾌한 남자가 끌리지 않나요? 사실 잘 생긴 건 잠깐이거든요. ‘어? 이사람 뭐지? 뭐지?’ 하면서 끌리는 것처럼 ‘영스’도 청취자들이 점점 빠지는 게 아닐까. 하하.
Q. 꼭 초대하고픈 게스트는?
A. 제가 5~6년 라디오 게스트를 했었는데요. 그때 친해진 멤버들이 있어요. 가비앤제이 장희영, 트랙스 정모, 에이스타일 임한별, 일락 등 모임이 있는데 입담이 정말 ‘어마무시’하거든요. 게스트 섭외하는 DJ 찬스가 있다면 꼭 이들을 부르고 싶어요. 저희가 얼마나 똘똘 뭉쳐 웃음을 줄 수 있는지 보여주고 싶어요.
Q. ‘영스’ 목표 청취율이 있다면?
A. 동시간대에서 밀리지 않는 걸 보여주고 싶어요. 사실 경쟁작 DJ들이 써니, 유인나 등 인기 있는 사람들이거든요? 제가 듣는 사람을 녹일 수 있는 목소리도 아니고 팬도 많지 않지만 같은시간대 1위를 꼭 하고 싶어요. 공약이요? 그럼 보이는 라디오에서 이국주를 원하는 청취자와 결혼식 기회를 드리겠습니다! 웨딩드레스와 슈트도 준비해 놓을게욧~!!
[DJ 이국주는 누구?] 지난 2006년 MBC 15기 공채 개그맨으로 연예계에 입성했다. MBC ‘개그야’ ‘하땅사’ 등에 출연하며 이름을 알린 그는 케이블방송 tvN ‘코미디 빅리그’에 출연하게 되면서 큰 인기를 얻게 됐다. 이후 SBS ‘놀라운 대회 스타킹’ ‘룸메이트’ MBC ‘천생연분 리턴즈’ 등 예능 프로그램에까지 활동 영역을 넓혔다. 지난해 SBS 연예대상 예능뉴스타상을 받으며 진가를 입증했다.
이다원 기자 edaone@mkculture.com / 페이스북 https://www.facebook.com/mbnstar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