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N스타 정예인 기자] 4월 소설·만화를 원작으로 둔 일본 영화가 국내 극장가를 찾는다. 이 작품들이 봄을 맞아 설레는 여심을 사로잡을 수 있을지 기대를 모으고 있다.
‘분노의 질주: 더 세븐’ ‘어벤져스: 에이지 오브 울트론’ 같은 할리우드 블록버스터 작품부터 ‘장수상회’ ‘화장’ 등 국내 거장 감독들의 작품까지 대거 개봉을 앞두고 있기 때문이다. 이 틈에 조용하지만 깊은 울림을 지닌 일본 영화도 연이어 관객을 찾는다.
30대 여성의 현실적인 고민을 그린 ‘결혼하지 않아도 괜찮을까’, 사랑을 얻기 위해 몸을 던진 소녀의 이야기를 담은 ‘사랑, 육체를 느낄 때’, 한 남자와 쌍둥이 자매의 복잡미묘한 관계를 다룬 ‘내일까지 5분 전’이 그 주인공. 세 작품의 공통점은 모두 원작이 따로 있다는 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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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포스터 |
오는 9일 개봉을 앞둔 ‘결혼하지 않아도 괜찮을까’(이하 ‘결혼하지…’)는 일본의 3040 여성의 정신적 지주로 불리는 마스다 미리 작가의 만화 ‘수짱 시리즈’가 원작이다. 이 작품은 5년 동안 연애 한 번 제대로 해본 적 없지만 일만은 언제나 완벽하게 해내는 수짱(시바사키 코우 분)과 치매에 걸린 할머니 때문에 마음대로 외출한 번 해본 적 없는 사와코상(테라지마 시노부 분), 골드미스 마이짱(마키 요코 분)의 사연을 다뤄 일본의 3040 여성들로부터 큰 호응을 받았다.
‘결혼하지…’는 국내 관객 사이에서도 벌써부터 화제다. 한국 여성들이 가진 보편적인 고민을 담고있기 때문이다. 작품 속 주인공들은 일과 결혼 사이에서 갈등하고, 어떤 선택이 옳은 것인지 몰라 줄곧 주저하고 망설인다. 특히 원작인 ‘수짱 시리즈’는 겉으로는 별 일 없는 것처럼 살아가는 것 같지만 속으로는 감정의 소용돌이에 휘말린 인물들을 그려내며 국내에도 많은 팬을 보유한 것으로 알려졌다. ‘결혼하지…’는 ‘수짱 시리즈’만큼 잔잔한 작품은 아니지만, 그 속에 담긴 따뜻한 위로로 많은 여성 관객들의 마음을 보듬을 수 있을 듯 하다.
반면, ‘결혼하지…’와 같은 날 개봉하는 ‘사랑, 육체를 느낄 때’는 조금 더 자극적이다. 고등학교 신문부 동아리 선후배인 에미코(이치카와 유이 분)과 히로시(이케마츠 소스케 분)의 육체적 관계를 그렸다. 에미코는 사랑하는 마음에 히로시에게 자신의 몸을 내어주지만, 히로시는 “그저 키스가 하고 싶을 뿐”이라며 에미코의 몸만을 탐한다. 서로가 원하는 게 뭔지 알지 못한 채 그저 육체적 관계만을 지속하는 두 사람을 통해 불완전한 사랑에 대해 이야기한다.
2015년 로테르담국제영화제에 초청된 ‘사랑, 육체를 느낄 때’는 일본의 인기 작가 나카자와 게이의 소설 ‘바다를 느낄 때’를 원작으로 한다. 나카자와 게이는 이 소설을 19787년 만 18세일 당시 발표했으며, 이를 통해 제21회 군소신인상을 수상했다. 그는 베스트셀러에 이름을 올리며 소설가로서의 입지를 다지기 시작했다.
‘내일까지 5분 전’은 혼다 다카요시의 소설 ‘자정 5분전’을 영화화한 작품이다. 이는 ‘세상의 중심에서 사랑을 외치다’ ‘봄의 눈’ 등을 연출한 유키사다 이사오 감독의 신작으로, 일본 배우 미우라 하무라, 중화권 여배우 류시시, 대반 배우 장효전이 주연으로 캐스팅돼 개봉 전부터 화제를 모았다. 특히 이 작품은 캐스팅만큼이나 특이한 스토리로 시선을 모으기도 했다. 상해에서 시계공으로 살고 있는 류(미우라 하루마 분)가 쌍둥이 자매 모두와 사랑에 빠지는 이야기를 다뤘기 때문이다.
앞서 소개한 세 작품 모두 탄탄한 원작이 뒤를 바치고 있어 높은 완성도를 갖췄다. 게다가 일본의 국민 배우라고 할 만한 출연진들이 캐스팅됐고, 여러 작품으로 검증된 감독들이 연출을 맡았다. 이 작품들이 화려함으로 중무장한 4월 극장가에 한줄기 빛을 선사할 지 벌써부터 기대를 모으고 있다.
정예인 기자 yein6120@mkculture.com/페이스북 https://www.facebook.com/mbnstar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