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N스타 여수정 기자] “앞으로 노년층을 주인공으로 삼은 작품이 많이 나올 것 같다”
현재 강제규 감독은 ‘장수상회’를 통해 관객을 만나고 있다. 개봉 전 높은 예매율과 평점을 보이며 일찌감치 관객의 관심을 증명해왔다.
9일 드디어 베일을 벗은 ‘장수상회’는 7만1545명(영화진흥위원회 영화관입장권통합전산망, 10일 기준)의 누적 관객수를 기록했다. 개봉과 동시에 박스오피스 2위 ‘스물’을 거뜬하게 제치며 ‘분노의 질주-더 세븐’의 뒤를 잇고 있다. 흥행을 단순히 관객수로 점치는 게 옳은 건 아니지만 순조로운 시작을 알리며 존재감을 드러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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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포스터 |
“노년층의 로맨스를 앞세워 마케팅 했는데 궁극적으로 ‘장수상회’는 가족 이야기이다. 작품 속 주인공들을 통해 각 시대에 대한 입장을 이야기하고 있기도 하다. 이를 통해 전 세대의 공감을 불러일으킬 것 같고, 그랬으면 좋겠다. (웃음) 사실 사랑 앞에서는 나이가 들었든 젊었든 똑같이 표현하더라. 물론 10대만이 느끼는 대사와 감정을 노년층이 이해할 수는 없다. 하지만 사람은 쉽게 변하는 존재가 아니며 육체는 늙어가지만 감정은 쉽게 변하지 않더라.”
최근에야 스크린이 노년층을 주인공으로 빛내주지만 과거엔 그저 예쁘고 멋진 젊은 배우가 늘 주인공이었다. 노년층의 이야기는 젊은 배우의 상황을 드러내는 장치에 불과했으며 설령 나온다 해도 극히 일부분만 언급되곤 했다. 이에 강제규 감독은 “3년 전에 ‘장수상회’ 시나리오를 시작했다. 용기가 필요한 기획이었다”고 당시를 떠올렸다.
“3년 전에 시나리오를 쓰기 시작했다. 노년층의 로맨스와 휴먼을 바탕으로 한 가족영화의 기획은 당시로서 힘들었다. 그땐 아이돌이나 스타가 작품에 없으면 안됐다. 정말 용기가 필요한 기획이었다. (웃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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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MBN스타 DB |
“다양성이 영화를 왜곡한다고 하는데 아니다. 각기 다른 이야기를 통해 자신의 미래를 보거나 과거의 자신을 떠올릴 수 있다. 이게 바로 영화의 힘이다. 최근에는 콘텐츠가 트렌드화 되어가는 경향이 있어 아쉽다. 한편으론 문화의 확장성에 집중하는 것이자 관심과 이해의 폭이 넓어지는 과정에 있다고 생각한다. 노년층을 소재로 한 작품들의 제작은 이제 시작이라 생각한다. (웃음) 중년 또는 신중년이라고 하는데 단순하게 이들의 사랑이 소재가 될 수 있다.”
“‘라스트베가스’라는 영화를 봤는데 정말 유쾌하고 재미있더라. 이처럼 노년층을 주인공으로 삼아 다양한 이야기를 이끌어 낼 수 있다. 과거와 달리 최근에는 다양한 세대들이 영화의 주인공이 되길 바라며 이런 작업이 필요하다. ‘장수상회’가 다양한 기획을 가능하게 만드는 밑거름이 됐으면 좋겠다. (웃음) 앞으로 노년층의 이야기가 많이 나올 것 같다. 시대가 그런 영화를 원하고 이에 목마름도 크다. 점점 각박해지고 치열해지는 사회에서 마음을 따뜻하게 달래줄 작품이 필요하다. 어쩌면 이는 필요한 게 아니라 관객들이 원하는 건지도 모르겠다.”
여수정 기자 luxurysj@mkculture.com / 페이스북 https://www.facebook.com/mbnstar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