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N스타 정예인 기자] 영화 ‘소셜포비아’와 ‘킬 힘’이 같은듯 다른 이야기로 SNS의 폐해를 그린다.
지난달 12일 개봉한 ‘소셜포비아’는 다양성 영화임에도 24만 명의 관객을 동원하며 화제를 모았다. 이 작품은 실화를 바탕으로 제작됐다는 점 때문에 더욱 이슈가 됐다. 홍석재 감독은 7년 전 실제로 발생했던 사건을 모티브로 ‘소셜포비아’를 제작했다.
2008년 베이징 올림픽 결승전에서 패배한 선수의 미니홈피에 한 여성이 악성 댓글을 달았다. 그의 댓글에 분개한 누리꾼들은 여성의 ‘신상털기’에 나섰고, 몇몇 남성들은 그의 집을 찾아가기 위해 오프라인 모임을 갖기도 했다. 이 과정에서 댓글을 단 여성과 동명인 7명의 개인정보가 공개돼 논란이 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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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소셜포비아 포스터/스틸컷 |
홍석재 감독은 이 사건을 다루는 것으로 SNS의 폐해를 꼬집고자 했다. 때문에 ‘소셜포비아’ 속에는 조금 더 구체적인 설정이 포함됐다. 레나는 한 군인의 자살 소식에 악플을 남겼고, 그에 분노를 느낀 누리꾼들은 현피(웹상에서 벌어지는 일이 실제로 살인, 싸움으로 이어지는 것을 나타내는 신조어) 원정대를 모집한다. 그러나 현피 원정대가 레나의 집을 찾았을 때 발견한 것은 자살한 레나의 시신이다.
그 때부터 이야기의 흐름은 변화한다. 정의의 이름으로 악플러를 처단하고자 했던 현피 원정대가 가해자로 변했기 때문이다. 홍 감독은 이를 통해 SNS 상의 가해자와 피해자의 구분이 모호하다는 점을 지적했다.
반면, ‘킬 힘’은 ‘소셜포비아’와 전혀 다른 방식으로 SNS 세계에 접근한다. ‘킬 힘’은 SNS에 중독된 마크(제이미 블랙리 분)가 채팅으로 사귄 여자 친구 레이첼(제이미 윈스톤 분)이 자살했다는 사실을 알고 범인 수색에 나서는 이야기를 그렸다. 마크는 제이미의 남동생 존(토비 레그보 분)과 SNS를 통해 사건을 파헤치기 시작하고, 범인의 정체에 조금씩 다가서면서 충격에 휩싸이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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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킬힘 스틸컷/포스터 |
이 작품은 영국 한 고등학교에서 발생한 실제 살인 사건을 다뤘다. 이 사건의 범인은 전과도 하나 없고 성적도 좋았던 평범한 고등학생으로 밝혀지면서 영국을 발칵 뒤집어놨다. 사건 관련 자료를 본 앤드류 더글라스 감독은 소외된 청소년들과 SNS의 상관관계를 다뤄야겠다고 마음 먹었다.
연출을 맡은 브라이언 싱어 감독 역시 “젊은 사람들이 SNS상의 관계에 얼마나 깊이 빠져드는지를 다루고 싶었다. 사이버 상의 관계망이라고 하는 것은 굉장히 흥미로운 소재”라고 연출 의도를 밝혔다. 두 감독은 SNS를 통해 살인을 계획하고 저지른 10대 소년의 이야기를 그리면서 SNS 중독에 대해 이야기를 꺼냈다. 이들은 현대인들에게 있어 SNS는 그저 소통의 창구로만 이용되는 게 아니라는 점을 지적하며, 인터넷 상의 관계가 인간관계의 모든 것이 되는 이들이 있다고 말했다.
‘소셜포비아’와 ‘킬 힘’은 각각 SNS 마녀사냥과 SNS 중독에 대해 다루고 있다. 말하고자 하는 지점은 상이하다고 보여지지만, 결국 SNS에는 긍정적인 면 뿐만 아니라 부정적인 면도 있다는 것을 말한다는 면에서 동일 선상에 있다. SNS에 예쁜 사진을 올리고 ‘좋아요’ 개수가 올라가는 것을 낙으로 삼는 현대인들에게 의미있는 메시지를 던진다.
정예인 기자 yein6120@mkculture.com/페이스북 https://www.facebook.com/mbnstar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