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N스타 여수정 기자] “한국에 대한 다양한 시선이 담겨있기에 독립영화가 정말 좋다”
영화 ‘낙타들’(2001) ‘빙우’(2003) ‘괴물’(2006) 번역을 시작해 ‘원 나잇 스탠드’ ‘돈의 맛’ ‘강철대오-구국의 철가방’ ‘무게’ ‘산타바바라’ ‘루이스 자네티의 영화의 이해’ 등에 주연과 조연, 특별출연한 경험이 있는 달시 파켓. 그는 극장에 개봉된 순제작비 10억 미만의 독립영화들을 대상으로, 감독과 배우 등의 성과를 알리고 발전에 도모하기 위해 개최된 ‘들꽃영화상’ 집행위원장이다.
현재 달시 파켓 집행위원장은 오동진 운영위원장과 들꽃영화상의 발전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 지난 2014년 4월1일 제1회 들꽃영화상 시상식이 열렸고, 독립영화만을 위한 소박한 축제의 시작을 알리면서 다소 외면 받았던 독립영화 감독과 배우에게 힘을 실어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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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MBN스타 DB |
그 후 1년이 지났고 9일 제2회 들꽃영화상이 열린다. 작년 못지않게 올해는 더욱 쟁쟁한 후보들이 경쟁을 예고 중이라 누가 수상의 영예를 안을지 궁금증을 불러일으킨다.
독립영화인들의 축제 들꽃영화상, 그 중시에는 집행위원장인 달시 파켓의 힘이 크다. 1997년 한국에 온 후 한국 독립영화에 관심을 갖게 됐다는 그는 여전히 독립영화에 대한 조건 없는 사랑을 자랑했다.
“최근 5년 동안 독립영화에 대한 관심이 더 많아졌다. 상업영화와 달리 독립영화에는 한국에 대한 다양한 시선이 담겨있다. 그래서 한국에 대해 알게 됐고 정말 재미있고 흥미롭더라. 들꽃영화상의 집행위원장으로서가 아니라 관객입장에서 독립영화에 대한 관심이 증가하고 있다. 과거에 비해 독립영화도 흥미로워지고 있고 창의적인 방향으로 성장하고 있는 것 같다. 뛰어난 연출력을 자랑하는 감독들도 많다. 그래서 이들의 차기작에 절로 관심이 가기도 한다.”
상업영화를 위한 축제에 비한다면 더할 나위 없이 부족하지만, 독립영화만을 위한 영화제와 영화상은 이미 있다. 하지만 기존과 달리 들꽃영화상은 좀 많이 다르다. 관객들의 목소리를 적극적으로 담아내는 영화상이다. 전년도 개봉 영화 중 순 제작비 10억 미만의 독립영화를 대상으로 일반 관람객인 스무 명의 독립영화 애호가와 영화 전문가들이 수상작을 결정한다. 가장 큰 차별성은 영화상 시상식에 앞서 후보작을 극장에서 만날 수 있다는 점이다. 덕분에 영화를 놓친 관객들은 관람의 기회를 얻고, 이미 영화를 본 관객들도 또 다시 관람해 당시의 감동을 이어갈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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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MBN스타 DB |
“극장에 개봉했던 작품을 후보로 정해 상을 주고 있다. 다른 영화제, 영화상과의 목표가 다르다. 독립영화를 소개하기보다는 잘 만들었지만 주목을 받지 못하는 작품을 바탕으로 뒤늦게나마 주목을 받도록 도와주는 방식이다. 즉, 이렇게 좋은 작품을 절대 잊지 말라고 다시 한 번 강조하는 셈이다. 거기에 영화 상영의 기회도 있어 반응이 좋다.”
집행위원장 달시 파켓은 작년에 비해 올해의 후보작은 더욱 다양해지고 쟁쟁해져서 누가 수상의 영예를 안을지 궁금하다고 밝혔다. 그러면서도 2회를 맞이하는 들꽃영화상의 안정적인 미래를 위해 꾸준히 노력하고 있음을 강조했다.
“3회까지는 지나야 안정적인 시스템을 유지할 것 같다. 나 스스로 들꽃영화상에 대한 책임감이 크다. 생각보다 지원 등의 어려움이 크다. 그러나 주변에서 많이 도와주고 있어 정말 감사하다. (웃음) 꾸준히 스폰서를 찾고 있으며 안정적인 지원을 받을 때까지는 소박하게 영화상을 개최할 것 같다. 매우 재미있고 우수한 독립영화들도 많고 감독과 배우도 많다. 이들에게 필요한 건 관심인데, 관심을 받지 못하는 것 같아 아쉽다. 이들의 노력을 알리고 소개하고자 영화상의 정체성에 대해 계속 생각 중이다. 영화상 자체의 역사를 만드는 게 목표이고 이를 통해 독립영화 감독과 배우 등을 도울 수 있는 기회가 마련됐으면 좋겠다.”
한국 사람이 한국 독립영화를 위한 영화상, 영화제를 개최하는 것에도 많은 어려움이 따른다. 시도조차 생각지 않았는데, 심지어 푸른 눈을 가진 외국인이 한국 독립영화를 위해 발 벗고 나섰으니 국민의 한 사람으로서 부끄러워지는 순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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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MBN스타 DB |
“영어 강사이기도 했는데 취미 삼아 영화를 소개하는 사이트를 만들어 리뷰를 올리곤 했다. 그러던 중 흥미를 느끼게 됐고 지금까지도 직업으로 삼고 있다. (웃음) 사실 한 편의 영화를 제작하려면 정말 많은 노력이 필요하다. 특히 개봉했음에도 관객에게 무관심을 받으면 제작자나 감독, 배우는 속상할 것이다. 이들에게 필요한 건 관심이며 이게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상영회 후 GV(관객과의 대화)를 진행할 때 감독과 배우는 관객의 단순한 영화 평만 들어도 즐거워한다. 자신의 작품, 연기로 관객과 소통하길 원하는 것이다.”
“개인적으로 들꽃영화상을 통해 감독이나 배우가 관객들로 하여금 ‘계속 열심히 작업할 테니 관심을 가져달라’라고 전했으면 한다. 때문에 개봉돼 호평을 받은 독립영화보단, 다소 무관심을 받았던 작품들을 상영할 때 더 보람을 느낀다. 관객들에게 이렇게 좋은 독립영화가 있었으니 잊지 말라고, 앞으로 차기작도 기대해달라고 전하고 싶다. 더 좋은 건 극장에 걸려있는 독립영화를 향한 관객의 뜨거운 관심이다.”
달시 파켓 집행위원장은 “1회 때 남우주연상을 수상한 남연우의 수상소감을 듣고 이런 영화상을 만들어서 잘했다고 보람을 느꼈다. 눈물이 나더라”고 들꽃영화상 개최 후 보람을 느꼈던 당시를 회상하기도 했다.
“독립영화의 이미지가 조금씩 변하고 있다. 영화관계자들은 지인에게 독립영화에 대해 자발적으로 홍보했으면 좋겠다. 또한 관객들 중 일부는 독립영화에 대한 편견이 있다. 그러나 영화를 보면 다양성의 힘을 느끼고 흥미를 발견하게 될 것이다. 열린 마음으로 영화를 대하고 관심을 가졌으면 한다. 제2회 들꽃영화상 시상식에 많은 관심을 바란다.”
여수정 기자 luxurysj@mkculture.com / 페이스북 https://www.facebook.com/mbnstar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