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N스타 여수정 기자] 영화감독 임권택과 강제규가 영화 ‘화장’과 ‘장수상회’로 관객을 만난다. 극장가 비수기인 4월, 묵직한 한국 작품의 등장이 반가운 상황이며 같은 날 개봉되는 영화계 거장들의 때 아닌 작품 경쟁이 새삼 관심을 모으고 있다.
임권택 감독의 ‘화장’은 죽어가는 아내(김호정 분)와 젊은 여자 은주(김규리 분) 사이에 놓인 한 남자 상무(안성기 분)의 이야기를 담았다. 강제규 감독의 ‘장수상회’는 인생의 마지막, 다시 오지 않으리라 생각했던 순간에 불현 듯 찾아온 사랑으로 인해 조금씩 변화해가는 성칠(박근형 분)과 금님(윤여정 분), 그리고 이들의 연애를 곁에서 응원하는 동네 사람들의 가슴 따뜻한 이야기를 다뤘다.
![]() |
↑ 사진=MBN스타 DB |
순수하면서도 어려운 노년층의 사랑을 다루면서 5060대 관객에겐 공감대를, 2030대 관객들에겐 공감 더하기 묵직한 메시지까지 더해 누구나 이해가능하다. 가장 평범한 이야기로 관객을 울리고 웃기기까지 하며 4월, 두 위대한 감독의 스크린 복귀를 기다린 보람이 있다.
특히 두 작품의 분위기와 이야기를 풀어내는 방식이 매우 달라 누가 더 많은 관객의 호응을 이끌어낼지 쉽게 감 잡을 수 없다. 7일 오전 9시 기준, 영화진흥위원회 영화관입장권통합전산망에 따르면, ‘화장’은 5.2%, ‘장수상회’는 16.3%의 예매점유율을 보인다. 포털사이트 네이버 영화와 다음 영화에서도 역시 ‘장수상회’(9.27점, 9.4점)가 ‘화장’(8.21점, 8.2점)을 앞서고 있어 시작이 좋다.
앞서 ‘화장’과 ‘장수상회’ 두 작품이 나란히 개봉된다는 소식이 전해졌을 당시 일각에선 “영화계 대선배가 스크린에 복귀하니 후배가 개봉을 미루는 게 맞다”며 강제규 감독의 개봉 일에 대한 다소 불편한 시선을 보이기도 했다. 또한 선배 감독이 나오면 후배 감독은 단연 개봉을 미루거나 먼저 하는 게 기본 예의이자, 영화계의 태도인 것도 맞다.
![]() |
↑ 사진=포스터 |
한 작품이 개봉하기까지 감독과 배우는 기본이고 제작사, 배급사, 홍보사까지 모두 관여한다. 특히 개봉 일에 따라 배급사와 홍보사의 일정이 변경되기에 이들은 일찌감치 날짜를 확정하고 여기에 맞게 스케줄을 조율한다. ‘화장’과 ‘장수상회’도 마찬가지다. 두 감독끼리의 입장도 중요하지만, 이미 정해진 개봉 일과 여기에 맞춰 진행될 다양한 일정이 있어 쉽사리 개봉 일을 바꿀 수 없다. 그렇다고 배급사와 홍보사를 탓할 수 있는 것도 아니다.
강제규 감독은 MBN스타와의 인터뷰에서 선배와의 같은 날 개봉에 대한 솔직한 입장을 드러냈다. 강제규 감독은 “‘태극기 휘날리며’ 개봉 때만 해도 감독들이 서로 전화를 걸어 개봉 일을 조율할 수도 있었다. 지금은 배급과 홍보 등의 일정이 있기에 개봉 일 변경이 쉽지만은 않다”면서 “솔직히 후배 감독의 입장에서 당연히 개봉 일을 변경하는 게 맞고, 나 역시 같은 날 개봉하는 것에 대해 마음이 편하지는 않다”고 말했다.
이어 “지난 5년간의 극장가 통계를 봐도 4월은 비수기다. 극장 상황이 가장 안 좋다”며 “절대적인 비수기인 4월, ‘화장’과 ‘장수상회’가 차가워진 극장가에 온기가 돌도록 했으면 좋겠다. 극장가는 물론 관객들에게 두 편의 영화가 긍정적인 영향을 할 것 같다”고 덧붙였다.
여수정 기자 luxurysj@mkculture.com / 페이스북 https://www.facebook.com/mbnstar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