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N스타 유지혜 기자] tvN 월화드라마 ‘호구의 사랑’으로 첫 주연을 맡은 최우식이 최고의 호구 캐릭터를 그려내면서 배우로서의 영역을 확장하는 계기가 됐다.
지난 3월31일 오후 방송된 ‘호구의 사랑’ 최종회에서는 도도희(유이 분)가 강호구(최우식 분)과 결혼을 하고 노경우(김현준 분)와 법정 싸움을 벌이는 모습이 그려졌다.
강호구는 도도희가 자신과 금동이를 위해 이별을 고했음을 알고 다시 한 번 진심 어린 사랑을 고백했다. 도도희는 마침내 그를 향해 마음의 문을 열었고 그에게 용기를 얻어 노경우를 고소하고 힘겨운 법정싸움을 시작했다. 비록 사회는 성폭력 피해자인 도도희를 향해 편견을 가지고 손가락질 했지만, 이들은 똘똘 뭉쳐 행복을 찾으며 해피엔딩을 맞았다.
↑ 사진=호구의사랑 방송 캡처 |
최우식은 강호구 역을 맡으며 연기 인생 최초로 주연 자리에 올랐다. SBS 드라마 ‘옥탑방 왕세자’ OCN ‘특수전담반 TEN’ 등에서 활약하며 연기력을 인정받았다. 하지만 주연으로는 임팩트가 부족하다는 이유로 늘 조연에 만족해야 했다. ‘호구의 사랑’에 주연으로 캐스팅 됐다는 소식이 전해졌을 때도 ‘주연이 약하다’는 쓴 소리를 들어야 했다.
하지만 ‘호구의 사랑’이 방영되자 최우식을 향한 우려의 시선은 사라졌다. 소심하고 어리바리한, 심성만 착한 강호구에 다른 배우를 떠올리려 해도 최우식 이외에는 잘 생각나지 않을 정도로 높은 싱크로율이 한몫했다. 그가 그동안 출연 작품에서 보였던 이미지의 연장선상이라는 점에서도 첫 주연작으로는 안성맞춤인 셈이다.
강하지 않은 이미지가 독특한 다른 캐릭터들과 잘 어우러지는 것도 극의 중심을 잡는 요소로 작용했다. 욕쟁이에 수영여신인 도도희(유이 분)와 안과 밖의 생활이 다른 강호구의 쌍둥이 여동생 강호경(이수경 분), 자신이 게이라는 사실에 혼란스러워하는 변강철(임슬옹 분) 등 ‘기가 센’ 캐릭터들이 즐비한 드라마에서 강호구마저 독특해지면 자칫 산만해질 수 있었다.
강호구는 지극히 평범하고 일상적인 캐릭터로 등장하며 이런 독특한 캐릭터들의 구심점이 됐다. 만약 최우식이 자신의 캐릭터를 더욱 돋보이게 만들고자 ‘오버’하는 연기를 했다면 극의 중심이 무너져버릴 뻔 했다. 하지만 최우식은 드라마 속 강호구의 강약조절을 잘 해내며 중심추 역할을 제대로 해냈다.
또한 강호구의 사랑을 설득력 있게 그려낸 것도 최우식의 성과였다. 강호구는 그야말로 도도희를 ‘호구처럼’ 사랑한다. 성폭력으로 인해 임신한 도도희의 사정을 몰랐던 때에도 강호구는 도도희의 출산을 돕는다. 한결같은 사랑으로 도도희뿐만 아니라 아이 아빠가 누군지도 몰랐던 금동이까지 감싸 안는다. 친구들로부터 “이런 호구 오징어”라는 구박을 받을 만한 ‘무한 사랑’이었다.
↑ 사진=호구의사랑 방송 캡처 |
최우식은 이런 강호구의 눈물, 번뇌와 그럼에도 접지 못하는 도도희에 대한 사랑, 미련 등을 복합적으로 그려내며 어려운 감정 연기를 잘 해냈다. ‘호구’같은 사랑의 뒷면에 존재했던 강호구의 고민과 아픔을 탄탄한 연기력으로 잘 담아내 현실성 없게 보일 수 있었던 강호구 캐릭터를 좀 더 현실과 가깝게 만들어내는 것에 성공했다.
최우식은 제작발표회 당시에도 “욕심내지 않을 것”이라고 말한 바 있다. 오랫동안 조연의 길을 걷다 처음으로 주어진 주연이라는 자리에서 욕심이 안 들었다면 거짓말이었을 것이다. 하지만 그는 개인보다는 드라마에, 캐릭터에 더욱 집중하는 ‘프로’다운 모습을 보였고, 그런 그의 모습이 오히려 최우식을 빛나게 했다.
1회 방영 당시 많은 댓글들은 “최우식이 드디어 주연이 됐다”는 내용을 포함하며 시청자들이 최우식에 많은 기대를 하고 있음을 드러냈다. 마지막회까지 최우식에 대한 호평은 한결같이 이어져 시청자의 기대를 져버리지 않았음을 입증했다. 그런 최우식의 앞으로의 행보에 기대가 되는 것은 당연하다.
한편, ‘호구의 사랑’의 후속으로는 윤두준, 서현진 주연의 ‘식샤를 합시다2’가 편성된다. 오는 6일 첫 방송.
유지혜 기자 yjh0304@mkculture.com/페이스북 https://www.facebook.com/mbnstar7