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N스타 여수정 기자] 웹툰은 본래 웹(온라인)에서 보여주기 위해 그린 만화를 뜻하는 것이다. 그러나 사전적인 의미에서 벗어나 영화, 드라마 등으로 영상화되어 그 활동 영역을 넓히고 있는 중이다. 이미 지난 2006년 강풀의 웹툰 ‘아파트’가 동명의 영화로 개봉돼 관객을 만난 바 있다. 때문에 웹툰이 영화화는 건 그리 놀라운 일은 아니다. 다만, 최근에 부쩍 웹툰의 영상화가 물오른 것뿐이다.
다양한 웹툰들이 영화와 드라마로 변신해 또 다른 매력으로 대중을 만나고 있다. 아직까지는 웹툰의 영화화에 더 많은 관심이 쏠리고 있어 주로 영화로 제작되곤 한다. 그도 그럴 것이 만화를 찢고 스크린에 나온 생동감 넘치는 장면과 배우, 캐릭터의 완벽한 싱크로율 등은 보는 재미를 넘어 감탄까지 안기기 때문이다.
↑ 사진=포스터 |
이에 앞서 ‘아파트’를 비롯해 ‘바보’ ‘순정만화’ ‘그대를 사랑합니다’ ‘이웃사람’ ‘26년’ ‘이끼’ ‘은밀하게 위대하게’ ‘전설의 주먹’ ‘더 파이브’ ‘패션왕’ ‘고양이 장례식’ 등 인기 웹툰이 일찌감치 영화화되어 관객을 만났다. 이중에는 만족을 넘어 감탄을 안긴 작품도 있고 격한 안타까움을 안긴 작품도 있다.
보통 웹툰의 영화화의 강점은 이미 웹툰 자체만으로 어느 정도의 팬을 보유하고 있다는 점과 유에서 더한 유를 만든다는 흥미로운 작업, 개성 확실한 캐릭터 등이다. 때문에 무에서 유를 창조하는 작업보다 훨씬 수월하다. 그러나 이미 해당 작품을 너무 사랑하는 팬이 있고 개성 강한 캐릭터가 있기에 자칫 방향을 잘못 잡으면 엄청난 질타를 받을 가능성이 높다. 그래서 쉬우면서도 어려운 작업이다.
이에 와이랩 대표이자 만화가 유인완은 MBN스타에 “사실 많은 분량의 웹툰을 영화로 제작할 경우 정해진 시간 안에 내용을 넣는 게 힘들다. 원작의 장점을 살리면서도 영화적인 기법들을 넣어 탄생시켜야 하며, 너무 독특한 시나리오는 배우들도 당황하게 만든다”며 “보통의 감독들은 시나리오를 통해 배우와 제작진을 설득하는 과정에서 조금은 힘들어한다. 이는 시나리오가 주는 한계 때문이다. 하지만 웹툰 또는 원작이 있다면 배우와 제작진의 판단이 빨라진다. 이미 웹툰, 원작으로 인정받았기에 좋고, 영화 소재의 스펙트럼도 넓혀주기에 무에서 유를 시작하는 것보다 유리하다. 특히 대중들이 왜 열광하는지의 원인이 파악된 콘텐츠라면 영화화, 드라마화가 가능하다”고 웹툰의 영화화의 장단점을 설명했다.
↑ 사진=와이랩 |
보통 웹툰으로서의 평점은 높지만 영화화되면서 꽤 아쉬운 관객수를 보이고 있다. 특히 ‘아파트’ ‘바보’ ‘순정만화’ ‘고양이 장례식’의 평점과 관객수는 매우 큰 차이를 보여 안타깝다. 액션과 스릴러 웹툰은 높은 평점만큼 꽤 비례하는 관객수를 보였다. 이는 웹툰을 보며 상상했던 다이내믹한 장면이 스크린에서 더욱 빛나 높은 만족도를 이끈 것으로 예상된다. 이와 달리 로맨스 웹툰은 배우와 캐릭터의 싱크로율이 낮았다거나, 충분히 웹툰 만으로도 그 감정과 분위기를 느낄 수 있었기에 영화화됐을 때도 별다른 차이를 느끼지 못한 것으로 보인다.
‘이웃사람이나’ ‘은밀하게 위대하게’ ‘전설의 주먹’ 등은 개성 강한 캐릭터를 출연 배우들이 그대로 살려 싱크로율을 높였고, 오직 만화 속에서만 볼법한 장면을 그대로 스크린에 옮겨 보는 재미를 자극했다. 덕분에 김성균과 김수현 등의 재발견으로 입소문을 타기도 했다.
가장 최근 개봉한 ‘패션왕’은 특유의 ‘병맛 코드’를 살린 것은 물론, 배우와 캐릭터와의 싱크로율도 매우 높았지만 기대만큼의 관객수를 기록하지 못해 아쉽다. ‘고양의 장례식’ 역시 배우와 캐릭터의 싱크로율은 높았지만, 오글거리는 대사의 연속과 이보다 더 오글거리며 어색한 배우의 연기 등이 매우 아쉬운 흥행 성적을 기록하게 만들었다.
여수정 기자 luxurysj@mkculture.com / 페이스북 https://www.facebook.com/mbnstar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