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N스타 금빛나 기자] ‘제 2의 전성기’라고 불릴 정도로 잘 나가던 개그맨 장동민의 앞길에 갑자기 빨간불이 켜졌다. 작년 8월 팟캐스트 라디오인 ‘옹달샘과 꿈꾸는 라디오’(이하 ‘옹꾸라’)에서 장동민이 했던 거친 발언이 또 다시 수면 위로 올라온 것이다.
다소 수위가 높았던 발언은 당시에도 논란을 일으켜 사과를 했었고, 이에 장동민은 언론과 방송을 통해 수차례 사과의 뜻을 전하고 해당 녹화분을 삭제하며 논란을 수습했다. 장동민의 사과로 한동안 잠잠했던 이 발언이 괴물처럼 힘을 얻기 시작한 건 그가 MBC 예능프로그램 ‘무한도전’의 새 멤버 찾기 ‘식스맨’의 유력 후보로 꼽히면서부터다.
MBC를 넘어 대한민국 간판 프로그램으로 꼽힐 정도로 ‘무한도전’은 두터운 팬층을 자랑하면서 예능프로그램으로서 드물게 대중문화에 강력한 영향력을 미치는 프로그램 중 하나다. 그런 프로그램에 세 멤버를 찾는다는 식스맨 프로젝트는 많은 이들의 이목을 집중시켰고, 지나친 관심은 엉뚱한 방향으로 흘러갔다. 최종후보의 과거탐색에 나선 것이다.
![]() |
장동민을 향한 세간의 관심이 높아지면서, 그의 발언은 앞선 논란과는 비교도 안 될 정도로 커졌고, 심지어 ‘무한도전’ 멤버로서의 자질논란으로까지 확산됐다. “국회의원도 이렇게는 안 뽑을 것”이라는 유병재의 말처럼 어느 순간부터 식스맨 프로젝트는 지나치게 과열됐고, 이는 장동민의 자진하차로까지 이어졌다.
‘옹꾸라’로 시작한 문제의 발언은 총 세 가지다. 32화 방송분에서 연인의 과거에 대해 이야기하던 중 “여자들은 멍청해서 이게 남자한테 안 돼 머리가.” “개XX” 등 여성을 혐오와 여성의 처녀성에 대해 여성 비하에 관련된 발언, 자신의 스타일리스트에 대한 불만을 토로하며 “망치로 XXX를 치고 싶다” “창자를 꺼내서 구운 다음에 그 엄마에게 택배로 보내버리고 싶다” 등의 폭력적인 발언, 군 생활 중 자신 때문에 힘들어 하는 후임에게 “그래서 구둣발로 (후임의) 턱을 걷어찼다. 내가 죽여줄게. 너 지금 죽어” 등과 같은 발언이다.
아무리 온라인 방송이라고 하지만 수위는 지나치게 높았고, 위태위태했던 ‘옹꾸라’는 장동민의 스타일리스트 발언 이후 치명타를 맞으며 결국 폐지됐다. 여기서 재미있는 것은 1년 전 대중의 반응과 현재 대중의 반응이 극명하게 다르다는 것이다.
당시 많은 이들은 수위 높은 발언들이 ‘옹꾸라’의 매력이며 그렇기에 음지에서만 방송됐는데 새삼스레 논란을 만들면서 문제를 키웠다는 의견이 주를 이뤘다는 것이다. 하지만 1년 만에 반응은 뒤바뀌었고, 최고 전성기를 누리던 장동민은 한 순간에 ‘최대 위기’로까지 떨어지고 말았다.
이 같은 논란을 쉬 가라앉을 생각을 하지 않고 있고, 이에 장동민은 13일 오후 소속사를 통해 “치기어린 마음에 생각 없이 던진 말 한마디에 상처받을 누군가를 생각하지 못했고, 웃길 수만 있다면 어떤 말이든 괜찮다라고 생각했던 제 잘못이 크다. 그 당시 사건으로, 전 큰 교훈을 얻었고 처음 방송을 시작하던 마음가짐으로 활동에 임하게 됐다”고 해당발언에 대해 공식 사과했다.
이어 “정말 부끄럽지만 한번만 지켜봐주신다면 달라진 모습 보여드리겠다. 마지막으로 저 때문에 상처받으셨을 많은 분들께 다시 한 번 사죄의 말씀 드린다”고 심경을 전했다.
장동민의 사과에도 반대 여론이 거세다. 중요한 건 수위가 아니라 장동민의 사상이며, 한두 번 했던 말이 아닌 만큼 쉬 넘기기는 어렵다는 것이다. 일부 누리꾼은 그의 사과에 대해 ‘진정성’까지 거론하기까지 했었다. 뒤늦게 장동민의 발언을 확인한 많은 이들은 “장동민의 발언은 수위도 수위지만 사고 자체가 위험하다.” “말실수라 치부하기에는 수위가 너무 심했다. 그것도 한두 번도 아니고 여러 번 했더만.” 등의 비판하면서 ‘무한도전’ 식스맨 하차를 종용했었다.
계속되는 논란 속 일각에서는 ‘이번 장동민의 논란은 지나친 마녀사냥이 아니냐’는 입장까지 나왔다. 논란의 발언 이후 장동민은 이미 여러 번 사과를 했으며, 자중의 의미로 몇 달 동안 팟캐스트 라디오까지 중단까지 하는 등 자신의 나름대로 반성의 자세를 보였는데, 뒤늦게 그가 했던 말을 꺼낸 건 악의적인 여론몰이다 라는 것이다. 심지어 어떤 이들은 ‘무한도전’ 식스맨을 둘러싼 음모론까지 제기하고 있는 상황이다. 장동민을 시기한 다른 후보자가 의도적으로 과거의 발언을 끌어냈다는 것이다.
뉴‘욕’커라는 별명이 붙어질 전까지 장동민의 발언은 확실히 거친 편이고, 이 같은 발언은 논란이 있기 전부터 확실히 호불호를 갈랐다. 이번 발언논란은 장동민의 호불호를 극단적으로 보여주는 사례라고 볼 수 있다.
그렇다면 한순간에 ‘비호감’을 낙인찍힌 장동민은 ‘식스맨’에 정말 적합하지 않은 인재일까. 꼭 그렇다고는 단정 짓기는 어려울 것이다. ‘무한도전’에서 원하는 이는 멤버들과 어울려 웃음을 줄 수 있는 주인공이지, 아무 논란이 없는 성인군자는 아니기 때문이다. 장동민의 발언은 논란을 일으킬 정도로 물의를 일으켰고, 분명 이 부분에 있어서는 사과와 함께 개선되는 모습을 보여줘야 하는 건 분명하다. 여기에 장동민이 ‘식스맨’에 가장 적합한 인재라고는 할 수 없지만, 그가 가진 센스와 멤버와의 호흡은 쉽게 무시할 수 없는 부분이었다.
앞서 식스맨의 후보로 선정됐었던 방송인 전현무는 ‘무한도전’의 새 멤버가 되는 것에 대해 ‘독이 든 성배’라고 표현했다. 즉 ‘잘해도 본전’이라는 것이다. 식스맨의 다섯 후보 중 가장 먼저 독이든 성배를 들어 올린 주인공은 장동민이었고 그로 인한 후폭풍은 그야말로 어마어마하다.
‘발언 논란’으로 장동민이 자진하차 한 가운데 이제는 궁금하기까지 하다. 과거까지 깨끗해야 하는 치밀한 ‘무한도전’의 검증에 통과할 수 있는 자는 누구일까.
금빛나 기자 shinebitna917@mkculture.com / 페이스북 https://www.facebook.com/mbnstar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