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N스타 손진아 기자] ‘국악’하면 우리의 소리라 생각하지만 막상 접하려 보면 대중들이 가장 어렵고 낯설어하는 음악 중 하나다. 우리의 소리임에도 불구하고 대중화돼있지 않다보니 그저 젊은 세대보다는 어르신들이 즐겨듣는 전통음악이라는 편견이 우리 뇌 깊숙이 자리하고 있다.
이런 편견을 깨기 위해 국악인들은 오늘도 열심히 국악을 알리려 전국에서 소리를 울리고 있다. 특히 국악인 박애리는 전통음악부터 팝핀이라는 댄스와 국악을 접목시켜 새로운 장르를 만들어내는 등 우리의 소리를 알리기 위해 누구보다 힘쓰고 있는 인물이다.
10대 때부터 박애리가 가장 많이 들었던 소리는 바로 ‘젊은 사람이 어떻게 국악을 하려고 했냐’였다. 그는 이를 언급하며 “그 질문 너머에는 ‘너무나 뜻밖이다’라는 의미가 담겨 있다. 그만큼 우리 음악을 너무 멀게 생각하고 있다는 거다”라며 국악을 둘러싼 편견에 대한 아쉬움을 드러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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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해피페이스엔터테인먼트 |
Q. ‘국악한마당’ MC를 제안 받았을 때 국악프로그램이기에 더욱 의미가 남달랐을 것 같다.
A. 국악프로그램에 국악을 전공한 분이 진행자로 나섰던 적은 없었던 것 같다. 특히 공영방송에서는 KBS 아나운서가 진행하는 경우가 많았었다. 어떤 분 같은 경우는 장단 이름부터 낯설고 생소해서 이걸 틀리면 안되는데 하고 연습을 많이 한다고 하더라. 그런데 우리는(국악인) 익숙했던 용어이고, 사람들한테 국악에 대해 말해줄 때도 자연스럽게 설명까지 해줄 수 있는 장점이 있다. 내가 잘 느끼고 있었던 부분들을 전달해줄 수 있다는 부분도 있었지만 전문 진행자는 아니지만 우리가 하고 있는 일에 대한 이야기를 직접 방송에서 할 수 있다는 게 너무나 감사한 일이었다.
Q. 전문인이 진행하다보니 아무래도 프로그램이 더욱 풍부해진다는 느낌이 든다.
A. 감흥을 느끼는 대로 전달해드리고 이런 부분이 아마 시청자분들이 그런 생각이 들었을 것 같다.
Q. ‘국악한마당’이 1990년부터 시작됐다. 명맥을 이어오고 있는 이유는 무엇이라 생각하나.
A. 만약 이런 국악프로그램이 여러 개 있었다면 달랐을 수도 있는데, 아무래도 국악에 종사하시는 많은 분들이 무대도 무대지만 방송 준비하는데 정말 많은 정성을 쏟아 붓는다. 다른 프로그램에 비해서 숫자가 적다보니까 이 프로그램을 기다리는 사람도 있다. 또 꾸준히 즐겨보시는 마니아 시청자들이 있었을 것 같다. 그런 분들을 위해 쭉 이어오지 않았을까.
Q. 국악인들한테도 ‘국악한마당’은 정말 소중하지 않나.
A. 굉장히 소중하다. 지방에 공연을 가보면 지방에서 활동하시는 분들도 바쁘겠지만 그런 프로 같이하는 게 정말 좋을 것 같다고 말씀한다. 국악인들의 로망의 무대이기도 하다. 어떤 활동을 하시는 분들에게 등용문에 역할도 될 수도 있겠고 아이들한테는 꿈의 방송이 될 수도 있다. 국악을 대표하는 방송이다.
Q. 프로그램에 의견도 많이 낼 것 같다.
A. 작가님들께서 이런 건 어떠냐며 주제를 제시해준다. ‘어떤 민요를 가르쳐보는 게 좋을까요’라고 제시해주면 내가 스토리를 만들어서 준다. 큰 틀을 제시해주시면 우리가 잘하는 분야의 넣고 싶은 걸 넣는 편이다. 요즘은 사람들이 조금 더 친숙하게 생각할 수 있는 민요를 중심으로 끌어나갔었다. 사람들이 많이 접했던 민요와 사람들이 많이 접하지 못했던 민요를 적절히 넣기도 하고 드라마틱한 걸 좋아하시기 때문에 시리즈로 심청전 등 창극을 넣어서 무대를 꾸미기도 하고 있다.
Q. 국악은 어려운 음악이 아니라는 걸 알리기 위해 많이 노력하고 있는 것 같다.
A. 가장 큰 편견부터 깨드리고 싶었던 거다. 의외로 많은 분들이 좋아는 하는 데 어려워서 잘 몰라서 거리를 두는 경우가 많다. 어떻게 다가가느냐의 방법은 다를 수 있지만 접해보면 우리 소리가 좋다, 이렇게 재밌다, 흥겹다라는 것이다. 여러 가지 해볼 수 있는 시도들은 다 해보게 되는 것 같다.
편견이라는 게 국악인으로서 평생 숙제 같은 거겠다.
A. 굉장히 많은 분들이 숙제도 가지고 있고 많은 고민들은 한다. 늘 갈등을 하는 게 어디까지가 괜찮을까를 걱정했다. 지금의 이야기들을 판소리로 바꿔보고 게릴라 공연도 해보고 다양한 시도를 해봤다. 국악인들이 대중화에 대한 고민을 많이 한다. 우리가 계속 가지고 나가야할 것을 우리나라 모두가 외국사람이 관심을 가질 수 있도록 확장돼있음 얼마나 좋을까. 사실 (국악이) 소외돼있지 않나. 그래서 어떤 사람은 가요에 가깝게 지금의 이야기를 풀어내기도 하고 가요에 우리 악기를 넣어보기도 하고 많은 시도들을 해보고 있다. 어떤 분들은 전통만 고집하는 분들도 있다. 개인적으로는 같이 공존하면서 같이 발전해나가는 게 가장 좋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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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 일의 힘듦을 잃고자, 시집살이의 고충을 덜어내고자, 우리 삶속에서 자연스럽게 나온 게 우리소리다. 우리의 감정이 다 들어있는 게 우리 음악이라고 생각한다. 그런 것들을 마주 대할 때 편한 마음으로 마주대해주면 자연스럽게 들을 수 있고 할 수 있다. 무조건 좋아해야한다고 생각하진 않지만 여러분들이 좋아하는 것들이 정말 많이 담겨 있다. 조금만 관심 가져준다면 다양한 음악을 통해서 힐링을 할 수도 있고 함께 흥을 느낄 수 있다.
손진아 기자 jinaaa@mkculture.com / 페이스북 https://www.facebook.com/mbnstar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