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N스타 남우정 기자] 달라도 이렇게 다를 수 있을까. 성격도 좋아하는 음악도 다르다. 인터뷰를 하는 한 시간 남짓의 시간동안만 봤을 뿐인데도 세 명의 각기 다른 성격이 확연하게 드러났다. 팀명 디자인 하나를 두고도 논쟁을 벌였다는 것만 봐도 평소 모습이 훤하게 그려진다. 근데 바라보는 방향은 같다. 얼스바운드(Earthbound)가 뭉칠 수밖에 없는 이유는 여기에 있었다.
지난달 얼스바운드는 첫 정규 앨범 ‘행오버’(Hangover)를 발표했다. 밴드를 결성한 지는 약 1년밖에 되지 않았지만 오랜 시간 음악을 해왔던 멤버들 김각성, 김영, 박성국의 첫 성과물이다.
“시작은 급하게 한 것 같지만 많은 부분이 담긴 것 같아. 결과물이 있어야 한다는 압박 같은 게 있었다. 큰 포부가 있었기 보단 필요에 의해서 나온 앨범이다. 밴드를 결성한 기간은 짧지만 클럽 공연은 계속 해왔다. 그래서 그 결과물이 필요하다고 생각했고 앨범이 아니라도 좋았겠지만 앨범 자체가 앞으로 음악을 하는데 동기부여가 됐다.”(김각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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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얼스바운드 제공 |
“음악적인 것, 얼스바운드의 색이 각성이의 음악적 취향이나 방향으로 만들어 지는데 그에 대한 믿음이 있다. 리더라서 존중하기 보다는 음악적인 취향이나 방향이 멋있다.”(박성국)
팀에서 담당하고 있는 것도 앨범에 수록된 곡들 중에서 가장 좋아하는 곡도 달랐다. 아트웍에 관심을 보이는 김각성은 ‘숙취’, 총무를 맡고 있는 김영은 ‘서서히 끝나는 노래’, 페이스북에 올리는 글 하나에도 예민하다는 박성국은 아예 보컬이 없는 연주곡인 ‘해몽’을 가장 좋아한다. 완전히 다른 색을 보여준 세 사람의 공통점이라면 ‘재즈’다. 세 사람은 모두 서울 재즈아카데미 출신으로 재즈라는 장르로 음악활동을 해왔다.
기수가 다르기 때문에 재즈아카데미에서 직접 만난 건 아니지만 같은 출신으로 서로 연결이 됐다. 박성국은 재즈 밴드로, 김영은 재즈클럽에서 호스트를 할 정도로 재즈를 전문적으로 해온 이들이다. 하지만 얼스바운드의 음악은 록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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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록킹한 음악을 하고 있지만 지금도 재즈를 되게 좋아하고 연주할 때 재즈적인 방식으로 접근을 하곤 있다. 하지만 접근 방식이 재즈이지 얼스바운드의 음악은 완전히 록이라고 생각한다. 재즈와의 충돌이라는 건 의미가 없고 저에겐 크게 와닿지 않는다.”(박성국)
“교육을 받았으니까 재즈적 느낌이 들어가 있겠지만 색은 미미하다. 재즈 음악 쪽에 관심을 가지고 짧은 시간동안 교육을 받았다. 그런 색이 많이 나오는지는 모르지만 들었을 때 좋은 느낌이었으면 좋겠다.”(김각성)
얼스바운드의 1집은 하나의 장르로 표현하기도 어렵고 통일성을 찾아보기도 힘들다. 이 마저도 김각성이 의도한 바였다. 방향성을 제시하고 의미를 전달하기 보단 사실적이고 공감대가 가는 가사와 멜로디로 교감을 목적으로 했다. 타이틀곡인 ‘숙취’만 보더라도 술에 취해서 한 행동을 다음날 생각했을 때 엄청난 자극이라고 생각하고 곡을 썼다. 누구나 한번쯤 겪을 수 있는 이야기다.
“저희 음악의 장점이자 단점이라고 생각한다. 1집 조차도 방향을 제시하고 의미를 전달하려고 만든 게 아니라 스스로에게 모티브가 되길 바라는 작업물이었다. 제가 감동을 받고 영향을 받은 음악을 들었을 때 주는 감동이나 교훈이 있는데 이것도 사실적이고 공감대가 있는 것에서 느껴졌다. 그래서 저희도 시도를 했는데 아쉽게도 측근들은 100% 교감을 해주는데 처음 듣는 사람들에겐 가사 방식이나 어휘가 제대로 전달되지 못한 것 같다.”(김각성)
앞으로의 음악도 마찬가지다. 어떻게 변화할지, 하나의 색으로 규정하지 않았다. 본인들도 알 수 없는 만큼 얼스바운드의 다음 음악에 대한 궁금증과 기대감은 더 커져갈 것이다.
“현 상태로만 이야기를 하자면 저희 음악색을 찾아가는 과정인 것 같다. 한국 1세대 인디신이 정말 멋있다고 생각을 하는데 그 중에서 블루스 록을 하는 친구들이 있다. 그런 팀들의 영향이 가미된 상태인데 영이랑 성국이형이 제가 모르는 요소들을 섞어주고 있다.”(김각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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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김각성을 안 지 3년이 됐다. 사람 취향이 바뀌지 않는다고 하는데 정말 취향과 성향이 많이 달라졌다. 정말 록을 안할 줄 알았다. 그래서 1년 뒤엔 또 어떻게 될지 모르겠다.”(김영)
남우정 기자 ujungnam@mkculture.com /페이스북 https://www.facebook.com/mbnstar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